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 글 ㅣ 정말 금융 시장 이슈가 무궁무진한 듯 합니다. 트레이드 하시는 분들께 트럼프는 변동성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변동성이 큰 만큼 변수가 다양하니 다루어야 할 얘기들도 정말 많은 듯 합니다. 우선 다들 뛰어오르는 원달러 환율과 미국의 독주… 그리고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관심이 많으신데요… 그 사이 나타났던 큰 변화 몇 가지를 짚어보면서 환율에 대한 말씀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토요일 새벽 뉴욕 증시는 전체적으로 강보합세로 마감했죠.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4.4%를 넘어선 이후 한동안 숨고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4.5%를 단숨에 뛰어넘는데 에너지가 더 필요할 수 있겠죠. 그리고 너무 빠르게 뛰는 금리를 좌시하겠느냐… 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10년 금리의 상승세가 너무 빠르다.. 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어느 새 미국 2년 국채 금리가 크게 올라왔네요. 현재 4.38%입니다. 10년이 4.41%인데… 2년이 4.38%면…. 아.. 장단기 금리차가 불과 0.03%, 즉 3bp 수준으로 붙어버렸네요. 자칫하면 재역전이 나오는 건가요? 한 때 역전을 해소한 직후 장단기 금리차가 20bp이상으로 확대되었는데…. 어느 새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단기 금리가 뛰어오른 이유… 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로리 로건을 주목해서 보고 있는데요…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요.. 이 분이 지난 10월 중순… 연준의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있음에도 Higher for Longer에 대한 부담으로 10년 국채 금리가 5%까지 뛰어올라오자 황급히 발언을 하죠.
기준금리가 멈춰있더라도 시장 금리가 과도하게 오르면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에 긴축 효과를 주면서 경기 둔화를 낳을 수 있다라구요… 시장 금리의 상승을 연준이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겁니다.
그리고 불과 2주 정도 후인 11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이 등장해서 이제 기준금리 인상은 끝났다~~~~라고 말했죠. 아직도 한 두차례 추가 인상의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주장을 불과 1개월도 안된 기간이 뒤집고 이렇게 던졌던 겁니다. 시장이 깜놀했구요,… 5%를 찍었던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크게 하락해서 불과 1개월여 만에 3.7%까지 급전직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10년 국채 금리.. 즉 시장 금리가 뛰어오르면서 어느 새 4.5%에 육박했죠. 그런 면에서 로리 로건이 뭐라고 하는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었더랍니다. 중요하니까 코멘트 꼼꼼히 읽어보시죠.
“로건 총재는 최근의 미국 채권 금리 급등세가 경제 발전에 부담을 안겨 연준이 금리를 더 내려야 할 수도 있다며 다만 최근 증시를 포함한 여타 자산 시장의 랠리가 채권 금리 급등세를 진정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에 부담을 주지도 자극하지도 않는 '중립 금리' 수준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현재 더 높을 수 있다면서 "정확히 수치화 하기 어렵지만 일부 측정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 금리는 이에 근접해있다"고 부연했다.
로건 총재는 미국의 노동시장은 일부 지표가 약화 징후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균형잡힌 상태에 가까워지거나 점진적으로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그는 "미국 경제와 소비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강조하면서 지역 경제인들의 말을 인용 "경제 하방 위험이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연합인포맥스, 24. 11. 14)
느낌이 어떠신가요? 우선 첫문단부터 임팩트가 세네요. 우선 최근의 시장 금리 상승이 실물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합니다. 만약 지난 해의 패턴이라면 시장 금리의 상승을 막기 위해 움직일 것임을 뒤에서 시사해야 했겠죠. 그런데요.. 이번에는 얘기가 다릅니다. 국채 금리가 뛰어올라도 실물 경제의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스스로 달래고 있죠. 가장 큰 이유로… 자산 가격의 급등을 설명합니다. 그렇죠. 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생겨난 소비 여력이 국채 금리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침체로 연결되는 루트를 차단한다는 의미가 될 겁니다.
그렇다면 이 정도 금리 수준을 실물 경제가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는 의미 아닐까요? 그렇다면 실물 경제가 큰 부담 느끼지 않고 견뎌낼 수 있는 금리… 즉 중립 금리의 레벨이 예전보다 올라와있다고 볼 수 있겠죠. 로건 총재는 어쩌면 그 중립금리 레벨은 지금의 연준 기준금리 수준인 4.5~4.75%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발언합니다. 중립금리까지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기조가 강했는데… 거의 그 레벨에 왔다는 얘기인 즉슨… 기준금리 인하가 거의 끝났다는 의미인가요? 그럼 정착지가 거의 다가왔으니 금리 인하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맞다는 의미가 될 겁니다.
