사방팔방 둘러보아도 달러가 오를 이유 밖에 안보입니다.
달러 참 ㄷㄷ
천장뚫고
하늘뚫고... 이제는 우주까지...
공항에서 환전할때는 이미 1500수준이네요
국내정치가 계속 이런식움직임이고
해외는 계속 강달러를 유도한다면
내년에는 1600도...
미국이 경기침체로 금리인하를 급속도로 빨리해주길 기도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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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 글 ㅣ 환율이 난리도 아닙니다. 연말연시가 뜻깊고 평온해야 하는데 올해는 진짜 살얼음판의 연속인 듯 하네요. 지난 금요일 장중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1486원을 돌파했죠. 달러 강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원화 약세에 기한 바가 컸습니다.
달러 뿐 아니라 엔, 유로, 위안 등의 환율이 일제히 급등했기 때문이죠. 원엔 환율은 순식간에 945원 수준까지 치솟았는데요, 다른 통화 대비 원화가 전방위 약세를 보이는 것이죠. 이후 점심 시간을 넘어서면서 약간 안정세를 찾으면서 1470원대로 마무리된 것이 다행스러울 정도였죠. 금요일 오전 외환 당국에서는 환율 시장에서의 과도한 쏠림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환율의 급등, 그 속도를 적극적으로 제어하겠다는 코멘트로 해석이 되네요.
지금의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해 외환 당국에서는 몇 가지 정책을 지난 20일에 도입했죠. 선물환 포지션 확대를 통해 은행권이 달러를 빌려와서 외환 시장에 매도를 할 수 있는 룸을 늘리려고 했구요… 이와 함께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부문에서의 환헤지 한도를 10%로 올려줬다고 하죠. 환헤지 한도를 높이게 되면, 은행과 선물환 계약을 하게 될 것이구요, 선물환 포지션이 확대된 은행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달러를 빌려와서 매각을 하게 되겠죠.
달러 매각 물량을 늘려보려는 포석이 깔려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해외와의 현지 통화 직거래를 하도록 장려했습니다. 원래는 달러를 사들인 다음에, 그 달러로 투자하려는 해당 국가 통화를 사들이는 것이 정석이죠. 그런데 이제는 현지 통화를 직거래 하도록 장려하려 하죠. 달러를 사들이는 수요를 낮추기 위함입니다.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역시 완화시켜주면서 지금처럼 달러가 부족할 때 달러를 규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는 상황을 막고자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의 외환 스왑 한도를 500억에서 650억 달러로 늘린다고 하죠.
국민연금이 외환 시장에서 달러를 사지 않고 한국은행에서 빌릴 수 있게 한 것이죠. 네. 간단히 아웃라인만 말씀드렸는데요, 지금처럼 어려운 외환 수급 상황에서 달러를 사려는 수요를 줄이고, 달러 공급이 늘어날 수 있는 계기를 찾아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런 정책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외환 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과거같으면 이 정도 정책들이 나오면 환율 상승세가 잦아들었을텐데요.. 이번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의 상승세는 간담을 서늘하게 했죠.
미국의 예외적인 성장, 트럼프의 집권이 낳을 관세 등의 악재들, 그리고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전세계 국가들의 환율 전쟁, 그리고 한국의 정정 불안에 이르기까지 사방팔방 둘러봐도 달러가 약해질 이유를 찾기가 참 어렵습니다. 말씀드렸던 몇가지 도구들을 통해서 방어를 하려고 하지만 펀더멘털 자체가 달러 강세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과거 대비 효과도 제한적으로 보이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난 이틀의 환율 상승을 경험하면서 그 때 기억이 나더군요. 바로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였습니다. 달러원 환율이 그 해 초 1180원에서 시작, 10월에는 1445원까지 상승했던 바 있죠. 그리고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이후에는 환율이 큰 폭으로 급락하면서 이듬 해(2023년) 2월 초에는 1214원까지 환율이 하락했습니다. 불과 3개월여 사이에 환율이 230원이 움직인 셈이죠. 그 때 기억이 나는 이유… 잠시 생각해보죠.
