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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

계속오른다 vs 이제는 또 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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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8월 2째주 앞두고 지난 7월부터 오르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이 더 오를지 아니면 떨어질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10년 S&P 500, NASDAQ PER 주가배수율 추이와 빨간색 수평선은 NASDAQ 검은색 수평선은 S&P 500 평균치 그리고 지금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S&P 500 4,145는 평균치보다 약간 낮고 NASDAQ 12,657은 평균치보다 약간 높다. 이를 근거로 더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 그러나 한편, (오른쪽 차트는) NASDAQ 지수 대비 거래량을 비교하며 거래량 추이를 볼 때 NASDAQ 주식시장이 곧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 <G2 INVESTOR> 시각은 이도저도 아니고 9월 21일 미국 중앙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가까워지는 시점까지는 오르고 그 다음은 그 때 가봐야 알 수 있다. 단기적으로 지금은 거시경제 변수가 주식시장을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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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실력을 가지고 초보니 고수니 나누는 걸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명백하게 구분되는 레이어가 존재하고, 그 레이어의 관점에서 최근에 느낀 위화감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 끄적여본다.

초보자: 세상을 확률론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걸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그런 관점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 대부분의 투자자가 여기에 속한다. 아무리 지식과 경험이 많이 쌓여도, 이들이 하고자 하는 건 홀짝 맞히기 게임일 뿐이다.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같은 내용으로 대화하는 것 같으면서도 대화의 결이 영 이상하게 흐른다. "좋은 쪽으로 보자면 이럴 수도 있고, 나쁜 쪽으로 보자면 이럴 수도 있겠네요."와 "그래서 둘 중 어느 쪽인데요?"가 반복된다.

중요한 건 홀짝 맞히기가 아니라 비대칭적인 손익비다. 맞힐 확률까지 계산해낼 수 있으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그건 대충 반반으로 해두는 게 안전하다. 확률을 건드리는 건 가치평가에서 할인율을 건드리는 것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위험하다. 손익비의 중요성은 워런 버핏과 소로스가 공유하는 핵심 사고 체계다. 버핏의 절친 멍거도, 버핏의 스승 그레이엄도 그 사고를 공유한다. 중요한 건 홀짝을 맞히는 게 아니라, 맞혔을 때 버는 돈이 틀렸을 때 잃는 돈보다 큰 게임을 가능한 많이 찾아서 베팅을 분산시키는 일이다.

이런 사고방식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초보자다. 이런 사람이 성과가 때때로 좋을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일수록 그 성과를 온전한 자기 실력으로 착각하여 베팅금액을 더 늘리다가 망한다. 아주 운이 좋다면 그 좋은 성과가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도 있지만.

단일시행의 결과에 무작위성이 크게 작용하는 시스템에서 운과 실력이란 무엇인가. 운의 영역을 줄이는 게 실력이 아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착각하는데, 그건 가정에 모순된 대답이다. 확률분포를 계산하고 다수시행이 가능하게끔 베팅비율을 조절하는, 그 의사결정 과정을 갖추었느냐가 실력이다. 주사위를 던지기 전에 이미 실력은 결정되어있다. 주사위의 결과값이 1이 나오든 6이 나오든 중요하지 않다.

중급자: 위 사항을 체계적으로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직관적으로 뭔가 이 바닥은 '잘난척하면 안 된다', '언제나 틀릴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내가 잘하는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 등의 태도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사람들이다. 나름 자신만의 원칙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한다. 흔히 말하는 '투자 철학' 운운하는 단계가 이 지점이다.

어떤 원칙이 왜 작동하는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대충 통한다는 건 안다. 문제는 이 원칙을 지나치게 고수하느라 좋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고, 자기의 '철학'에만 빠져서 명백히 잘못된 의사결정임에도 불구하고 틀린 점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 '사람이 유연해야지'라며 새로운 원칙을 시도하다가 잘 된 경우 '고수'가 되었다는 착각에 빠지지만 그건 고수가 된 게 아니라 초보자와 중급자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과정일 뿐이다.

초보자 단계를 넘어서기가 상당히 어렵긴 하지만, 중급 단계에 들어서는 사람이 그렇게 적진 않다. 주변에서도 꽤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절대 빈도로 따지자면 기관투자자보다 개인투자자 중에 오히려 이 영역에 접어든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기관투자자나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개인투자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득하고, 정보를 소화하고 가공하는 데에 쓰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오히려 세상을 확률적으로 바라보기가 어려운 걸까.

고급자: 확률적인 의사결정이 습관화되어있기 때문에, 웬만한 일에 당황하지 않는다. 몇 가지 단순한 원칙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 같아보이기 때문에 중급자와 구분하기 어렵고, 별로 아는 게 많아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중급자들처럼 정보를 함부로 쳐내지도 않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정보를 침소봉대하지도 않는다. 세상의 변화에 귀와 눈이 열려있으면서도 포지션 변경은 신중하다. 대단히 '철학' 같은 걸 주장하지도 않는다. 대단히 '남과 다르게' 움직이는 것에 신경쓰지도 않는다. 그저 본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걸 사고 나쁘다고 생각하는 걸 판다. 때때로 틀리고, 상당히 많이 틀리기도 하지만, 언제나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고, 지나고 나면 결국 승자가 되어있다.

그런 사람은 전 세계에 몇 없다. 그런 사람이 있다 한들, 그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타인이 알기도 어렵다. 내가 아는 바로는 워런 버핏, 필립 피셔, 조지 소로스 같은 사람이 그런 사람이다. 본질적인 질문을 끝까지 던지면서도 그 대답을 현실과 조화시킬 줄 아는 사람들.

문제는 이런 레이어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인 데다, 이 레이어가 있다 한들 방금 이야기한 대로 두 번째 레이어에 도달한 사람도 희귀하며 세 번째 레이어에 도달한 사람은 전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매체에서 '고수'라고 등장하는 사람들이 이 빈 자리를 채워버린다. 이들의 실상은 단지 많은 경험과 지식이 쌓인 사람일 뿐이다. (그나마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그리고 그들을 추종하는 사람들도 나름의 경험과 지식이 쌓여가고, 스스로가 중수, 혹은 고수의 반열에 올랐다고 착각한다.

이 바닥은 전체의 일부에게 무작위적으로 좋은 성과를 안겨주는 곳이기 때문에, 스스로가 어느 정도 '레벨'이 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성과를 얻기도 한다.

전문 용어를 많이 알고 산업 공부를 열심히 하고 국제 정세와 매크로 이슈에 해박하다고 해서 상위 레이어로 올라갈 수는 없다. 예측력이 아주 약간 좋아질 수는 있지만, 예측 게임에 머무르는 한 그는 여전히 초보자다.

이들에게 확률분포, 기댓값, 할인율, 장기 기대수익률 같은 이야기는 교과서에서나 등장하는, 실전 경험이 부족한 어린 아이나 학계 종사자들이나 쓰는 용어라고 간주한다. 예전에 다 배워서 '안다'고 착각하는 건 더욱 가관.

뭐 어쨌거나 이 바닥은 말보다는 성과로 승부를 보는 곳이고. 결국 자기 관리 잘하는 놈이 살아남는 판이다. 아무리 주저리주저리 썰을 풀어봤자, 결국 성과가 저조하면 아웃이다. 다행히도, 이런 썰이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듣는 사람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돈벌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나나 잘하자.

ps. 그냥 끝내기 아쉬워서 책 한 권 추천. 다부치 나오야의 '확률적 사고의 힘'. 확률적 사고를 가장 쉽게 설명한 책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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