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628025?sid=102
[단독] 상사 괴롭힘에 숨진 ‘특고’ 캐디…법원 “회사도 배상”
“어제까지도, 흙탕물에 빠져서 앞이 보이지 않는 그런 꿈을 꿨어요.” 지난 15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만난 배아무개(38)씨가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목숨을 끊은 동생의 손해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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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2년 전 상사의 괴롭힘으로 자살한 골프장캐디의 유족을 대리해서 가해자와 회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고, 지지난 주에 판결을 선고 받았습니다.
결론은 가해자와 회사가 각자 청구액의 절반을 배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살 원인을 두고 가해자와 회사의 마타도어가 심해서 패소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습니다.
혹은 가해자에게만 책임이 있고 회사는 책임 질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날까 봐 걱정이 많았습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회사는 자신과 무관한 일임을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가해자와 회사 양측의 잘못과 책임을 명시적으로 인정 받은 것에 일단 안도합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골프장캐디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라는 것을 인정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골프장캐디는 개인사업자라는 대법원 판결이 확립?되었고, 산재법도 골프장캐디를 특수형태근로종사자(소위 특고노동자)로 열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건을 맡고 내용을 들여다 보며 사용자와 캐디 간에 지휘복종관계가 너무 심해서 놀랐습니다. 지각하고 결근하면 벌칙이 있고, 출퇴근도 엄격하고, 경기 내내 무전기로 끊임없이 지시가 떨어집니다.
정기적으로 혹은 벌칙으로 무급으로 당번도 해야 합니다. 돈을 주는 자가 회사가 아니라 고객이라지만, 그 역시도 노동의 대가인데 말입니다.
더 아쉬운 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을 주장했는데 이 주장에 대해서는 법원이 아무런 판단도 안한 것입니다.
2020. 5. 26.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면서 특고노동자로부터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주도 특고노동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의 조성 및 근로조건 개선의무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규정을 거론하며 회사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판단을 안했습니다. 만약 법원이 이 판단을 했다면 특고노동자로부터 노무를 제공 받는 사업주의 안전배려의무를 명시한 최초의 판결이었을 것입니다.
대신 다른 의미에서 최초의 판결을 받았습니다. 특고노동자에게도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한 것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근로기준법에 있다 보니 근로기준법을 적용 받는 근로자가 아니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율하기 어렵습니다.
그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은 특고노동자입니다. 특고노동자가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면, 노동청은 판단도 안하고 각하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법원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그 피해자가 반드시 근로자여야 할 필요는 없다.
특히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사업주에 대하여 경제적 종속성을 띠고, 타인을 이용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며, 주로 특정한 1인의 사업주를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와 달리 노무를 제공함에 있어 사업주의 특정한 지시나 지휘·감독에 구속되지 않아 근로 기준법상 근로자와 자영인의 중간적 위치에 있는 노무제공자이므로 직장 내 괴롭힘 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그간 특고노동자에게도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번 판결이 그 물꼬가 되면 좋겠습니다.
Ps. 이 사건은 강은희 변호사님과 제가 맡아 대리했지만 심준형, 전은주 노무사님, 직장갑질119의 박점규 동지와 친구분들, 홍진표 의사님, 고인을 위해 나섰다가 결국 쫓겨난 동료분들이 없었다면 이기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슬공 참가 변호사님들의 도움도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유족께서 잘 싸우고 잘 버티고 대리인을 믿어 주어 더 의욕을 낼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고인이 남긴 일기장을 보고 울었던 일, 골프장에 잠입하고 싶은데 골프를 칠 줄 몰라 고민했던 일, 대신 누군가가 나서 준 일, 증인을 만나기 위해 의정부에 갔다가 바람 맞고 돌아선 일, 그럼에도 동료분이 위험을 감수하고 중요한 내용의 증언을 해준 일, 저명한 심리학자에게 무턱대고 도움을 요청했던 일... 할 것도 많고 마음 고생도 심했던 사건 이제 1라운드 끝냅니다.
출처 : 윤지영님
출처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2g6kBQxM78ep1NgzKuRJkdA2BedmfdYFeU8uUGyJ6d6jtBHhgHFPY321FGd7FkyYal&id=100001382865151&mibextid=Nif5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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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대법원이 다 썩은물은 아니네요
그래도 조금씩 희망이...보여서 다행입니다
에효... 아직도 중고등학교때 친구들 후배들 괴롭히던짓을.. 직장에서 까지 하고
자살까지하게 만드는 나쁜새끼들이 있다는게...
참...
우리나라는 진짜 인성교육...안된 덜 떨어진 인간이
너무 많네요
여튼 윗글 보면... 변호사님들 참 대단한분들 많네요
감탄이 절로나옵니다 진정한 이...시대의 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