그 때는요… 미국 금리 인상이 절정에 달해있을 때입니다.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과감하게 했죠. 빅스텝, 자이언트 스텝, 그리고 울트라스텝(1%인상)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이었던 만큼 시장에 부담을 상당히 크게 주었죠. 달러는 높아진 금리에 기반해서 연일 강세를 이어갔고 다른 나라 통화들은 추풍낙엽처럼 흔들렸습니다. 그리고 국내에는 레고랜드 사태라는 이슈가 있었죠. 국내 신용 경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었습니다. 그 때 분위기는 물가가 잡히지 않으니.. 연준은 금리를 더 올릴 것이고… 그런 강한 금리 인상에 경기 침체가 찾아오게 되면… 안전 자산 선호로 달러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들… 그럼 어떻게든 달러는 더 강해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로 들리죠.
사방팔방 둘러보아도 달러가 오를 이유 밖에 안보입니다. 그럼 혹여나 1~2년 후에 달러를 사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오늘이 제일 싸다는데… 가만히 있으면 안되죠. 1~2년 후의 달러 수요자가 현재로 땡겨오면서 수요가 폭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는 달러 강세에 베팅하겠다는 기대를 안고 달러를 사려는 개인들도 늘어나게 되죠. 달러 수요가 폭발하는데요… 이런 상황이 되면 달러는 더 올라갈 것이고… 시장에서는 달러 수요가 너무 많아서.. 공급이 빠듯한 겁니다. 그럼 달러 공급자들은 달러가 더 오를 것이라 생각해서 달러를 팔지 않고 쥐고 있으려고 하겠죠. 네. 미래 달러 수요가 땡겨오면서 수요가 폭발했는데, 달러의 공급이 되려 줄어들게 됩니다. 그럼 달러값이 하늘로 뛰지 않을까요? 그렇게 뛰는 달러를 보면서 오늘이 제일 싸다는 생각에 미래 수요가 더 땡겨져오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겁니다. 달러가 올라서 수요가 더 늘어나는.. 그런 기현상이죠. 심리 쏠림이 너무나 강해졌던 겁니다.
그런데요… 당시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을까요? 그게 핵심이 아니었을까요? 환율은 양국간의 통화 가치죠. 어느 한 국가만 움직여서는 그 효과가 희석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나라와의 공조… 그게 당시 달러 초강세를 안정시키는 핵심이 될 수 있죠. 당시 달러 약세 전환을 위해서 방법은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당장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제 코가 석자인 미국이 다른 나라가 강달러로 신음한다고 해서 금리 인상을 늦출리 만무하겠죠. 그래서인지… 2022년 10월에는 이런 기사들이 나옵니다.
“옐런 美 재무장관 ‘인플레 억제가 미국 최우선 과제’”(글로벌이코노믹, 22. 10. 15)
“’플라자 합의 없다’ G7 강달러 대응 공동 조치 없어’”(아주경제, 22. 10. 17)
네.. 달러가 강한 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미국은 달러 강세와 고금리를 통해 인플레를 제압해야 한다… 이게 포인트가 도죠. G7 회의에서 무언가 고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강달러 대응을 위한 정책 공조는 사실 상 실패했었죠. 그런데요.. 강달러 기조가 쉽게 풀리지 않고 신흥국들이 거의 그로기 상태까지 몰려가니까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더군요… 가장 큰 이유는요.. 강달러로 인해 다른 국가들이 피해를 극심하게 받으면 돌고 돌아서 미국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거죠. 신흥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고를 털게 되면… 그 외환보유고 내에 있는 미국 국채를 매각해서 달러를 확보한 후에 달러를 매도하는 개입을 해야할 겁니다. 가뜩이나 금리 인상으로 인해 미 국채 금리가 높아진 상황입니다. 여기에 다른 국가들마저 미국 국채를 매각하게 되면 미 국채 시장의 혼란은 더욱 높아지게 되겠죠. 기억하시겠지만 이 때를 즈음해서 영국의 리즈 트러스 내각이 재정 지출 관련으로 삽질(?)을 하는 바람에 영국 국채 금리가 난리를 부렸던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사들이 나오는 거죠.
“美 국채 투매 재현되나…’재무부 바이백으로 해결 안 돼’”(이데일리, 22. 10. 31)
“美 재무부, ‘한국 외환시장 개입, 강달러 때문.. 정당화될 수 있다’”(연합뉴스, 22. 11. 11)
결국 강달러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전세계에 퍼져나가게 되고… 미국에도 여파를 주게 되면 미국 경제에도 당연히 좋지 않겠죠. 그래서인지 22년 11월 중순… 옐런 누님이 나서게 됩니다. 이렇게 말하죠.
