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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남부의 전략 요충지 헤르손시를 우크라이나군이 에워싸고 있고, 조만간 접수하게 될 거라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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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이구-수로비킨은 왜 발연기를 해야 했나>

1.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남부의 전략 요충지 헤르손시를 우크라이나군이 에워싸고 있고, 조만간 접수하게 될 거라는 전망은 최근 인터뷰했던 벤 호지스 전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 커트 볼커 전 미국 국무부 우크라 특별대표, 레시아 바실렌코 우크라 국회의원 모두 공통적으로 했던 말이었음. 헤르손시는 오른쪽에 드니프르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러시아는 배수의 진을 쳤지만 보급이 거의 끊긴 절망적인 상태였음. 호지스 전 사령관은 러시아가 무식하게 마리우폴을 완전히 잿더미로 만든 것과 달리, 우크라이나는 도시를 봉쇄하고 최대한 보급을 끊어서 천천히 도시를 되찾게 될 거라고 전망했었음. 오늘 그 말이 현실이 됐음.

2. 그런데 이번 전쟁 이후 가장 해괴한 영상을 보게 됐음. 러시아 정부에서 나오는 영상은 전부 프로파간다 영상임. 사전에 조율된 영상이라는 얘기인데, 오늘은 우크라전 총사령관 세르게이 수로비킨이 헤르손 지역의 작전을 보고하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이에 대한 지시를 하는 영상이 공개됐음. 알레포의 도살자라고 불리는 수로비킨이 잔뜩 찌푸린 얼굴로 헤르손 시에서 나와 드니프르강을 건너서 수비를 하겠다며, 이게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는 고뇌를 토로. 쇼이구 장관은 당신의 결론에 동의한다고 맞장구치면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야한다고 당부하면서 사실상 퇴각을 승인.

3. 방송을 업으로 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 영상을 찍으면서 얼마나 많은 NG를 냈을까 생각하면서 웃게 됨. 연기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두 군인들이 고뇌에 찬 퇴각을 논의하는 연기 과정에서 아마도 수많은 NG가 났을 거라고 짐작됨. 연기력이 부족하면 자기 보스 푸틴의 눈밖에 날테니, 혼신의 발연기를 했던 것으로 보임. 아마 속으로는 이런 거 왜 찍어야 하나 고민이 많았을 듯. 그래도 그런 영상을 찍어야 하는 이유가 있었을 것.

4, 콘스탄틴 코사쵸프 러시아 상원 부의장을 인터뷰할 때 러시아가 하루키우에서 퇴각한 걸 두고 "계획된 군 재편성"이라고 우긴 적이 있었음. 그때는 사실 이런 연기력을 동반한 영상을 공개하지도 않았음. 그때는 그럴 필요는 없었다는 의미. 그 사이 러시아는 부분 군 동원령을 내리면서 내부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음.

5. 그렇다면 경우의 수는 두 가지. 첫째는 러시아가 그만큼 국내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에 정말 창피한 군사적 퇴각을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포장하기 위한 것이거나, 둘째는 일종의 함정을 파놓고 우크라이나군을 더 깊숙하게 들어오게 하려는 의미일 수도. 하지만 이미 전쟁을 한지 오래 돼 서로 뻔히 아는 처지에 그런 어설픈 속임수 따위에 우크라이나가 넘어 갈리는 없음.

6. 그렇다면 러시아 내부에서 뭔가 큰 사정 변경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큼. 최근 러시아가 대화의 신호를 보내는 것도 이런 배경일 수도.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연기력이 형편없는 두 군인들이 이런 발연기를 해야 했을지 궁금.  

* 사진 한장씩 눌러서 보면 얼마나 연기하기 어려운 대사인지 알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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