그 영향을 반영하면서 연준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크게 바뀌었죠. 12월 금리 인하 확률이 52%입니다. 동결 확률이 48%라는 얘기죠. 요즘 유행하는 단어로 인하와 동결의 가능성이 이븐하게 바뀌었죠. 불과 2~3주 전만 해도 추가 인하 가능성이 80%를 넘었는데요… 보다 큰 충격은 내년의 흐름입니다. 내년 말까지 보면 4.0~4.25% 수준에서 인하를 멈출 확률은 48%로 보고 있습니다. 3.75~4.0%이하로 내릴 확률이 52%라는 얘기죠. 다시.. 현재 기준금리가 4.5~4.75%입니다. 만약 4.0~4.25%을 내년 말까지 예상한다는 얘기는.. 이제 추가로 할 수 있는 금리 인하가 2차례 밖에 되지 않는다는 얘기죠. 연준의 느린 금리 인하, 그리고 제약적인 금리 인하를 반영하면서 2년 국채 금리는 크게 뛰어올랐죠. 그리고 이렇게 뛰어오른 금리가 지속적으로 실물 경제에 부담을 줄 겁니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 미국은 고금리의 제약에.. 그리고 글로벌은 관세의 제약에 흔들릴 수 있죠. 그런 성장의 제약은 10년 국채 금리의 상단을 누르는 역할을 할 겁니다.
그럼 장기 금리가 눌리고 단기 금리가 올라오니.. 장단기 금리 재역전의 가능성이 커지는 거겠죠. 결국 미국 10년 금리보다 2년 금리가 더 많이 오르는 것이 또 다른 변화를 주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돌아온 미국의 장단기 금리의 역전… 눈여겨 볼 지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미국 10년 금리가 2년보다는 덜 올랐어도 다른 나라 10년 금리보다는 훨씬 더 올랐죠. 현재 미국 10년과 한국 10년 금리차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져있습니다. 이는 달러원 환율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죠. 미국 국내적으로는 장단기 금리의 역전이 이슈가 될 수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다른 국가들과의 금리차가 보다 확실하게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 만의 성장이 이어지면 이 둘의 금리차가 보다 크게 확대되면서 달러 초강세가 되는 걸까요? 계속해서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트럼프 1기와 2기의 차이점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이미 1기에서 트럼프를 겪어봤다는 점입니다. 그래서인지 각국이 대응에 나서는데요… 적어도 환율 면에서는 조금 다른 스탠스를 취하는 듯 합니다. 우선 유로존으로 가보죠. 10월까지는 인플레이션의 리스크를 생각하면서 점진적 금리 인하를 말하던 ECB 내부에서 변화의 기운이 감지됩니다. 코멘트를 들어보겠습니다.
“ECB 부총재, ‘유로존 성장 예상보다 약해’”(연합인포맥스, 24. 11. 7)
“ECB 부총재, ‘위험 균형, 인플레에서 성장으로 이동했다’”(연합인포맥스, 24. 11. 19)
“’비둘기’ ECB 집행이사 ‘금리 더 내려야… 미 관세 상당한 부담’”(연합인포맥스, 24 .11. 16)
네.. 인플레이션보다는 성장 쪽에 포커스를 두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죠. 성장에 무게를 둔다면 금리를 더 인하해야 되겠죠. 그리고 미국 관세로 인한 성장의 충격을 커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지난 주 발표된 ECB 보고서에는 이런 스탠스를 보다 강하게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보시죠.
