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펌) 10여년전,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가 한국 산업부에 질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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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올린다는 가스공사, 9조 적자라며 정부엔 수백억 배당?
가스판매 손실분을 ‘미수금’ 처리지난해 1조원대 순이익 착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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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는 미국 증시에 상장해 있고, 한국가스공사의 2대 주주다. 따라서 가스공사의 손익이 지분법으로 한전에도 반영된다.
그런데 SEC가 보기에, 가스공사의 회계 장부 처리 방법이 영 이상해 한전 실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것이다.
가스공사 만의 ‘미수금’(비싸게 사온 가스 싸게 팔아서 발생한 손실, 가스공사 손익 계산 때 실제 매출원가에서 미수금을 차감해 장부상 이익이 커지는 현상이 발생) 회계 처리는 결국 회계기준원 심의를 거쳐 비금융 자산으로 처리하게 됐다.
어쨌든 ‘자산’의 요건은 충족한다는 인정을 받은 셈이다.
이런 미수금은 뭐가 문제일까.
사실 배당 자체는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다. 첫째, 일반 주주들은 가스공사의 이런 독특한 회계 처리 방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장부상 이익만 보고 공사 주식에 투자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가스공사 경영 실적이 과대 평가돼 공사가 높은 경영 평가 등급을 받고 임직원 성과급을 받는 이상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셋째, 보다 본질적으로 장부상 이익이 나는 만큼 정부나 가스공사가 요금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낮아진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뛸 때 일단 골치 아픈 일은 미래로 미뤄두고 나중에 수습하자고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반론도 있다.
일단 미수금이 지금처럼 너무 많이 쌓이면 이를 한큐에 해결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대규모 정부 출자가 없다면 미수금을 손실로 반영 시 가스공사는 자본잠식에 빠지고 이는 해외 천연가스 구매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가스공사 미수금을 정상적으로 공사 손익에 반영하면, 대외 에너지 가격 변동을 즉각즉각 가스요금에 반영해야 하며, 이는 국민 부담이 오히려 커지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요금이 너무 들쭉날쭉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불가피함을 주로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