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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월드컵은 느낌이 색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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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벤투 감독은 선수 보호에 가장 중점을 두는 사람이다. 본인 목이 날아가도 선수가 못 뛰겠다고 하면 기용하지 않는다. 신념이다. 만일 2차전 때 무리해서 기용했다가 한 번 더 햄스트링 근육이 올라왔으면 황희찬의 이번 대회는 끝나는 거였다. 그렇게 참고 참으니까, 3차전에 황희찬이 몸 상태가 정말 좋아져서 날아다녔다. 확실하게 몸이 되길 기다린 거다.

만일 황희찬의 그 골이 없었다면 우리는 16강에 못 갔을 거고, 벤투 감독이 준비해 왔던 것들은 아무 의미가 없어졌을 거다. 그런데 선수 보호에 대한 벤투 감독의 신념이 결국 마지막에 자신을 살린 거다.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 때도 그랬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제외됐다. 홈에서 열린 1차전을 비기면서 벌써 여론은 안 좋았다. 하지만 MRI 결과가 나오니까 벤투 감독은 단호하게 손흥민을 안 쓰겠다고 했다. 나는 "엔트리에라도 넣는 건 어떠냐, 그것 만으로 상대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얘기했지만 벤투 감독은 단호했다. 그런 부분 때문에 선수들이 이 사람을 신뢰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만일 선수의 가족에 대한 이슈가 있으면 그것도 철저하게 선수 중심이다.

김민재도 그랬다. 대표팀 소집 기간 중 아이가 아팠다. 벤투 감독은 "나는 너가 필요하지만, 너에겐 네 가족이 더 중요하다"며 보내줬다. 그래서 김민재가 대표팀을 나갔는데, 아이가 많이 호전돼 복귀했다. 선수가 감독에게 보은하고 싶지 않겠나?

아시안컵 기간에 이청용은 여동생 결혼식이 있었다. 경기 사이에 5일의 시간이 있었다. 기술적으로는 한국을 다녀올 수 있었고, 벤투 감독은 흔쾌히 보내줬다. 그런 신념이 강한 사람이다. 단지 훈련을 잘 가르치는 것만으로 선수의 신뢰는 쌓이지 않는다."

벤투 감독 리더십 관련 가장 궁금했던 것이 선수단 내부에서 벤투 감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었을까? 였다. 어떤 조직이든 바깥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 보는 것과 다른 지점들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부의 조직원들이 그 조직의 수장이나 리더를 신뢰하느냐 마느냐 이다. 그리고 그 조직의 성과는 결국 조직원들이 얼마나 조직에 로열티를 가지고 성심성의껏 자신의 임무를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사실 매우 원론적인 이야기임)

결국 밴투에 대한 반론은 이강인 기용과 고집스러운 전술 운용이 원인이었는데. 사실 내가 전술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뎁스를 가지고 있지도 않거니와 원래 전술이나 선수 기용 문제는 어느 감독이나 다 반대가 있었고 반론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즉 반론이 틀렸다 말았다가 아니라 반론 자체들은 존재하고 그거 자체는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

이번 월컵에서 케이리그에 오랫동안 애정을 가진 분들은 전반적으로 벤투에 대해 호의적인 느낌이 덜했던 듯 한데. 내가 케이리그를 잘 보질 않았던 4년주기 간헐적 축구팬이다보니. 뭐 별달리 반론이나 반박을 불가하고.

다만 계속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벤투가 '어떻게 선수들의 마음을 잡고 신뢰를 쌓아 어쨌든 원팀을 만들고 성과, 즉 16강과 괜찮은 경기력을 보였을까?' 였다.

사실 나는 이번 월컵 보면서 많이 놀랬...히딩크 때와는 또 다른 감동적인 지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히딩크 때 한국팀은 뭔가 정말 군대축구 같은 느낌..여기서 군대축구라 함은 기술보다는 팀 내 어떤 계급적 탠션과 뭔가 마초적인 지점..선후배 친하게 보이는 거지 정말 친한지는??

이런 상황..하지만 벤투호는 선후배들이 격의 없이 잘 어울리고 주전 비주전간의 어떤 보이지 않는 경계도 덜했단 느낌.이었는데. 아 정말 세련되어졌고 저 팀은 사명감보다는 경기 자체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발전이고 진보 아니던가.

리더십 문제를 자꾸 거론하는 이유는 한국이란 나라가 결국 사람 장사하는 국가인데 이제 과거의 보스형 리더십은 좀 종말을 고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이 있어서임. 마초적인 기질을 기반으로 형님 보스형 리더십을 내가 별로 안좋아하는 것도 있거니와 이게 결국 수직적 효율을 앞세워 수평적 합리와 마음으로부터 자발성을 많이 억압하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지.

우야간. 팀이란 결국 마음이 모여야 하는 것. 꺾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모여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서로의 선택이 사보다 공적인 입장에서 이뤄짐을 믿을수 있는..

그런 조직이어야 한다는 거..이게 말이 쉽지 실제 어렵다..근데 그 어려운 길로 가야 우리가 사람장사로 먹고 살지 않겠나 싶어서..

인터뷰 재밌으니 전문 읽어보심 좋을 듯 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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