“전 세계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경제가 위협받고 있다고 유럽중앙은행(ECB)이 2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ECB는 이날 하반기 금융안정성보고서(FSR)에서 이제 유로존의 최대 위협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아니라 저성장이라고 못 박았다.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미 우선주의와 보호주의를 강조하며 고강도 관세정책을 펼치겠다고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세계 교역 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ECB 보고서가 나왔다.(중략)
ECB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승리가 상황을 악화시킬 것으로 비관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보호주의 경향이 더 강화되면서 전 세계 성장과 인플레이션, 자산 가격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파이낸셜뉴스, 24. 11. 21)
첫문단에서 물가보다는 성장이 두렵다고 말하죠. 네.. 추가 금리 인하의 시그널을 강하게 던진 겁니다. 그리고 두번째 문단에서는 그 원인으로 무역 긴장과 보호무역의 경향이 이런 성장의 하방 위험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언급하죠. 네.. 트럼프 취임 이후의 관세 분쟁 등에 대비해서 금리 인하를 위한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앞서 연준 로건 이사의 경우 금리 인하는 느리면서도 제약적이라고 했는데요.. 반대로 ECB에서는 빠른 금리 인하, 더 많은 금리 인하를 말하고 있죠. 그럼 미국은 덜 내리고 유럽은 많이 내리게 되는 셈이니… 양국간의 금리차가 벌어지게 되지 않을까요? 네.. 그럼 미국 금리는 많이 높고.. 유럽 금리는 많이 낮아질 겁니다. 그럼 그런 금리차 확대를 당연히 유로화가 읽어내게 되겠죠. 달러 인덱스가 107을 넘어서면서 연중 최고치를 벗겼습니다. 다른 통화도 달러 대비 약세이지만 유로화 약세가 두드러지죠. 참고로 트럼프 당선 직전 1유로 당 1507원을 기록했는데요.. 오늘 새벽 환율은 달러 당 1464원입니다. 네.. 트럼프 당선 이후 거의 40원 이상 밀렸네요. 원화가 달러보다 25원 정도 밀렸으니… 달러 대비 유로 약세는 상당한 폭이라고 보여집니다. 트럼프 관세에 대비해서 유로 약세로 밀고 나가는… 환율 전쟁의 기치를 들어올린 것이라고 봐도 될까요?
그럼 한국의 1400원 환율을 다시 생각해보는 겁니다. 다른 국가 통화가 달러 대비 엄청 약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1400원 이상의 환율이 부담스러워서 막고 있는 것이죠. 그럼 환율은 1400원까지 오른 상태에서 추가 상승은 제약될 수 있지만 유로원 환율 같은 경우 크게 하락하면서 유럽 대비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에 봉착할 수 있죠. 아.. 그럼 유럽을 따라서 우리도 기준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원화 절하를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요… 그런데요.. 또 이런 소식이 있습니다.
“중국, 트럼프 ‘60% 관세’에 ‘미국 내 인플레 유발할 것… 대화 용의’”(KBS, 24. 11. 22)
“中 인민은행 ‘위안화의 일방적 기대 형성 막을 것’”(연합인포맥스, 24. 11. 22)
중국은 우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만들 것이라고 그리 좋은 옵션이 아닐 것이라 말합니다. 그러면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죠. 그리고 두번째 기사를 보시면 조금 느낌이 다를 텐데요… 위안화의 일방적 절하 기대를 막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지금 위안화 환율이 크게 뛰어오르면서 달러 당 7.3위안에 붙었는데요… 트럼프 취임하면 위안화 약세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불식시켜주는 그런 얘기가 됩니다. 유럽과는 사뭇 다른 스탠스 아닌가요? 참고로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 위안화 환율이 뛰어오르면서 달러 당 6.99위안까지 상승했던 적이 있습니다. 7위안이 이제 뚫리는 거냐… 라고 했지만 그래도 당시에는 어떻게 기가 막히게 6.99에서 막더군요. 그 때도 방금 보신 것과 비슷한 코멘트를 던졌던 바 있습니다. 중국은 유럽과 달리 일방적 위안화 약세로 대응하는 게 아니라 위안화 환율을 어느 정도 안정시키면서 대화를 하고자 하는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을 봅니다.
“일본은행 총재 ‘금리 인상, 물가 안정 실현에 도움’”(이투데이, 24. 11. 19)
“우치다 BOJ 부총재 ‘日 금리 상승, 미국이나 유럽보다 훨씬 느려’”(연합인포맥스, 24. 11. 14)
네. 지난 주 에세이에서 일본은 조금 다루어드렸는데요.. 엔 약세가 빠르게 나타나자 바로 일방적 엔화 절하에 대해서는 경계를 하겠다면서 빠른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죠. 네. 엔화의 안정을 유도하려는 겁니다. 약세 유도를 말하는 유로와 안정을 말하는 엔화와 위안… 우리는 어느 쪽을 따라가게 될까요? 유로를 따라가면 환율의 추가 상승과 함께 빠른 금리 인하를… 다른 쪽을 따라가면 제한적 환율 상승 & 금리 인하가 느려지는 옵션… 이렇게 흘러갈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언급되지 않은 곳이 있죠. 네. 바로 트럼프의 미국입니다. 유럽, 중국, 일본, 한국이 어떻게 나오던지 간에… 각각에 대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어떤 솔루션으로 대응하게 될지.. 여기서 의외의 변화를 줄 수 있겠죠. 그냥 이런 질문 하나 드려볼까 합니다.
지금의 미국에게는 달러 강세가 유리할까요.. 아니면 달러 약세가 유리할까요? 그게 키가 되리라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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