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실리콘벨리은행(SVB)이 결국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SVB는 2019년 자산규모 92조 원 수준에서 2022년 말 자산규모 274조로 빠르게 성장한 대형 은행이다. 참고로 한국에서 가장 큰 국민은행 자산규모가 517조 원이고 SVB는 그 반 정도 되는 사이즈라고 보면 된다.
SVB의 주 고객들은 실리콘벨리 벤처기업들이다. 실리콘벨리 벤처캐피털들이 회사들에 투자를 하면 회사들이 SVB에 그 투자금을 예치하고 사용하면서 예금 크기를 키워왔다. 전년 말 재무제표에 따르면 SVB는 자산 274조 원 중에 95조 원을 대출로 내주었고, 156조 원을 투자에 사용했다.
최근 실리콘벨리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되면서 투자액이 줄고 이는 급격한 예금의 감소로 이어졌다. 문제는 보유 자산 중에 대출 94조 원은 만기가 되기 전까지 회수가 쉽지 않고 투자금 154조 원 중에 무려 118조 원이 만기를 기다려야 하는 투자라서 예금 인출 속도만큼 자산을 빠르게 처분하지 못했다. 그나마 처분한 자산들마저도 급하게 처분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처분손실이 발생했다.
작년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해결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시장 분위기로 인해 실패하였다. 결국 SVB는 예금 인출을 지속하기 위해 남은 자산을 계속 무리하게 처분하여 처분손실을 엄청 크게 입느니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천천히 갚는 방법을 선택한 것 같다.
이 파산으로 인해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것이다. SVB는 예금자 보호가 되지만 1인당 2.5억까지 밖에 보장하지 않는다. 기업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액수다. 당장 써야 하는 돈을 인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금이나 임금 지급이 밀리게 될 것이다. 막힌 규모가 200조 원이 넘기 때문에 예금자 중에 부도가 나는 기업들도 많이 생길 것이다. 또 청산 과정에서 막대한 자산이 증권 시장에 매각되면서 자산 가치 하락을 불러올 것이다.
여기까지만 가면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만약 파산 절차 중에 SVB가 보유하고 있었던 자산들을 재평가했는데 그 과정에서 서브프라임 때처럼 부실이 드러난다면 예금자들은 대규모 원금 손실을 입을 수 있고 이는 금융위기로 전파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테크기업들 상태를 보면 그럴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나마 한국은 새 정부에서 비상장 기업발 금융위기 가능성을 작년 하반기부터 세밀하게 들여다봐서 유사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개된다면 한국도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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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벨리은행(SVB)이 결국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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