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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종목분석

환율이 큰 폭으로 밀려내려갔죠. 일단 우려를 모았던 엔화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달러 당 153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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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 펌글 ㅣ 미국에서 몇 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조만간 복귀인데요… 현지 시차적응이 될만하면 돌아가야 하니.. 한국에서 또 고생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할 듯 합니다. 참고로 휴스턴에 와 있는데요… 제가 지내던 애틀랜타만큼 자연환경이 아름답네요.. 참 미쿡… 살기 좋은.. 그야말로 복받은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럽네요…

환율이 큰 폭으로 밀려내려갔죠. 일단 우려를 모았던 엔화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달러 당 153엔까지 밀려내려왔습니다. 과감한 일본은행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옐런 재무장관은 이런 일본의 스탠스에 대해서 의외(?)로 부정적인 코멘트를 던져주고 있죠. 일본의 달러 매도 개입이 진행될 때 나타날 수 있는 미국 국채 매도… 여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엔화의 강세가 진행되면서 중국 위안화 역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역외 위안화 환율 기준으로 달러 당 7.2위안을 하회하고 있죠. 위안화 절하가 아닌 절상 기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음… 이런 경우들이 있습니다. G20재무장관 회담을 거치면서 달러 강세를 제어하는데 대한 암묵적인 합의가 나타나곤 하는데요…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가져가면서 미국과의 갈등을 일부 해소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2019년 4분기에 미중 무역 합의가 진행될 당시… 1차 무역 합의에 동의하면서 위안화 절상을 용인했던 적이 있죠. 애니웨이 엔화와 위안화의 강세 전환은 원화에도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 때 1400원 선을 위협하던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달러 당 1350원 레벨까지 하락했네요. 일단은 고환율 부담을 한 숨 덜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럼 이제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라졌고.. 금리 인하만이 남았으니.. 우려를 모았던 고금리와 고환율이 해소되는 듯 하니.. 문제는 해결된 건가요? 2022년 12월과 2023년 12월의 흐름을 기억해보죠. 과도한 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 국면에서 연준은 한 번 씩 피벗을 시사하고… 그 피벗 시사에 시장은 매우 강하게 반응을 하곤 했죠. 그러면서 2022년에는 1445원까지 올랐던 환율을 1215원까지 내리찍었고… 금리 역시 빠른 속도로 밀려내려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2023년에도 비슷한 패턴이었죠… 인플레를 잡기 위한 중앙은행의 칼은 두개라는 겁니다. 고환율, 즉 달러 강세라는 칼과 고금리라는 칼이죠. 고환율과 고금리로 인플레이션을 후려치면 인플레이션의 기세가 꺾이곤 합니다. 그럼 이제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인플레라는 넘의 심장에 칼을 꽂아줘야 하는데… 와~ 피벗이다.. 라면서 환율이 내려오고(달러 약세) 금리가 내려오는 겁니다. 죽이기 직전에 고금리와 고환율이라는 칼이 무뎌지는 거죠. 그럼 인플레와의 전쟁이… 재수없으면 연장전을 가는 겁니다. 그게 지금의 우려사항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구요… 그런 맥락에서 이번 FOMC를 재해석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번 FOMC를 거치면서 느끼는 것은… 인플레이션과 성장을 대하는 연준의 스탠스가 상당히 비대칭적이라는 겁니다. 연준은 인플레 고착화를 두려워할까.. 아니면 성장의 둔화를 두려워할까.. 이번 FOMC를 거치면서 성장의 둔화를 훨!씬! 두려워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되네요. 성장이 깨지지 않는다면.. 어쩌면 연준의 목표인 2%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도 어느 정도 긴 기간은 받아들이려는 모습도 보여집니다. 내려올 건데.. 토끼 머리에 뿔날 때 2%로 되돌리더라도 급격하게 성장이 둔화되는 것만은 막아내야 해.. 라는 생각… 그런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같은 아마츄어가 확연히 느낄 정도라면 영악한 시장은 어떨까요… 연준이 금리 한번 올리고 내리고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연준이 호구인가 아닌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일 겁니다. 시장이 괜챦으면 엄한 표정을 짓는 거죠. 그런데 조금이라도 힘든 표정을 지으면 세상 착한 표정으로 뭐 필요한 거 없니? 힘든데 쉬어야지… 라고 하면서 그 엄한 표정을 확 풀어버리는지가 중요한 겁니다. 당장은 고금리를 유지하면서 근엄해보이지만… 약간만 힘들어도 뒤를 막아주면서 금리를 마구 낮추고 양적 긴축을 무의미하게 만들면서 들어와준다면… 주식 투자로 따지면 안전마진을 확보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선생님이 학생들을 혼내주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기싸움이 될 수도 있죠. 화난 표정을 지으면서 상당한 긴장감을 보이고 있는데 혹여나 애들이 힘들까봐 옆반 선생님 통해서… 지금 너희들 혼나는 거 그리 오래가지 않아~ 걱정하지마.. 라는 얘기를 흘리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불확실성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금방 끝날 것이라는 확실성이 되어 버린다면… 그 선생님의 근엄한 교육이 스스로 희석되는 것 아닐까요. 양적긴축을 하면서 괜챦아.. 이거 사실 그리 아프지 않고.. 실제로는 많이 줄이지도 않아.. 겉으로만 많이 줄어드는 느낌일거야… 이런 식으로 말한다면… 양적긴축의 효과도 상당히 상쇄되지 않을까요..

