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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탈중화는 자리잡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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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화”에 회의적인 이유

크리스천들에게는 다소 불경스런 얘기가 될 수 있겠지만, 기독교가 변화/변질되면 온갖 이단(?)이 등장할 수 있다. 예컨대 2천년전 태어났던 예수는 가짜고 그의 부활은 조작이며, 내가 진짜 예수라든가 등등의 변종들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다양한 이단들이 등장하더라도, 기독교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한 절대로 못넘는 선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하느님은 없다”같은 명제일 것이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의 단점과 결함들이 여러가지 있지만, 어떤 것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해결될 것이다. 당장 속시원히 해결되지 않는다고 해서, 영원히 해결되지 못할 문제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예컨대 네트워크의 처리속도가 늦어서 곤란하다지만 지금도 여러가지 개선 시도가 있고, 앞으로 더 뛰어난 보완기술이 등장할수도 있다. 비록 지금은 느리더라도, 앞으로는 충분히 쓸만한 수준으로 빨라질지도 모른다.

스마트 컨트랙트의 작동에서 코딩 에러도 있을 수 있고, 발생가능한 모든 상황을 고려해서 코딩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원칙적으로 보면 “코딩을 좀 더 잘하면” 해결되는 문제다. 쉽지는 않겠으나, 영원히 해결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나중에는 AI가 코딩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래서 많은 문제점이나 결함들에 대해서는, 향후 개선가능성에 대해 열린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 크립토 윈터로 인해 의욕을 상실하는 개발자들도 생기겠지만, 이것도 길게 보면 업앤다운의 과정이고, 단지 발전과정의 템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나, 온갖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해 개선/해결 가능성을 열어 두더라도, 마치 기독교의 교리가 아무리 변하더라도 무신론이 될 수는 없는 것처럼, 블록체인에 기반한 탈중앙화라는 이상(ideal)이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오프체인 데이터의 온체인으로의 편입을 의미하는 오라클 문제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구현된 탈중앙화 패러다임은, 네트워크의 참여자들간에 아무런 신뢰가 없더라도, 암호화기술의 도움 덕분에 trusted third party 없이도 데이터의 위변조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신뢰할수 있는 결과를 산출한다. 네트워크의 작동이 의존하고 있는 제3자가 없다 보니, single point of failure 라는 지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비트코인의 방법론은, 네트워크 내부에서, 해당 네트워크에 내생적인(=내부에서 생성된) 토큰을 이전하는 방법론이다. 그래서 네트워크 외부에 대한 아무런 정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본래 목적은 네트워크 내부에서의 가치 이전이 전부이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더리움이 등장해서 스마트 컨트랙트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자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단지 네트워크 내부에서의 토큰의 이전을 넘어서 현실세계와 접점을 맺으며 의미있는 일을 하려면, 네트워크 외부의 오프체인 데이터가 온체인화(=토큰화?)되어야 하고, 스마트 컨트랙트의 작동 결과가 단지 네트워크 내부를 넘어서 현실 세계에서 구속력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전술했듯이 블록체인 기술은 그런 것을 하려고 만들어진 게 아니다. 온라인 네트워크 내부에서의 데이터 관리와 합의를 위한 방법론일 뿐이다. 참여자들간의 상호 신뢰가 없더라도, 일부의 악의적 시도가 있더라도, 암호기술 등을 기반으로 데이터의 무결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기술이다. 이러한 특성을 지칭하여  “trustless trust”라는 표현도 쓰인다.

그러나 이러한 탈중앙화된 방식으로는 오프체인 데이터를 다룰 수 없고, 네트워크의 작동 결과를 현실세계에 구현할 수단도 없다.이를 위해서는 일종의 TTP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하다. 비트코인은 온라인 네트워크에서의 가치이전 만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지만,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하여 다양한 활동을 목적으로 하였기 때문에 오라클 문제에 직면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탈중앙화 원칙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  (얼마전 발간된 부테린 책을 보면, 그도 이러한 문제를 알고 있으며, 그래서 탈중앙화에 대해 느슨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디파이가 코인을 이용하는 온라인 카지노에 머무른 것도 궁극적으로는 이 때문이다. 오라클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탈중앙화 오라클”이라는 형용모순적 표현이 쓰이고 있는데, 그 실상은 참여자들의 다수결로 한다, 그래도 나름 믿을만한 제3자에게 의존한다, 이런 식이다. 또 이를 자동화된 소프트웨어로 해결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그 프로그램이 탈중앙화 앱인 이상 오프체인 데이터를 다룰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또한 최근 들어서는 제도권 금융기관들이 디파이에 뛰어들고 있는데, 그 실상은 오프체인 데이터를 온체인화하는 과정, 그리고 온체인 거래의 결과를 오프체인에 적용하는 과정을 책임지고 수행하는 것이다. 즉 이들이 신뢰받는 제3자(TTP)가 되어 오라클 문제(오프체인-온체인의 연결)를 해결하되, 중간의 온체인 거래과정에서 디파이에서 개발된 코인거래 테크닉들을 활용하는 것 뿐이다. 거래의 중간단계 통합에 따른 비용의 절감 등 실용적으로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으나, 탈중앙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11월초 싱가폴 통화청이 다수 금융기관들과 협업하여 제도권 금융상품의 토큰화를 통한 개방형 블록체인에서의 거래에 성공했다고 하는데, 해당 프로젝트의 백서에서는 이들 제도권 금융기관들이 ‘trust anchor” 역할을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더이상 탈중앙화 금융이 아니다. 다만 마케팅을 위해 “Institutional DeFi” 같은 용어를 사용할 뿐이다.