“옐런 美 재무, ‘강달러 세계적 여파인정.. 개도국 부채 우려’”(연합뉴스, 22. 11. 14)
네.. 강달러로 인한 세계적인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죠. 강달러가 문제가 많다는 점을 인정한 겁니다. 그럼 무언가 액션이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실제 연준은 2022년 11월 FOMC에서 갑자기 금리 인상 속도를 천천히 가져가겠음을 언급합니다. 그리고 22년 11월 중순 있었던 G20 정상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공감대가 만들어졌죠. 기사 꼼꼼히 보시죠.
“주요 20개국(G20)이 긴축적 통화정책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동안 미국 등 주요국들이 자국의 인플레이션만 고려한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경제를 부채 위기에 몰아넣는다는 우려가 커졌는데 G20이 공조해 위기 관리에 나서겠다는 큰 틀의 합의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G20 공동성명 초안에는 “G20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모니터링했으며 통화정책의 긴축 페이스를 조정할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갔다. 초안에는 또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고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지지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중요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G20 정상회의가 폐막하기 전에 외교관들이 합의한 초안으로, 정상 차원의 조율과 동의를 거쳐 이견이 없다면 16일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안에 이 같은 내용이 들어간다면 글로벌 경제위기 돌파를 위해 국제 공조가 이뤄졌다는 의미가 있다.”(서울경제, 22. 11. 15)
네.. 강달러의 부작용에 대해 공감했으니 국제 공조를 통해 그 방향을 틀어봐야겠죠.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나오자.. 바로 시장에서는 연준이 2023년 9월부터 200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섣부른 피벗에 대한 기대가 생겨납니다. 연준은 인하하면 화끈하게 인하를 하는 성격이쟎아요.. 그러니 시장에서는 기대를 갖게 되었겠죠.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조절되고… 되려 23년에는 금리 인하 피벗 기대도 생겨납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뀝니다. 그럼 이제 공격을 개시해도 되지 않을까요? 이럴 때 환율 방어를 함께 진행하게 되면, 또 앞서 말씀드렸던 환율 안정 도구들을 사용하게 되면 환율을 보다 빠르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진정시킬 수 있는 겁니다.
환율 상승세가 꺾이고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 앞서 말씀드렸던 투기 수요, 그리고 오늘 달러가 가장 싸다.. 는 인식에 땡겨져왔던 미래의 수요들이 앞다퉈 미래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럼 넘치는 달러 수요의 바다 속에서 달러 쟁여놓고 버티고 있던 달러 공급자들은 달러를 쏟아내기 시작하죠. 환율이 더 하락하기 전에 현재의 환율 레벨로 헤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환 헤지를 늘리게 되고… 이런 환헤지를 은행이 받아주면서… 은행은 해외에서 달러를 빌려와서 또 달러 현물 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리게 됩니다. 그럼 환율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지는 셈이 됩니다. 이렇게 해서 당시 환율의 급등세를 제어했던 기억이 있죠.
2022년처럼 된다는 말씀을 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당시와 상황이 다른 점들이 분명히 존재하죠. 다만 그런 외환을 거래하는 주체가 사람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죠.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탐욕과 공포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달러가 더 오를 것이라는 공포는 달러에 대한 가수요를 폭발시켰겠죠. 그럼 달러 쥐고 있는 사람들은 달러를 더 숨기려고 할 겁니다. 네. 다른 것보다 수요와 공급이 꼬여있다는 점… 이건 공통점인 듯 하네요. 하나 더.. 국내 정정 불안은 당연히 우리가 조속히 해결해야 할 몫일 겁니다. 반면 22년 10월에 보여준 것은요… 미국이 나설 필요도 있다는 거죠. 지금의 강달러… 미국도 부담되지 않을까요? 환율 방어를 더 강화해야 한다면… 미 국채를 매각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현재 미국 국채 금리가 10년 기준으로 4.6%를 넘어있습니다. 그리고 달러가 저렇게 강하면… 무역 적자를 해소할 수 있을까요?
한쪽으로 너무 강하게 쏠리는 환율… 그 변동성이 너무 높다면 외환 당국의 액션 역시 더 강해지겠죠. 이런 액션들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에서 나올 국제 공조의 실마리… 이런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무언가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겠죠.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