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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반도체 규제, 이제는 반도체 기술전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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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대(對) 중국 반도체 규제

요거 좀 찝찝하지 않나요? EUV 노광장비와 NVIDIA GPU 규제한다고 하는데, 저는 이게 시간이 지날 수록 우리나라에게 좋을 것 같지는 않아서요.

기아차가 직접 승용차 섀시(세피아)를 디자인하게 된 배경은 마쓰다의 기술 라이선스 중단 때문이었습니다. 회사가 살아야 하니 직접 설계를 한 것이죠. 기아차는 라이선스 생산 짬밥도 있고, 엔지니어 분들도 당시의 한국 답게 몸을 갈아가며 자체 섀시를 만들게 됩니다. 나름 평도 좋았습니다. 별다른 결함도 없었고요. 지금 마쓰다는 더 이상 기아차의 경쟁사가 아닙니다.

현대차는 직접 내연기관 엔진을 만들었습니다. 알파엔진이죠. 현차의 DNA가 내재화이기도 하지만, 당시 미쓰비시의 갑질이 워낙 심해서 직접 만들었다고 합니다.

내연기관엔진을 직접 설계하고 만든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차가 최초였습니다. 알파엔진은 1991년에 출시되었는데, 2차 세계대전이 놀라운 것은 2차 세계대전이 1940년대에 발발했던 것을 보면 내연기관 엔진을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기술 규제 했던 미쓰비시 자동차는 사실상 이름만 남아 있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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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자동차 섀시를 만들고 엔진을 만드는 일이 최첨단 산업이었습니다. 기계공학이 산업의 꽃이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지금은 기계공학과 함께 반도체 산업 또한 최첨단 산업 중 하나입니다. 현 시점에서 보면 '섀시 만들고 엔진 만드는게 뭐 그리 대단해?'라고 할 수 있어도, 당시에는 정말 만들기 힘들었습니다. 그때는 제대로 된 컴퓨터도 없던 시절이었잖아요.

규제를 너무 강하게 하면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손자병법이었나요? 거기서도 적을 궁지에 몰아넣지 마라고 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치입니다. 규제를 가하는 쪽에서는 워라밸을 누리며 일을 하겠지만, 규제를 받는 쪽에서는 살아 남기 위해 몰두합니다. 쏟아 붓는 자원의 규모가 다릅니다.

EUV 노광장비 개발에 40년이 걸렸습니다. 규제 한다고 해서 당장 중국이 이 부분을 극복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DUV로 멀티패터닝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찝찝한 것은.. 하이닉스가 돈이 없어서 구형 장비를 쥐어 짜 내며 DDR2 메모리를 만들던 시절이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당시 하이닉스 엔지니어 분들은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신념으로 어떻게든 쥐어 짜 내어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하이닉스는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나갔고, 장비 투자가 들어온 뒤 하이닉스는 기술 우위를 지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장비가 달라졌다 하더라도 문제 풀이에 접근하는 방법을 회사가 알게 되었기 때문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려움을 극복한 하이닉스는 더 이상 그저 그런 반도체 회사가 아니게 되었죠.

규제를 한다고 해서 중국 반도체 산업이 없어질까요? 제 대답은 '아니요' 이고요,
언젠가 규제가 풀렸을 때 중국 반도체 산업은 어떻게 될까요? 저는 퀀텀 점프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UV 준비도 40년이 걸렸는데, 언젠가는 중국에 EUV 장비와 관련 소재가 들어가기 시작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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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또한 EUV 노광장비 규제가 지속되면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기술력을 축적해 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가 경쟁력에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내수 시장 위주로 돌리며 제품 신뢰도를 높여나갈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 중국 규제라는 게.. 한국에게는 마냥 좋은 것 같진 않습니다.

미국은 강대국의 특성 상 기술적 우위를 지켜 내도록 정부에서 환경을 마련해 줄 것도 같습니다. 마이크론이라는 기업도 워낙 훌륭하고요. 욕 많이 먹지만 인텔도 정말 훌륭한 테크 기업입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은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렇게 규제를 한다는 게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벌써 규제를 할 만큼 많이 성장했다는 것도 말해주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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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IDIA GPU 수출 규제는 중국 AI/ML 성장을 견제하려는 목적같은데, 이 부분은 NVIDIA의 성장세에 타격을 줄 것 같습니다.

NVIDIA GPU는 분명 대단하고, CUDA 생태계는 압도적이지만
중국이 더 이상 이를 활용할 수 없을 때 대체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Fab을 구하는 게 힘들겠지만, 어떻게든 이 쪽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력을 때려부으면 AI/ML 모델링 목적으로는 자체적인 HW/SW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NVIDIA 종속성은 비용 때려부으면 결국엔 끊어낼 수 있을겁니다. 더군다나 비용 때려붓기 장인인 중국인데.

규제가 너무 강하면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기술 우위가 줄어드는 느낌이 드네요.

2020~2021년엔 연 수익률 20%가 천대 받는 시장이었죠.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긴 하지만, 당시엔 연 수익률 20%이 천대 받던 시장이었습니다. 그게 얼마 전이긴 한데요.

투자 그래도 몇년 해 보신 분들은 연 수익률 20%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실텐데, 당시 분위기가 정말 이상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엔 사이클이 있고, 그래서 평균에 회귀하려는 성향을 가지는데, 사이클이 바뀌는 시점에는 편차가 무척 커진다(=급등/급락)는 문제가..

지금 시장 어렵다는 의견이 대세인데, 이정도 불안감은 늘상 있었던게 아닌가 싶고요. 단지 2020 중순 ~ 2021년 말 까지만 빼고요. 참, 지금 시기를 IMF와 비교하는건 너무 나간거 아닌가요? 저는 그때 너무 어려서 글로만 겪고 직접 겪진 않았지만, 제 멘토이신 분은 당시 사업도 하시고 투자도 하셨는데 지금은 그냥 재채기 수준이라 하시는군요.

우리나라는 늘 큰 형님들 싸움에 쥐어 터지는 입장이었고, 그래서 한국 주식 투자가 정말 어렵다는 말도 많았죠. Covid-19 직전을 보면 ETF가 활성화되며 해외 투자 등 다양한 시장에 투자하기가 수월해졌는데, 배경엔 국내 주식 시장이 워낙 험한 탓도 있었을 거고요.

지금 여러 여건이 안 좋긴 한데, 그래도 썩 나빠보이진 않는게 악재가 대략 눈에 들어오고 시장이 악재에 조금씩 반응이라도 하니 다들 아직 살만한 거 아닌가 싶은데요. 하락장이라 해도 아직 매도 클라이막스가 터진 것도 아니라.. 지금은 그냥 횡보장 같고요.

로또도 돈 내고 참여하는 시장인데, 로또보다 기대이익 높은 자산시장 참여하면서 이런 시간은 당연히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많은 투자 서적에서도 동서양 막론하고 투자는 인고의 시간과 맞바꾼 것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괜히 투자 빡세게 하는 분들이 흰머리가 많으신게 아닐거예요.

투자하면서 사이클 몇 번 겪다 보니 이제는 뭔가 유동성의 끝자락의 냄새를 약간은 맡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느낀 건, 피터 린치의 "칵테일 파티 이론"은 너무 멋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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