연준은 인플레와 디플레를 대할 때 비대칭적 사고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맞죠. 그리고 2% 목표로 되돌려야 하는 것도 맞는데요.. 필요하면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다고 확신하는 듯 합니다. 엥? 그럼 왜 아직 못하는 걸까… 이유는 경기 침체를 만들기 싫기 때문이죠. 경기 침체를 만들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인플레이션을 제압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지금의 인플레가 고민스러워도… 걱정하지 않죠… 그거 금리 한 두번 더 올려서 경기 조금 더 눌러버리면… 그럼 바로 사라져버리는 거야.. 라는 생각이 지배하는 듯 합니다.

반면 성장에 대한 관점은 다르죠. 금융 위기 이후 저성장 저물가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일본식 디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자리했었고… 거기서 벗어나고자 너무나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약간의 인플레가 나타날 때 그걸 잡으려고 많지도 않은… 2.5%까지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가 세계 경제가 동시에 디플레의 늪으로 빨려들어가는 충격을 2018년에 경험했죠. 그리고 코로나 때 디플레의 태풍에 휩쓸리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연준이 바라보는 디플레이션은 두렵기도 하고.. 한번 나타나면… 이거 해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나 기간이 너무나 길다는 것을 안 거죠. 어떻게 빠져나온 디플레이션의 늪인데.. 인플레 따위를 잡으려다 디플레의 늪에 다시 살짝 발을 담그는 건 절대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플레를 영어, 성장을 수학이라고 해보죠. 금융 위기 이후 영어는 항상 안정권이었습니다. 안정적으로 90점이 나오는 거죠. 그러다가 잠시 2년 정도 헤매고 있는 겁니다. 50점까지 빠졌다가 지금은 80점까지 빠르게 회복했습니다. 그런데… 수학 공부 화악 줄이고… 영어 공부하면 90점은 따놓은 당상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반면 수학 공부는요… 금융 위기 이후 10년 간 70점도 안나왔건 거죠. 이제 간신히 90점 가까이 맞춰놓은 겁니다. 그럼 수학은 90점, 영어는 80점이지만.. 수학을 살짝 희생하면서 점수 끌어올리기 쉽다고 생각하는(물론 그 생각은 착각일 겁니다) 영어 점수를 당장 끌어올리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겁니다. 인플레를 잡는 것은 어렵지만… 성장을 끌어올리는 것은 훨씬 어렵기에… 성장을 희생하면서까지 현재 단계에서 인플레를 잡는 것에 대해 상당한 경계감을 갖는다는 느낌… 연준의 지금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이 에세이를 보시면서 대선 때문이다..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 논리는… 대선 끝나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성장을 희생하면서까지 인플레 잡기에 나설 것이다.. 라는 얘기가 되죠. 마치 총선 끝나면 부실들을 모두 쏟아낼거다… 라는 정치 만능론… 이 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연준이 독립적이라는데 회의적이기는 합니다만… 정치 이벤트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2년마다 돌아오는 미국의 대선과 의회 선거를 감안하면 항상 선거 속에 사는 것 아닐까요… 선거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그게 가장 중요한 변수로 해석하면 다른 변수를 감안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여기서 연준이 생각하는 이 아이디어가 틀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적어도 인플레는 마음만 먹으면 잡을 수 있다는 그 생각 말씀입니다. 일단… 2022년 6월 9.1%로 고점을 찍은 소비자물가지수는 순식간에 3.0%까지 하락했죠. 1년 만에 6.1%가 빠진 겁니다. 그리고 고지가 머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왔죠. 그런데 여전히 3%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까짓거 걱정마라… 경기만 살짝 둔화되면 그거 무너지는 건 일도 아니다.. 라는 생각이 중심에 작용합니다. 그런데요… 9.1%에서 3.0%로 내려올 때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수요 사이드의 둔화가 아니었습니다. 수요가 줄어들면서 물가가 빠진 게 아니라… 공급을 늘리면서 해결했던 것이죠. 글로벌 공급망의 회복… 셰일 오일의 생산 급증과 영혼을 털면서 뿌려대는 전략 비축유의 힘으로 국제유가를 눌러버렸습니다. 이민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일자리를 빠르게 채웠고 이로 인해 드라마틱한 임금 상승은 나타나지 않도록 억제했습니다. 실제 연준 역시도 이런 공급망의 개선이 최근의 인플레이션 수치 하락의 핵심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죠. 공급이 9.1%에서 3%까지 잡아주고.. 이제 수요가 살짝만 거들어주면 2.0%아닌가요? 그래서 살짝만 경기 둔화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라고 하는 걸 겁니다.

