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진다.'
흔히 말하는 부정적 뉘양스로 '니주제를알아라'로 오해들 한다. 어린아이들 보는 책에 아래와 같이 적혀있다.
[이 속담은 자신의 능력이 안 되는데도 억지로 남을 따라 하다가는 큰 피해를 보니 자기 분수를 지키라는 뜻이에요. 지나친 욕심은 불행을 가져오는 법이거든요.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기의 능력에 맞는 한계가 있어요. 그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처지에 맞게 사는 것이 바로 분수를 지키는 거예요.]
위의 내용은 어딘가 슬프다. 그리고 내가 받아들인 것은 조금 다르다. 뱁새는 뱁새의 걸음걸이가 있고 그것의 보폭이 있다. 그에 따라 발전을 시키는것이다.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고 잠재력이 다르다. 황새 다리 길다고 멀리가고 멋있다고 따라 할 일이 아니다. 남을 따라하기 위해, 남을 위해 살게아니다. 뱁새는 뱁새대로 황새는 황새대로 생존방식이 있다. 그리고 그건 황새끼리도 뱁새끼리도 미세한 차이가 있고 하물며 인간끼리는..
전체주의 국가에선 그 생존방식이 단, 한 가지이다. 국가에 충성하는 것. 북한은 공산당원이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수능, 간판 좋은학교, 좋은 직장이 있다.
수능 잘 치고 명문대가서 대기업 가면 당연히 좋다. 하지만 그 비율은 또래에서 극소수이다. 대개 수능성적 상위 10퍼센트 대의 삶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삶을 동경한다. 따라한다. 그래서 불평불만이 많다. 도저히 그 레이스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벗어나 이 레이스를 바라볼 수가 없다.
나는 군대에서 한 번 벗겨졌다. 나는 당시 공산주의자라 세상에 불만이 극도로 많았고 인성검사 때 필터없이 인성을 표출했다. 그랬더니 이 나라가 인성더러운 내게 변두리 외곽지역으로 보내 버렸다. 그곳은 30프로가 문신을 했고, 대학교 다니는 애들이 30프로, 고졸이 40프로, 중졸이 30프로인 곳이었다. 생전 처음보는 스타일의 인간들이었다. 사교육에쩔어 21년내내 펜대만 잡고살던 내게 이 인간들은 충격이었다. 거칠었다. 투박했고 야성적이었다. 내 세상엔 없던 사람들이었다.
쌍팔년도 군대가 아닌 70프로 이상이 대학진학하는 시대에.
불량학생들로 유명한 고등학교에서 자퇴한 선임이 검정고시를 준비해서 수학을 도와줬는데 곱하기를 할줄 몰라 외웠다. 장난치는줄알고 웃었는데 군생활이 조금 힘들어졌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빠가 현역조폭인 조폭지망생도 있었고 군생활내내 여자랑 잠자리한 얘기만 하는 나이트 삐끼도 있었다.
근데 전부 나보다 일 잘했고 군생활 잘했다. 이들은 전역하고도 열심히 살고 있다. 잘 살 것이다. 이렇게 한국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에 맞는 보폭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곳이다.
그 폭이 비록 좁아지긴 했어도.
지금의 교육방식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진로가 얼마나 전체주의적인지 알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전체주의적 사고관을 가지도록 길러지는지 알 수 있다.
아직 조선시대의 연장선이다. 사농공상. 여전히 장사와 창업은 천하고 관직과 (과거)시험이 최고이다. 인생을 몰빵해서 시험에 올인하는게 유행이고 멋이다.
정부가 커질수록 각자의 보폭은 계속 작아지고, 획일화되지만 그럼에도 개인들은 자신의 보폭을, 잠재력을 찾고 키워나가야 한다.
나 자신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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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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