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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정책위원회는 금융정책결정회합을 개최하고 다음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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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과 체면, 일본 스타일!

오늘 일본은행 정책위원회는 금융정책결정회합을 개최하고 다음을 발표하였다.

(1) 금융기관의 일본은행 당좌예금 중 정책금리잔고에 대해 기존과 같이 마이너스 0.1% 이자율을 적용한다.
-> 이는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채택하고 있는 (단기)기준금리 결정 정책이고, 일본은행만이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고 있다.

(2) 10년물 국채금리를 0% 근처에 두기 위해 해당 국채를 매입하며, 매입의 상한을 두지 않는다.
-> 일본은 다른 중앙은행들과는 달리 단기금리 외에 장기금리도 직접 통제하며, 이를 수익률곡선통제(Yield Curve Control, 長短金利操作)라 부른다. 10년물 국채 금리 기준선도 변경하지 않았다.

여기까지 보면 오늘 일본은행 발표는 기존과 차이가 없으며, 시장의 예측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외에 하나가 더 있다.




(3) 10년물 국채금리 변동 허용 범위를 기존 +/- 0.2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확대한다.
-> 기준점이 제로 퍼센트이므로 10년물 국채금리 밴드는 -0.25% ~ +0.25%에서 -0.5% ~ +0.5%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것은 변동폭의 범위를 아래 위로 다 변경한 것으로 그 자체로 보면 장기금리 인상 또는 하락이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그림1에서 보듯, 오늘 회합결과 발표 전까지 10년물 국채금리는 0%가 아니라 0.25% 근방에서 지속적으로 머물렀다. 일본은행의 개입이 없으면 그 이상으로 오를 금리가 일본 정부의 국채매입으로 인해 억눌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 정부의 밴드 확대가 발표되자마자 금리는 0.4%를 넘어섰다.

이러한 일본정부의 '사실상의 장기금리 인상'은 일본과 국제(특히 미국)금리와의 격차가 줄어드는 효과를 갖으므로, 그림2에 나타난대로 환율은 즉시 반응하여, 1달러로 살 수 있는 엔화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엔화 가치의 상승).

이러한 일본은행의 예상 외의 조치로 전세계 언론과 금융시장이 깜짝 놀라서 반응을 했는데, 정작 일본은행 발표문에는 '금리인상' 또는 '양적완화 후퇴'같은 표현은 찾을 수 없다. 오히려 발표문에 '수익률곡선통제와 함께하는 양적질적금융완화(長短金利操作付き量的・質的金融緩和)'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명시했고, 구로다 총재는 "이 조치는 금리인상이 아니며, 수익률곡선통제를 조정한 것은 수익률곡선통제 정책의 종료도 아니고 출구전략도 아니다. This measure is not a rate hike. Adjusting the YCC does not signal the end of YCC or an exit strategy."라고 못박기까지 했다.

일본은행은 이번 조치가 '변동폭 확대의 외관을 썼지만 사실상의 금리인상조치'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세상이 그렇게 이해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대놓고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이것이 내년 초 퇴임할 구로다의 면이 깍이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인지, 만약의 사태에 대한 면피 카드를 남긴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매우 일본 스타일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출처 : 신현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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