그런데요… 실제 연준이 자신하는 것처럼 살짝 수요가 둔화되어도.. 만약 공급의 문제가 다시금 불거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수요의 둔화는 성장의 위축을 말합니다. 그 소중한 성장을 살짝(?) 희생시켜서 인플레 빠르게 잡으리라는 큰 마음을 먹어주셨는데… 공급망이 쉽게 도와주지 않는다면 수요에서 낮춘 물가가 공급에서 다시금 문제로 작용할 수도 있겠죠. 연준이 하고 있는 생각 중… 공급은 우리 편… 그리고 인플레 안정을 성장의 둔화보다 쉽게 보는 시각은 이런 면에서 상당히 위험합니다. 잘못 걸리면 성장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쉽게 내려오지 않는… 이른 바 스태그플레이션의 덫에 걸려버리는 거겠죠.

너무 어린 나이에 사업에 성공하거나 하면… 너무나 어려운 일들을 너무나 손쉽게… 운좋게 극복하는 건 어쩌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2022년 6월부터 23년 6월까지 진행되었던 드라마틱한 인플레이션의 개선…. 그걸 보면 고지가 진짜 머지 않았음을… 성장 둔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인플레를 잡을 수 있다는 믿음을 충분히 자극할만 하죠. 연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플레이션 탈출이 될 수 있다는 황금 길(GOLDEN PATH)에 대한 믿음을 말하는 굴스비가 힘을 받았죠. 그런데… 그 1년의 인플레이션 개선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지금 주춤한 건 일시적일 뿐.. 인플레 개선은 시간 문제라는 믿음이 틀린다면… 인플레이션 고착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겁니다.

수술만 하면 낫는 병인데… 수술이 싫어서 차일 피일 미루다가 3년을 미룬 겁니다. 그랬더니 그 병이 고질병이 된 거죠. 수술을 해도 낫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리고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의 스케일이 훨씬 커져야 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어르신들이 그 말씀을 하시죠. 병을 키운다구요… 어쩌면 연준은 다 잡은 인플레이션을… 코너에 몰아넣은 인플레이션의 심장에 비수를 꽂지 않고 어설프게 시간을 끄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말이 맞다면… 인플레이션은 생각보다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봅니다. 꽤 강한 침체가 아니면 해결이 어려울 정도의 괴물로 발전했던 것이 70년대라면... 우리는 과거의 그 힘들었던 시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듯 합니다. 주말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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