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펌)[우크라이나 전쟁의 얼굴들①] 전장의 군인들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과는 거리가 먼 키이우에서도 병사는 어디에서나 눈에 띈다. 식당, 카페, 지하철, 버스터미널 등 일상 공간 어디에서나 군복 입은 이들을 만날 수 있다.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징집병과 자원병을 합쳐 약 90만명이 병력으로 동원됐다. 지난 1년 간 발생한 우크라이나 사상자 수는 최대 10만명 수준일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병역에 대한 공포와 거부는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에서도 존재한다.
하지만 전쟁의 가장 참혹한 폭력 속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가 물러서지 않는 병사들 역시 적지 않다. 올레크 시모로스(25)와 니콜라이 코발(39)이 그런 이들이다. 오는 24일 러시아의 침공 1주년을 앞두고 이들이 군인으로서 겪은 지난 1년의 이야기를 들었다.
1. 두 다리 잃었지만 나라는 지켰다...상이군인이 된 인권변호사
올레크는 전쟁이 일어나기 전 지방정부의 인권 정책을 모니터링하는 변호사였다. 우크라이나에서 대학생은 기초군사훈련만 받는 것으로 군복무를 대신할 수 있다. 따라서 군복무 경험이 없는 올레크는 우선 징집 대상이 아니었지만, 그는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전면 침공 소식을 듣자마자 훈련소로 달려가 입대신청을 하기 위해 줄을 섰다.
2. 탱크를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았다…두 번 입대한 예능 PD
노보라드 볼린스키, 리시찬스크, 이지움, 바흐무트….
니콜라이 코발(39)이 지난 1년 동안 거쳐온 전장터들이다. 키이우 방어전부터 하르키우 수복전까지, 우크라이나 전황의 주요 변곡점마다 그가 있었다.
지난 18일 키이우의 중동식 레스토랑에서 만난 니콜라이는 군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강건한 표정과 절도 있는 태도가 영락없는 베테랑 군인의 모습이었지만, 사실 그의 원래 직업은 방송국 예능P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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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들어 기사를 쓰지 않고 있는 걸 보며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전쟁 관련 취재를 다녔고, 며칠 전부터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와 있습니다. 엊그제 조 바이든 대통령도 다녀갔지만 수도 키이우는 현재는 어느 정도는 일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분쟁취재에 특히 강한 저널리스트 지원 조직 '다큐앤드뉴스코리아'와 협업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사진들은 다큐앤드뉴스코리아의 KISH KIM 님이 찍었습니다. 함께 다니니 전 파리에서 혼자 있을 때보다 오히려 편한 면도 있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등병의 편지>야말로 최고의 반전(反戰)가요이고, 전쟁의 가장 큰 희생자는 병사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전쟁터에서 가혹한 폭력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존재이지만 그 자체가 가장 참혹한 폭력의 소용돌이에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기회가 되면 꼭 군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지난 1년 간 우크라이나 전쟁 뉴스에서 중요하게 다뤘던 내용이나 해 왔던 논쟁들을 군인의 동선과 경험으로 다시 한 번 되짚으며 이 전쟁을 복기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기사의 목표였습니다. 영웅의 이야기를 전한다기보다 사람의 이야기로 전쟁의 본질에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경향신문의 결단과 '다큐앤드뉴스코리아'의 동료 덕분에 “솔직히 정말 무서웠다. 탱크에서 포를 쏘는 속도는 매우 빠르기 때문에 보병, 포병들은 알아차릴 새도 없이 죽을 수밖에 없다”와 같은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돈바스에서 느꼈던 회의감이나 군인으로서 전쟁범죄에 대해 전해들었을 때의 심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회차는 전쟁의 폭력에 휘말린 민간인입니다. 내일자에 나갑니다.
출처 박은하님
https://www.facebook.com/100003070251271/posts/pfbid0312JdRbEc3mVVHk4z4AEbSmDaUEDFGmEXkBCSQMUCN4TEaCWdG3rGxbavF3eg3xxLl/?mibextid=Nif5oz
#우크라이나1년 #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