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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Stock Story[2024]

환율의 레벨 관련으로 조금 흥미로운 얘기를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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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 글 ㅣ 환율이 1400원 언저리에 머물면서 쉽게 내려가지를 않네요. 트럼프 당선 직전 1380원 수준이었는데요, 큰 폭 튀어오르면서 1410원을 넘어섰다가 현재 1390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세미나를 하다보면 그 질문을 받죠. 환율이 1400원을 넘어가는데 불안하지 않느냐구요.. 개인적으로 환율의 레벨보다는 속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잠깐 그 생각을 해보죠. 지난 2022년 달러원 환율은 1300원을 넘어섰죠. 코로나 사태 당시 고점이 1298원이었는데요, 1300원을 넘어서니 다들 위기감을 느꼈죠. 그 때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외환 위기 오는 거 아니냐.. 요거였습니다. 지금은 1300원의 환율대가 다들 어느 정도는 익숙해지지 않으셨나요? 지난 9월에 환율이 1300원 초반까지 내려가니 전화주셨던 분이 달러가 왜 이렇게 싸졌냐는 말씀하시는 걸 들었습니다. 네.. 익숙함의 문제겠죠. 1400원 자체가 어떤 절대적인 위험을 준다라기 보다는요… 마구잡이로 올라오면서 1400원, 1500원… 이렇게 파죽지세로 밀고 올라올 때에는 상당한 위험 신호가 될 수 있죠. 네. 속도가 문제라고 봅니다.

환율의 레벨 관련으로 조금 흥미로운 얘기를 해볼까요? 달러원 환율은 현재 1393원 정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엔화는 어떨까요? 원엔 환율은 899원을 기록하고 있죠. 트럼프 당선 직전보다 엔화가 약해진 겁니다. 원화가 엔화보다 강하다는 의미가 되죠. 위안화도 볼까요 트럼프 당선 직전 193~194원을 기록하던 위안화가 현재 192원까지 내려왔습니다. 엔화나 위안화나 큰 폭은 아니지만 원화 대비 약해진 거죠. 달러보다 원화가 약하지만 그런 원화보다 엔이나 위안이 더 약한 겁니다.

얼마 되지 않는 폭이니 크게 개의치 않는다… 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유로를 보시면 살짝 생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로화 환율은 트럼프 당선 직전 1495원 수준이었는데요... 오늘 보시면 1472원까지 내려와있습니다. 아.. 러시아에 미사일 쏴서 그런다고 하실 수 있겠지만 그 전에 이미 1475원까지 내려왔구요… 러시아 미사일은 유로를 추가로 더 악화시키는 역할을 했죠. 시장에서는 그 생각을 하는 듯 합니다. 미국보다 다른 나라의 성장이 약할 거라는 생각… 그리고 그런 국가들보다도 유로존의 성장이 더 약할 거라는 생각을요… 그럼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는 현저히 느려지는 가운데 유로존의 기준금리 인하는 속도를 낼 수 있죠. 그럼 유로 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구도만 그려보면…. 달러 > 원 > 엔 / 위안 > 유로… 이런 그림인가요? 이렇게 보면 1393원의 환율을 너무 불안하게만 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와 얘기 나왔으니 오늘은 한동안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졌던 엔캐리 트레이드의 스타… 엔화에 대한 말씀을 간단히 드리죠. 지난 8월에는 엔화 강세 속도가 매우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를 하면 반론이 정말 많았습니다. 엔캐리 청산되면서 엔화는 금새 1000원, 1100원 넘어설 것처럼 보였는데요… 8월 5일 당일날 100엔 당 965원을 기록한 이후 잠잠한 상황이죠. 그리고 계속 공방을 거듭하다가 현재 900원 수준에 고개를 박고 있습니다. 당시 달러엔을 보시면 달러 당 140엔 수준까지 내려왔는데요… 지금 보시면 어느 새 155엔 수준까지 밀려올라왔죠(달러 대비 엔 약세).

