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 4년 성적표를 작성해보았다. 사실 성적표는 여러 종류가 있다(이때가 그립다)

이전글 ㅡ 문정부 4년 성적표를 작성해보았다. 사실 성적표는 여러 종류가 있다. 경제성장률, 수출증가율, 물가상승률, 투자증가율, 국가부채 등 무수히 많은 경제지표, 사회지표 중에 잘한 것도 열두 가지, 못한 것도 열두 가지다. 잘한 것만 열개 나열하면 성군이다. 반면 못한 것만 열개 나열하면 폭군이다.

이런 위험성을 안고 단 하나의 성적표를 작성하자면, 나는 각 분위별 가구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문정부는 수 없이 많은 정책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어떤 분위의 가구소득이 얼마나 올라가고 어떤 분위 가구소득은 떨어졌는지 결과로 말해야 한다. 공급자 마인드의 ‘의도’가 아니라 소비자 마인드의 ‘결과’로 말해야 프로다.

그런의미서 17년부터 21년까지 가구 소득 분위별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을 가금복 자료를 통해 구해봤다. 결과적으로 4년간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소득증가가 가장 중요한 성적표 아닐까?

국민입장에서는 시장소득보다 가처분소득이 중요하다. 내가 시장에서 100만원을 벌었지만 정부덕(복지 등)에 가처분소득이 200만원이라면 내 실질 소득은 200만원이다. 거꾸로 내가 시장에서 천만원을 벌었지만 정부탓에(세금 등) 가처분소득이 800만원이라면 800만원이 내 실질소득이다.

문정부 4년동안 시장소득 증가가 가장 높은 분위는 중위소득인 3분위다. 그러나 가처분소득이 가장 높은 분위는 1분위(하위20%)다. 1분위는 4년간 시장소득이 12% 증가했다. 그러나 가처분소득은 무려 33%! 나 증가했다.  

4년간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1분위(33%) > 2분위(23%) > 3분위(20%) > 4분위(17%) > 5분위(14%) 다.  저소득계층일 수록 가처분소득 증가가 높으니 소득 불평등은 완화되었다.

특히, 5분위를 제외하고 중산층인 3분위, 4분위도 시장소득 증가율보다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더 높다. 중산층도 정부덕을 봤다는 얘기다. 5분위만 세금 탓에 가처분소득 증대율이 시장소득 증대율을 하회하고 대신 모두가 행복해졌다. 요약하자면 시장소득은 중산층이 제일 많이 증가했지만 가처분소득은 저소득층일 수록 증가하고, 중산층도 시장소득 증가율보다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높다. 이정도면 에이뿔? 그럼 문재인 정부는 성군일까?

사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박근혜정부때부터 뚜렷하게 나타나는 변화다. 박근혜정부 때도 시장소득 불평등지수보다 가처분소득 불평등지수가 빠르게 개선되었다. 그럼 문재인정부가 좋은 정부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좋은나라인가? 국뽕 한가득?

우리나라가 얼마나 좋은나라인지를 파악하고자 OECD 국가와 우리나라를 비교해 보자. 2019년 시장소득의 상대적 빈곤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21%다. 중위소득 50% 이하 빈곤선 이하 가구 비율이 21%라는 의미다. 그러나 미국은 27%, 영국은 28%, 독일 32%, 프랑스는 37%다. 북유럽국가 핀란드도 무려 34%가 빈곤선 이하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북유럽 국가보다 더 평등한 나라일까?

그러나 가처분소득은 반대다. 우리나라 가처분소득 빈곤율은 2019년 16%다. 시장소득 빈곤율 21%보다 조금 줄어들었다. 그러나 미국은 시장소득 빈곤율 27%에서 가처분 소득 빈곤율이 18%로 크게 줄어 들었다.

영국은 12%, 독일 11%, 프랑스 8%, 핀란드 6%다. 시장소득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높은 불평등을 겪는 나라들의 가처분 소득을 보면 미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국가가 재정의 역할을 통해 시장에서 발생한 불평등을 효과적으로 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자 이제 정리해보자. 문재인 정부 4년간 중위소득자 시장소득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였다. 대신 저소득 계층의 가처분 소득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는 국가의 재정이 효율적으로 일을 했다는 얘기다. 우리가 낸 세금이 효율적으로 쓰였다니 매우 좋은 신호다.

그러나 이는 문재인 정부만의 업적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 때도 동일하게 진행된 변화다.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를 지나면서 저소득 층의 가처분소득이 가장 빠르게 증가했다. 그러나 이정도로 아직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는 아니다.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재정의 역할이 가장 부족하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37%에 이르는 시장에서의 빈곤율을 국가 재정을 통해 8%까지 떨어뜨린다.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박근혜정부_문재인정부_모두_지속된_긍정적변화가_재정의역할을_무시하는_윤정부에서도_지속될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