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전지 투자 아이디어 - 삼성SDI 벤더들에 주목하자
그동안 북미지역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자동차 OEM들과 셀 업체들간의 JV 계약이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LG엔솔과 GM의 얼티엄셀즈, SK온과 포드의 블루오벌SK를 들 수 있습니다. JV를 설립하는 이유는 OEM의 경우,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확보할 수 있고, 원하는 스타일의 커스터마이징이 사전 협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고, 셀 업체는 CAPEX를 줄일 수 있으면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기존 JV에서 전략이 변경되는 두 가지 사례가 발생하였습니다. 먼저, SK온과 포드가 터키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던 부분이 중단되었습니다. 높은 금리로 인해 SK온의 자금 상황이 좋지 못했던 이유도 있을 것이고, 포드가 기존 파우치형이 아닌 원통형을 새롭게 고민을 하면서 다른 셀 업체를 검토한 이유가 있습니다. 포드는 LG엔솔과 터키에 공장 건설을 협의 중입니다.
LG엔솔과 GM도 4공장을 건설하려던 부분이 중단되었습니다. 얼티엄셀즈는 오하이오에 있는 1공장이 작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램프업을 하는 중이고, 올해는 테네시에 있는 2공장이, 내년은 미시간에 있는 3공장이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역시, 포드처럼 GM도 원통형을 새롭게 고민하였을 것이고, 배터리 가격 협상에서 삐그덕거림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LG엔솔과 SK온은 삼성SDI보다 저렴한 배터리를 장점으로 JV와 유리한 협상을 해왔는데, 최근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해 수익성을 신경쓰면서 배터리 가격 인상을 요청했을 것이고, GM과 포드는 삼성SDI와 배터리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상황에서 원통형을 함께 검토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얼마 전, 삼성SDI가 포스코케미칼에 10년 40조원의 이례적인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저는 이게 GM 4공장 원통형 물량일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매년 50GW 분량의 배터리에 매년 6만톤의 양극재를 10년간 공급할 물량이지만, GM 4공장의 가동 시점이 2025년 정도나 되어야 할 것임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7년간 매년 70GW의 배터리, 8.5만톤의 엄청난 양극재 양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현재 삼성SDI의 2025년 CAPA 계획은 각형 97GW, 원통형 90GW인데, 여기에 GM으로 공급할 70GW의 원통형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JV를 설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그동안 테슬라를 제외한 전기차 OEM들은 대부분 파우치형과 각형을 사용해왔습니다. 신생 전기차 업체들인 리비안, 루시드 등이 원통형을 채택했고, 최근 BMW, 벤츠, 볼보 등이 원통형을 채택한다고 밝힌데 이어, GM과 포드도 원통형을 채택할 것임을 공언한 상황에서 점차 원통형 배터리의 점유율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원통형을 쓰는 이유는 대량생산시 원가 절감에 장점이 있기 때문이고, 그동안 용량 측면에서 원통형이 단점이 있었지만, 공정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점을 많이 커버한게 이유일 것입니다.
이제부터 삼성SDI가 치고 나갈 시점이라고 판단합니다. 현재 중국을 제외한 Top 11개 OEM들 중 도요타, 르노, 닛산을 제외한 8개 업체가 LG엔솔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도요타도 LG엔솔로부터 공급을 받기로 결정을 하였기 때문에 11개 업체 중 무려 9개 업체가 LG엔솔로부터 공급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배터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2원화, 3원화를 가져가는게 트렌드가 될 것이고, 여기에 원통형에 강점이 있는 삼성SDI가 적극적으로 전환할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현재 2026년 기준 CAPA를 비교해보면, LG엔솔이 685GW, SK온이 358GW, 삼성SDI가 225GW입니다. 그동안 삼성SDI가 소극적인 투자를 보여왔는데, 이번 공급계약을 계기로 1~2개 업체와 더 연결된다면 400GW의 CAPA까지는 확대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북미지역 CAPA는 LG엔솔이 316GW, SK온이 186GW, 삼성SDI가 33GW로 차이가 컸지만, 이제부터 CAPA 상향 속도는 삼성SDI가 더욱 빠를 것으로 생각하여, 삼성SDI 벤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삼성SDI는 현재 북미에 팩 공장만 있고 셀 공장은 보유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에 스텔란티스 공장은 2025년 가동 예정으로, 올해 2~3분기부터 장비 발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SDI에 공급할 장비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먼저 시작될 것이며, 최근 삼성SDI로부터 퀄 테스트를 받거나 퀄을 진행 중인 소재 업체, 양산이 시작된 소재 업체에 관심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동진쎄미켐은 얼마 전 CNT 도전재 공급을 시작했고, 실리콘 음극재도 퀄을 진행 중이라 스텔란티스 생산부터는 공급이 기대됩니다. 그리고, 원통형 배터리에 공급하는 부품 업체로는 신흥에스이씨, 상신이디피, 테이팩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에서의 공정 기술의 우위를 바탕으로 다음 스텝인 전고체 배터리로 치고 나갈 계산인 것 같습니다. 예상되는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양산 시점은 2025년 정도이며, 상용화 시점은 2028년입니다. 삼성SDI에 전극공정에서 절대적인 M/S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전고체 배터리 장비와 소재 기술력을 모두 보유한 씨아이에스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 손정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