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관련 이슈에 대해 일단 오늘까지의 내 생각을 정리해본다.
1, 나는 이상민 장관과 윤석열 정부가 경찰국 설치를 시행령에 근거하여 진행하는 것에는 부정적이고 비판적이다. 마치 검수완박의 내용 자체에도 문제가 있지만 헌법적 내용까지 깊이 관련된 법안을 그렇게 졸속적이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과정과 절차 등에 비판적이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경찰국 설치는 시행령으로 처리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물론 의회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법을 바꿔주지 않을 거라는 점은 고려사항이지만)
2. 하지만 국가경찰위원회가 적어도 현재의 의결 자문 성격의 체제로는 대안이 되기 힘들다고 본다. 그래서 경찰에 대한 문민통제와 규율에 대한 제도적 방안이 절실하다. 검수완박 폭주가 만들어놓은 공백이다. 심지어 황운하는 수사권의 공백지점에 대해 비워두어도 문제 없다고도 했었다. 설마 경찰청이라는 조직을 수사권, 치안과 범죄 예방 등의 시민과 밀접한 업무에 대해 누구의 간섭과 통제, 지휘도 받지 않는 자신들만의 성으로 생각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3. 경찰국 설치에 대한 부정적인 것과는 별도로 비공식적으로 진행되고, 해산 지시에도 불응했던 경찰서장 회의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와 위기감을 가진다. 이건 콩가루 나라로 가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고 본다.
4. 여기서 논점이 하나 있는데, 원래 경찰서장 회의에 대해 제지하지 않았고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회의 후 식사를 하면서 회의 내용에 대해 보고를 받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는데, 만약 윤희근이 그런 태도를 취했다가 이상민 등 윗선의 지시와 압박에 의해 입장을 번복하고 해산 지시 등을 내린 것이라면 이것은 윤희근의 기회주의적 태도 및 권력의 경찰에 대한 관료적 통제 의도라고 비판 받을 행태라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총경 회의가 사실상의 준 의사수렴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당사자들도 생각했고 윤희근이 그런 시그널을 줬다고 한다면 쿠데타, 대기발령 등의 진압 방식의 대처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4-1 이것과는 별도로 윤희근이 류삼영에게 해산 지시를 내렸는데(그 전후의 모호함과는 별개로 정식 지휘를 했다는 점에서), 그것을 류삼영이 무시하고 나아가서 회의 참석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은 별개로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이게 윤희근의 가장 최근 입장이다.
5. 공무원의 결사의 자유, 의사 표현의 자유라는 지점과 군경(군대와 경찰)이라는 무력집단의 특수성에서 일정한 제한을 받아야 한다는 점의 관계를 살펴야 한다, 나아가서 군대와 경찰 모두를 그 권리에서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경찰직장협의회 등의 행동과 발언은 보장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무력 행사의 실질적 권한과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갖고 있는 군대와 경찰의 지휘라인에 대해서는 집단행동 금지, 상명하복, 지휘 규율과 기강 등의 원칙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경찰서장급 회의는 경찰직장협의회의 행동과는 구분되고 규율되어야 한다고 본다.
6. 내가 이번 사태를 보면서 느낀 위기감과 두려움은, “검사와 판사는 집단행동을 하는데 우리 경찰은 경찰서장 회의도 못하고 주도인물을 대기발령시키는 것은 경찰에 대한 무시, 굴종을 강요하는 폭력 아닌가? 참아서는 안된다. 이제는 총경 회의를 넘어 경감 경위 등의 회의로, 나아가서는 13만 경찰회의를 추진하고 우리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논리가 확산되고 있고, 마치 이게 민주주의인 양 취급되는 분위기이다. 그리고 이런 논리는 정확하게 군대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정서법이고 논리이다. 선출된 정부의 방침에 대해 경찰과 군대라는 집단이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항명하는 사태를 뭐라고 불러야 하나? 민주노총 등 노동자의 총파업 같은 시민들의 쟁의행위라고 봐야 하나.....선출된 정부 방침과 지시에 경찰과 군대가 집단적으로 항명하여 뒤집는 것은 둘 중의 하나이다. 쿠데타적 시도이거나 혁명과 반란의 시도이거나....
(입만 열면 검찰의 쿠데타. 검찰공화국 운운하는 이들이 총을 안들었는데 어떻게 쿠데타냐고 하는 소리를 들으면 조소가 나온다^^)
6-1 사법기관인 법원, 준사법기관인 검찰, 행정부의 일원이면 특수집단인 경찰의 성격 규정 문민통제, 민주적 견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등에 대해 다시 논의하고 재정립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는데....이 논점은 지루한 토론을 반복할 뿐이어서 오늘은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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