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단기 금리는 어쩌면 고점을 건너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금리를 통한 통화정책은 시간차가 있습니다. FED는 2022년 3월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해 인플레이션을 잡고 싶었습니다. 막 1년이 된 것이죠. 과거 지나치게 풀린 유동성을 잡기 위한 급격한 금리 인상을 펼쳤고, 시장이 이를 이해하기를 기다렸을 겁니다. 물론 주식, 채권, 기타 대체자산들의 상승세가 꺾이고, 사실상 꽤 큰 타격을 받았죠.
그러나 중앙은행에선 그것만으론 부족합니다. 실물과 금융에 영향이 가기 시작해야 합니다. 버블들이 터지며 실제로 망하는 기업이 생기고, 금융 위험이 일정 이상 올라와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금리 인상을 멈추는 순간 과거의 모든 수혜 기업들은 즉시 벌떡 일어날 겁니다. 이 사이클의 끝에는 실물 기업들의 파산과 금융 기관들의 타격이 필요합니다.
경기불황 중에 발생하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은 (매우 안타깝지만) 경기 순환에 정말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망해야할 기업이 망해줘야, 살아야할 기업들이 기지개를 펼 수가 있어요. 비대하고 느리고 비효율적인 경쟁자들의 시체를 밟고, 건강하고 빠르고 효율적인 경쟁자들이 일어서며 경제에 기여하게 됩니다. 만약 정부가 비대하고 느리고 비효율적인 기업들을 자꾸 살려주면, 다음 세대는 미칠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저도 기업가이고, 기업에 투자하는 사람입니다. 기업이 망하는 건 싫어요. 하지만 노력이 없어도 기득권이라면 모두 영생할 수 있는 사회는 더 무섭습니다. 숲이 자라나는 것과 비슷해요. 한번 창업한 기업이 모두 영생을 보장 받는 것은 오히려 뒤에 창업하는 기업들에게 매우 억압적입니다. 잔인한 세상이죠. 그러나 이를 통해 소비자와 사회는 덕을 봅니다.
고로 실물 경기가 흔들리고 개별 기업과 때론 개별 가구들도 피를 보는 것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모두 주사만 맞고 끝날 순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FED의 고민은 실물과 금융이 타격을 10만큼 받느냐 80만큼 받느냐 사이의 정교한 조준일 것입니다. 타격은 받아 파산은 일어나도, 재빠르게 그 선에서 정리를 하는게 최선의 결과입니다. 줄도산이 벌어져 디플레이션으로 국가가 휘청이는 상황은 바라지 않을 겁니다. 금리를 올리면서 구제금융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도 이율배반적입니다. 이미 많은 기업과 금융기관이 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차대조표상에서 한계 지경에 도달했을 수도 있습니다. 굳이 금리를 당장 더 올릴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어쩌면 당장 금리인상이 멈출 수도 있겠습니다.
금리가 더 올라 몇달 안에 은행 수십개가 우발적으로라도 문을 닫게 된다면, FED는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한 책임론을 단단히 뒤집어쓸 겁니다. 지금까지 매우 매파적으로 과격한 정책을 잘 이행한 것 같습니다. 최근 FED의 모습은, 경험과 이론을 토대로 한 속도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금리를 낮추는 것도 높이는 것도 매우 격렬하고 자신감 있게 진행하지 않았나 해요. 어빙 피셔에서부터 버냉키로 이어져온 대공황기 연구자들의 업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통화정책은 시간차가 있어요. 지금 멈추지 않으면 앞으로 6개월간 소란스러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 도화선을 확인하고 멈추어도, 6개월간 많은 도산이 가능하므로, FED가 할만큼 했다는 평을 받을 것 같아요.
그래서 금리인상의 가열찬 파도는 이쯤으로 충분했다는 신호가 온 것 같습니다.
이제는 예비 생존자에게 투자할 시간입니다.
예측을 맹신하는 것은 부질 없지만, 이론과 가설을 계속해서 만들고 반성하고 배울건 배우는 것은 의미 있습니다. 어차피 절반 정도 틀리고 절반 정도 맞겠지만, 세상에 대한 이해는 조금씩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밝히건대 저는 과거에 금리 추이를 의미 있게 맞춰본 적이 없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단기 금리는 어쩌면 고점을 건너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반응형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