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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모든 경전과 텍스트화된 법문, 관련 서적을 학습한다면 AI도 부처가 될수 있을까? 깨달을 수 있을까?
현재의 생성형AI를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근사한 조언을 해줄수 있을 것이다. 혹은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교의 깨달음이란 어떤 영원한 진리를 발견하는 것과는 상관없다.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게 불교 기본 입장인데, 영원불변한 답을 깨우친다는게 말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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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란 말에 속아서는 안된다. 불교의 깨달음이란 고통의 완전한 소멸을 의미한다.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인 체험에 가깝다.
석가모니는 오직 고통의 원인과 소멸(사성제) 단 한가지만 가르쳤다. 불교는 "물질과 정신의 화해" 따위를 다루는 형이상학이 아니다. 특히 초기 불교는 그 관점이 확고하다.
수행을 열심히 해서 스스로 깨달았다고 주장하는 스님들이 예로부터 많았다.그 테스트로 그 깨달음을 언제 어디서 얻었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그냥 열심히 정진하다보니 자연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같은 대답은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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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깨달음은 지식이나 자격증 같은게 아니라, 사건이기 때문이다.
몇년전 첫섹스 경험을 언제 어디서 겪었는지 잊을수 있나? 말하자면 깨달음을 강렬한 체험으로 보고 있다.
첫섹스의 경험보다 몇백배는 강렬한 깨달음이란 대사건을 기억 못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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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 스님이 젊었을 때 콜레라가 유행하는 동네에서 도망친 일이 있다. 당시 최고수준으로 경전을 익혔음에도, 죽음 앞에서는 의연할 수가 없었다. 내가 20년 넘게 공부한 건 뭐지... 현타가 아주 제대로 왔을 것이다. 이에 그는 큰 충격을 받고 용맹정진하는 계기가 된다. 이렇듯, 불교의 교리를 아무리 철저히 이해한들 “깨달음”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교학적으로 완벽히 이해하고, 세계를 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꿔 뭔가 깨달았다고 생각한들, 그건 착각에 불과하다. 막상 죽음앞에서 다리가 후덜거린다면 깨달은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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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신비주의가 아니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교학적으로 완벽해도 체득한 것만 못하다는 당연한 이야기다. AI가 불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공하거나, 매우 근사한 조언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깨달음은 체험이다. 불교 경전과 텍스트를 학습하는 것으로는 AI가 부처가 되거나 깨달음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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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생성형AI를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근사한 조언을 해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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