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미국처럼 어떻게든 살아나려고 발버둥치네요
생각보다 다양한 전략을.잘 쓰는것같기도....
오건영님 시장리뷰 ㅣ 오늘은 간단히 중국에 대한 말씀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올해 초부터 중국에서는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경기 부양 관련된 얘기들이 흘러나오는 듯 합니다. 지난 해 코로나 봉쇄 이후 경기가 워낙에 부진했는데요… 과거에는 인프라에 재정을 지출하고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리면서 부양을 하곤 했죠. 다만 부동산을 통한 경기 부양은 생산성을 제고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한계에 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성장이라는 것은 기존의 성장세보다 더 큰 성장을 필요로 하는데요, 그러려면 과거보다 부동산 부양의 강도가 훨씬 더 강해져야 합니다. 부동산 버블이 더 심해질 뿐 아니라 중국 내 부동산 관련 부채가 훨씬 더 많이 늘어나는 문제가 생기죠.
지난 해 헝다, 혹은 벽계원 등을 그로기로 몰고가면서 부동산 경기 부양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려던 중국이었죠. 대신 이구환신과 같은 정책을 쓰면서 과거에 쓰던 오래된 물건을 새 것으로 교환할 때 보조금을 주는 형식의 소비 경기 부양에 포커스를 두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금융 시장의 개방 혹은 국제화에도 어느 정도 힘을 주고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쪽은 눈에 밟히는 듯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부동산 문제가 아예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이미 초토화가 되어 있는 상황이기에 일정 수준 관리가 필요할 수 밖에 없겠죠. 중국도 부동산 쪽을 어느 정도 정리하려는 듯 하네요.
그런 일환으로 준비되고 있는 것이 중국 정부의 특별국채발행입니다. 1조 위안 정도의 특별 국채 발행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게 20~30년의 장기 채권입니다. 이렇게 긴 채권을 발행해서 중국 정부는 재정 자금을 확보하게 되는데요, 이 자금을 지방정부에 지원을 해줘서, 지방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단기 부채를 상환하게 해주거나… 혹은 직접 인프라 투자를 집행하면서 부동산 쪽의 분위기를 돌리는데 쓰려고 하는 거겠죠. 초장기 채권을 발행해서 단기채권을 상환하게 되면 결국 단기 부채가 장기로 연장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부채를 갚는 게 아니라 만기를 아주 먼 미래로 미루어버리게 되는 겁니다.
두번째는 모기지 금리의 하한을 없애면서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모기지 금리를 정하도록 했죠. 최근 중국 국채 10년 금리는 1년 전에 비해서 보다 크게 하락해있습니다. 10년 기준으로 2.3%에 불과한데요, 미국 10년 금리가 4.4%가 넘는 것에 비하면 정말 반토막 수준이죠. 이런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금리 하단이 있다보니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은행들이 자율적인(?) 경쟁을 통해 모기지 금리를 정하라고 한 것을 보면… 모기지 대출 금리를 실질적으로 낮추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모기지 대출 금리를 낮출 뿐 아니라 주택을 매입할 때 기본적으로 납입해야 하는 자기 돈.. 즉 다운페이먼트를 줄여주었죠. 특히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제한을 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 이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낮추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서게 됩니다. 그럼 주택을 매입할 때 자기 돈을 적게 가져가도 되구요, 모기지 금리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대출에 대한 부담 역시 한결 덜게 됩니다. 낮은 금리에 적은 돈으로 집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거겠죠.
그리고 정부 차원에서의 미분양 주택 매입 소식 역시 들려옵니다. 너무 많은 악성 미분양이 있다면.. 이를 제거하지 않으면 아무리 금리가 낮아도… 부양을 해도 그 효과가 낮을 수 밖에 없죠. 그렇지만 이렇게 정부가 나서서 어느 정도 자체 매입을 해주면 시장은 부담을 한결 덜게 될 겁니다. 이렇게 해서 부동산을 살리려는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1~2개월 전에는 시진핑의 양적완화 설이 한 번 회자된 적이 있죠. 워낙에 많은 부양책들이 쏟아지니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인데요.. 이번에는 부동산 쪽에 포커스를 맞춘 부양책들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의 문제가 얼마나 큰데 이 정도로 해결이 되겠느냐… 1조 위안으로는 택도 없다.. 이런 반론을 제기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다만 제 경험 상 부양책은 이럴 때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째는 절대 이런 형태의 부양은 안할 것이다… 라는 시장의 기대… 약간의 절망이 형성되어 있을 때 그런 형태의 부양을 하게 되면 분위기가 바뀌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부동산 쪽을 부양할 일은 없을 거야.. 라고 했는데… 부동산 부양 분위기로 접어들기 시작했죠. 이런 점에서 이번 부양책의 의미를 논할 수 있겠죠. 판을 바꾸기는 어려워도 적어도 당국이 부동산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라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도 관심을 갖겠죠. 참고로 이번에 미국 정부의 바이백은 규모가 15bil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런 정책을 고민한다는 것 자체에 시장은 반색을 하곤 하죠. 향후 효과가 있으면 더 진행할지 누가 알겠습니까..ㅎㅎ
다른 하나는요… 시장이 기대하는 것.. 그 이상의 부양책을 쓸 때 효과가 나곤 합니다. 금융 위기 때 버냉키가 초점을 맞추었던 얘기죠. 시장이 예상하는 것.. 그 이상의 대책으로 양적완화를 했구요… 코로나 당시에는 양적완화를 넘는 무제한 양적완화 및 일정 수준의 질적 완화 분위기까지 형성해주었던 바 있습니다. 시장은 “맨날 하던 거쟎아..”라는 생각을 하다가… “이건 뭐지??”라는 느낌을 받을 때 행동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죠.
일본 역시 아베 신조가 처음 들어왔을 때 일본은행의 시라카와 총재를 압박하면서 양적완화를 하되 “2% 물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라는 공언을 하면서 진행할 것을 말합니다. 그냥 돈 풀게요… 와…. 2% 달성할 때까지 풀게요… 는 전혀 다른 얘기죠. 중국 입장에서 짜잘한 부양책으로 일관하기 보다는 무언가 시장의 예상을 넘는 것이 나온다면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맥락에서 중국이 변화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겠죠.
다만 이런 중국의 부양책도 타이밍이 보다 중요합니다. 미국과의 금리차와 미국과의 성장 격차 역시 고려해야 하겠죠. 향후 에세이에서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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