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 시장리뷰 ㅣ 어제 중국의 부양책이 어떤 순간에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말씀을 적어야 하는데.. 이게 분량이 좀 됩니다.. 그래서 각잡고 적어두려고 하는데요… 일본 쪽에서 더 재미있는 이슈가 나왔네요… 오늘은 일본 얘기를 조금 더 해드리고.. 내일 특별한 게 없으면 중국 얘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일본에서 두가지 기묘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죠. 우선 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주식 시장이 조금 고전하는 모습입니다. 보통 엔 약세가 나타나면 일본 주식 시장이 고공비행을 하곤 하는데요… 최근에는 41000선을 넘어선 이후에는 고전하는 모습이죠. 이유가 뭘까… 그런 고민을 해보게 됩니다. 우에다 총재는 엔 약세가 일본 경제에 좋다는 얘기를 하곤 했죠. 그런데요.. 최근에는 엔 약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면… 이건 고려해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런 거 있죠.. 과유불급… 엔 약세는 좋지만 너무 과도한 엔 약세는 좋지 않다는 겁니다.
전일 일본의 무역 수지가 발표되었는데요.. 무역 적자 규모가 시장의 예상을 넘어섰습니다. 수출보다는 수입에서 터진 듯 한데요…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올라온 상태에서 엔화가 워낙에 약하니까.. 달러 표시로 된 에너지를 수입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올라간 탓이죠. 엔 약세가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주고… 보통 엔 약세가 수출을 자극해서 무역 흑자를 끌어올리곤 하는데.. 여기서는 얘기가 좀 달라진 듯 합니다.
보통 특정 기업의 부채가 있는 것은 좋은 걸까요.. 나쁜 걸까요? 부채를 통해서 보다 많은 레버리지를 낼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게 없겠죠. 그런데요… 부채도 일정 수준을 넘기게 되면… 부채 비율이 너무 과하면 갑자기 그 부채가 독이 되면서 그 기업의 성장을 짓누르게 되고.. 투자자들은 걱정하기 시작하죠. 네.. 환율도 비슷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정 수준까지는 호재일 수 있지만… 너무 과하면.. 그게 되려 독이 될 수도 있죠. 혹은 엔 약세에 대한 일본은행이나 정부의 스탠스가 바뀌면서… 당장은 엔 약세라고 해도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컨센이 형성될 때에는… 위와 같은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애니웨이.. ‘엔 약세 = 일본 주가 상승’이라는 패턴이… 지금은 잘 안맞아 떨어지는 듯 합니다.
두번째로… 일본의 시장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죠. 일본의 10년 국채 금리는 장중에 1.0%를 넘어섰더랍니다. 1.0%는 YCC의 상한에도 해당이 되는 금리이구요… 지난 번 1%로 YCC의 상한을 높일 때 금리가 0.9%를 넘어서니까 일본은행이 사력을 다해 국채를 매입하면서 방어를 하려고 했었죠. 그런데.. 이제 1.0%가 열린 겁니다. 그리고 이 금리 레벨로 올라온 건 일본의 경우 2012년 이후 처음인데요… 2012년은 아베노믹스가 시작되던 때죠. 아베노믹스 시작 시기의 금리 레벨로 되돌아간 겁니다.
일본의 30년 국채 금리는 2.1%에 육박했습니다. 과거 챠트를 보면 2011년 초 수준의 금리로 되돌아간 겁니다. 2011년 3월에 동일본대지진이 있었는데요… 그 이전의 금리로 되돌려진 것이죠. 일본의 시장 금리가 최근에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겁니다. 지난 해에도 일본 시장 금리가 뛴 적은 있었지만.. 당시에는 미국 금리가 워낙 빠르게 오르면서 거기에 밀려 올라온 케이스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금리가 준동하지도 않는데.. 일본 금리가 뒤늦게 빠른 상승 기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채권 시장이 일본은행의 속내를 이렇게 해석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기존에는 엔 약세를 선호했던 일본입니다. 그런데.. 엔 약세가 부담스러운 것이죠. 엔 약세를 막으려면 외환 시장 개입을 하거나.. 혹은 금리를 인상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외환 시장 개입을 하면 외환 보유고에 있는 미 국채를 팔고 그렇게 받은 달러를 외환 시장에 내다 팔게 되죠. 미 국채의 매도가 나타나는데 대해 옐런 재무장관이 불편함을 토로하셨던 바 있죠. 개입 함부로 하지 말라구요… 그럼 환율 방어를 통해 엔 약세를 막는 것은 쉽지 않은 겁니다. 그럼 금리를 끌어올리는 수 밖에는 없겠죠.
일본은행은 엔 약세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일관하다가… 옐런 재무장관의 발언과 기시다 총리와의 회동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죠. 엔 약세가 물가를 자극한다면 엔 약세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말합니다. 그럼 금리의 상승을 일정 수준 용인해야 하지 않을까요? 외환 시장 개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니까요… 그래서 예전보다 채권 시장에서 국채 금리 상승을 조금은 용인하는 듯한 스탠스를 보이자.. 이를 눈치 챈 채권 시장이 금리를 주욱 밀어올리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아베노믹스는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해 금리를 바닥에 붙이고 엔화의 공급을 늘리면서 엔 약세를 만들었죠. 저금리와 엔저를 통해 주식 시장에도 훈풍을 만들어내었던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지난 1개월 정도는 엔저가 제한이 되고 있죠. 달러 당 160엔에서 뚜껑이 눌리는 모습입니다. 단기로 추가로 상승할 수도 있겠지만 엔 약세에 대한 일본 당국의 대응은 보다 강하게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현재 레벨에서 엔 약세, 즉 달러엔 환율의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지겠죠. 그리고 낮았던 금리도 어느 새 올라와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식 시장도 조금은 숨고르기를 하고 있죠. 최근의 분위기와는 다소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엔저, 저금리, 그리고 주가 강세.. 라는 세가지에서 약간 다른 흐름이 엿보입니다. 일본 내에서 조금씩 변화의 기미가 보이는 것일까요?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세가 제한되는 상황에서..(연준도 국채 금리가 치솟는 것에 대해서는 22년 10월, 23년 10월, 올해 4월에 한 번씩 막아줬던 바 있죠) 일본의 금리 상승이 용인이 된다면… 양국간의 금리차로 인한 엔 약세 분위기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도 있겠죠. 일본 당국이 일본 시장 금리의 상승을 용인한 것처럼… 어쩌면 일정 수준의 엔 강세를 용인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아직은 약간의 징후 정도로 보이지만… 어쩌면 변화의 시작일 수도 있겠죠. 조금 더 체크해보면서 생각해보시죠.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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