엔 약세가 문제가 되었던 것이… 일본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걸 제압하기 위해서 엔화 시장에 개입을 해서 억지로 엔 강세로 돌리거나… 아니면 일본이 금리를 인상해서 미국과의 금리차를 좁히는 게 솔루션이 될 겁니다. 그런데… 일본의 엔화 시장 개입에 대해 미쿡이 한 번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시니 이건 좀 눈치가 보입니다. 이번에 환율관찰대상국에 일본은 그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거기서 미국이 일본에 대해 코멘트를 단 부분을 간단히 인용해드립니다. 읽으시면 기분이..ㅎㅎ

“(일본) 24년 4월 이후 세차례에 걸쳐 외환 시장에 개입한 점을 언급하며, 당국의 외환 시장 개입은 적절한 사전 협의를 거쳐 매우 예외적인 상황으로 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미국 재무부의 입장이라고 명시

- 일본 외환당국이 매월 정기적으로 외환 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는 등 외환 거래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국제금융센터)

이번에 한 건 어쩔 수 없는데… 왠만하면 하지마렴.. 이런 느낌을 주지 않나요?ㅎㅎ 그럼 일본이 외환 시장에 마구잡이로 개입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럼 엔 약세를 막기 위해서는 일본과 미국의 금리차를 좁히는 게 핵심이죠. 그런데요.. 지난 8~9월에 낭보가 들려옵니다. 미국 경기가 좋지 않아서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 거죠… 그럼 일본이 굳이 올리지 않아도 미국이 내려주면… 일본이 부담스러워하는 금리 인상은 천천히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혹시 미국 금리 인하 확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얘기 들어보셨나요…T.T 그럼 이제 일본이 다시금 나설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기준금리의 지속적인 인상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나고야에서 열린 금융경제 간담회에서 “조금씩 금리 인상을 진행하는 것은 물가 안정 목표를 지속·안정적으로 실현해 가는 것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와 물가 전망이 실현되어 간다면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해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질금리에 대해선 “2010년대와 비교해도 마이너스(-) 폭이 확대되고 있고, 금융완화 강도는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고 짚었다.”(이투데이, 24. 11. 18)

해석을 좀 해드리면요… 첫문단에서는 금리 인상할 필요가 있다.. 라고 정리가 되구요.. 두번째 문단에서는 현재 일본의 금리 레벨이요… 명목금리는 오를지 모르지만 성장이나 물가를 감안하면 명목금리의 상승속도보다 물가나 성장의 개선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되려 실질금리는 낮아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럼 너무 금리가 낮다는 얘기가 되네요… 그럼 금리 인상 카드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겠죠. 12월에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요?ㅎㅎ 헉.. 그런데 일본 경제도 좋지 않은데 금리 인상하면 무언가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으실 텐데요… 이왕 인용했으니 하나 더 보실까요?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BOJ) 부총재는 일본의 금리 상승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훨씬 느리다고 강조했다. 14일 월스트리트견문 등 외신에 따르면 우치다 부총재는 "일본 금융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일본의 금리 상승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훨씬 느리고 은행과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도 상대적으로 경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은 충분한 자본 기반과 안정적인 자금 조달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금리 상승이 은행 수익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일부 은행의 수익 마진을 일시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연합인포맥스, 24. 11. 14)

우치다 부총재 얘기가 나옵니다. 이 분이 지난 8월 5일 엔캐리 난리 났을 때 8월 7일 등장하셔서 금리 인상 천천히 하겠다고 항복선언하셨던 분이죠. 최근 일본 10년 국채 금리가 0.9%에서 1.05%까지 순식간에 올라오자 금리 올라서 문제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니 한마디 하고 있습니다. 우선 첫 문단에 보시면… 다른 나라 금리 오른 거에 비하면 일본은 별거 없다… 왜 이렇게 오버하냐… 라는 분위기구요… 두번째 문단에서는 혹시 금리 올라서 금융 시스템에 문제 있는 거 아니냐는 걱정하시는 분들에게 단기로는 문제가 조금 있겠지만 “돈 워리!”라고 말하고 있네요. 문제가 없으면… 금리 인상을 가면 되는 건가요?

네.. 한동안 고개를 숙이던 일본이 또 한번 항공모함의 방향트는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려 하는 듯 합니다. 다음 달 정도에는 일본 얘기가 또 한 번 떠들썩하게 하겠네요. 오늘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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