기껏 용어 가지고 너무 빡빡하게 구는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전체 프로세스의 일부에서 TTP의 역할이 있더라도, 중간 거래과정은 블록체인과 스마트계약으로 이루어지니 디파이라고 부를 수 있고, 그러니 탈중앙화라고 부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 듯하다. 명칭이야 자유이니 뭐라고 할 수 없지만, 데이터 관리나 금융거래의 일부 단계를 “자동화하여” 처리하는 것을 두고 너무 거창한 명칭을 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잘되면 그것대로 좋은 일이긴 하다)  

정리하면, 오라클 문제는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 탈중앙화 네트워크가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내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코인과 토큰을 주고받는 것에 만족한다면 상관없지만, 이러한 폐쇄적인 구조를 넘어서 현실세계와 접점을 맺는 뭔가 유용한 일을 하려면 오라클 문제에 직면한다. 그러나 오라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모두 중앙화된 요소를 도입하는 것으로 귀결되며, 이 때문에 탈중앙화는 궁극적으로 한계에 직면한다. 이를 두고 “지향으로서의 탈중앙화”는 보존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실체는 일부 프로세스의 ”자동화“일 뿐이다. 그게 탈중앙화라면, ATM도 탈중앙화 금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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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다오 관련자의 글.
“Introducing existing credit assets to blockchain environments clashes with a sacred principle of DeFi, that of trustlessness. A trustless system is one who’s design obviates the need to trust another human to uphold an agreement. When lending against a crypto asset like Ether, for example, a lender can automatically seize the collateral in the case of default. Real-world assets are much messier for now (even when tokenized) — DeFi lenders will still need to lean on traditional legal and commercial processes for recovery. But just because on-chain RWAs are not “pure” does not imply that they should be avoided, quite to the contrary.

Rather than a sacrifice on the principles of decentralization, the pursuit of real-world assets represents an enhancement of what decentralization is meant to achieve: resilient, permissionless access to technology. Whereas DeFi first sought to bring credit to retail, now it must grow outside its comfort zone and do the same for business.”

https://www.nasdaq.com/articles/defis-role-in-bringing-real-world-assets-into-the-21st-century

DeFi’s Role in Bringing Real World Assets into the 21st Century

By Teej (TJ) Ragsdale - Real World Assets, MakerDAO - @Lempheter  The world of finance stands at the precipice of change. On one side, we are seeing decentralized finance (DeFi) pushing beyond crypto to make a real-world impact. Simultaneously, traditiona

www.nasdaq.com



메이커다오 국내 총괄의 발언.
“현재로선 실물 자산 담보 대출은 스마트 컨트랙트로 자동 청산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김진우 총괄의 설명입니다. 실물자산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청산 시기 등은 제3의 중앙화 기관이 개입돼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의 규제 여건과 기술 수준, 신뢰도 등 측면에서 봤을 때 아직은 완전한 스마트 컨트랙트화는 어렵습니다. 미래 어느 시점에선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이에 따라 메이커다오도 일부 중앙화 기관과 협업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928558

[B노트] "디파이 2.0, 이제는 실제 세계와 연결할 때" | 중앙일보

[출처: 셔터스톡] [소냐's B노트] 디파이가 바라보는 무신뢰 세계 "전통 금융의 신용대출은 디파이에서는 불가능하다. 무신뢰(trustless)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누구인지 질문조차 성립되지

www.joongang.co.kr


의외로 이를 중요하게 다룬 문헌이 많지 않은데, 비교적 흔치않은 사례인 이 페이퍼의 문제의식에는 적극 공감한다.
https://www.bis.org/publ/bisbull57.htm

DeFi lending: intermediation without information?

Lending platforms are a key part of the decentralised finance (DeFi) ecosystem, but their institutional features mostly facilitate speculation in cryptoassets rather than real economy lending. Due to the anonymity of borrowers, overcollateralisation is per

www.bis.org





출처

임일섭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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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어도 이해가 안되서... 읽고 읽고

단어 찾아보고 해야하네요 ㅋㅋ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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