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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에서 재생에너지가 22년에 발전량의 31%를 담당함으로써 자타공인 에너지 전환의 리더라고 불리는 독일의 35%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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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라는 말을 하는 것 조차 조심스러운 텍사스에서 재생에너지가 22년에 발전량의 31%를 담당함으로써 자타공인 에너지 전환의 리더라고 불리는 독일의 35%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2010년에 불과 8%였는데 12년 만에 4배가 증가를 했네요!
반면에 원전은 13%에서 10%로 줄었고 무탄소 전원이 41%나 되는군요…

공화당의 텃밭이고 미국내 화석연료의 주 생산지인 텍사스가 어떻게 이렇게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변화될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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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쉐일가스 채취에 전기가 많이 필요한데 전선을 끌어오고 하기도 힘들어서 석유 회사들이 태양광을 많이 설치하고 있다는 기사가 2020년에 나온 바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텍사스는 규제가 약해서 인허가도 쉽게 나와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자동차 직판매 조차 허용하지 않는 텍사스에 공장을 지은 이유도 인허가가 쉽게 나기 때문이라고 일론 머스크가 인터뷰에서 얘기한 바 있습니다.

https://www.ft.com/content/21fd91f2-7271-11ea-ad98-044200cb277f

내가 알던 재생에너지는 이런것이 아니었다.

90년대 초반 재생에너지를 처음 접하면서 내 스스로 만든 이미지는 전력수요가 많지 않은 곳에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가고 이것을 통해 off grid를 이뤄내어 뭔가 다른 가치를 가진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재생에너지는 기존의 발전소를 1:1로 대체하는 그런 거대한 존재가 되어갔다. 풍력터빈의 거대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게 과연 맞는 길일까 하는 생각이 들곤한다.

변동성이 높은 재생에너지 특성상 규모가 커지면 그만큼 단일전력망에 가해지는 리스크는 늘어난다. 국토면적이 좁고 전력망을 공유할 수 있는 이웃이 없는 입장에서 화석에너지에 기반한 아주 효울적이고 잘 가동되는 전력망에 의존하는 우리는 남들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시도해봐야한다.

농촌과 소도시, 단독주택이 많은 곳에서부터 태양광과 ess를 조합하여 off grid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가고 수소생산이 용이한 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한 곳에서 수소인프라를 구축하고 전력의 외부의존도가 높은 곳은 추가적인 요금을 지불하는 비용체계 변화도 병행해야한다.

재생에너지 시설용량이 모든것의 핵심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바라보면 좋겠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떤 분들은 직접 대화를 해 봐도 대화가 간단명료합니다. 돌아가지 않고 핵심을 바로 다룹니다.

JP 모건은 최신 보고서에서 에너지 업계의 오랜 화두를 돌아가지 않고 다룹니다. "에너지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서 재생에너지 위주로 빠르게 개편되는 것 아닌가?"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꾸듯이 태양광과 풍력, ESS가 에너지 세상을 바꾸는 것 아닌가?" "재생에너지 업계에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JP 모건의 답이 아래 두 그래프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그럴 수도 있지만, 아직 뚜렷한 조짐이 없고, 시기 상조라는 것입니다. 지난 20년간 풍력과 태양광의 전세계 1차 에너지 공급 중 비중은 20배 이상 늘었지만 여전히 5% 수준이며, 전기차의 비중은 운행 총 차량 중 여전히 2% 미만이라는 것이죠. 화석에너지 업체의 평균 주가 수익률도 코로나 시기 대폭락했다가 지난 1년 사이 다 회복하고 이제는 2배 정도 outperform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탈탄소 에너지 공급망 건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절대적, 도덕적 명제/과제라고 생각하며 절박한 심정에서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이 보기에 이런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의 냉정한 분석이 참을 수 없는, 부도덕한 행태라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민주주의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결국 다수 대중이 탈탄소 에너지 공급망과 새로운 에너지원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술 혁신, 시장 경쟁, 환경 비용 반영 등의 노력을 배가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보고서가 옳지 않다, 부도덕하다고 비난하는데서 그쳐서는 안됩니다.

국제 연료비 변동에 따라 전기요금이 매월 바뀌고, 내가 사는 아파트 옥상과 외벽에 태양광 패널을 깔고, 자주 놀러가는 해수욕장 먼 바다에 풍력 단지가 설치되고, 전기차 충전소를 주차장에 신규 설치함에 따라 주차 요금이 올라간다는 식의 변화를 감수하지 않으면 화석에너지 퇴출은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화석연료는 인프라 구축 비용이 필요 없고, 새로운 에너지원은 인프라 구축을 해야 하므로 전환 경쟁은 치열하고 지루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더욱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현 시대의 대량생산-대량소비 문명을 보존하면서 에너지 전환을 하려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말입니다. 연간 100억벌의 옷이 만들어 지는데, 그 중 30%는 단 한 번도 사용되지 않고 바로 폐기/소각된다고 합니다. 또한 OECD 국가의 시민들은 하루 평균 100kg의 자원을 소비한다고도 합니다. 과거 1억년의 햇빛 에너지가 농축된 저렴한 화석연료를 펑펑 쓰고, 자원을 버리고 낭비하는 현대 문명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날카로운 투자자 보고서를 기대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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