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에너지 사정이 만만치 않다. 어제 회의에서 이 문제로 설전이 오갈 때, 누군가 그랬다. 마치 서서히 목을 조여오는 듯한 느낌이라고. 그럴 듯하다. 마침 그때 우리 동네 근처에 있는 수영장이 전기/가스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무기한 휴업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금 사정이 뻔한 중소기업도 안절부절 못한다. 유럽연합과 정부들은 매일 같이 대책을 쏟아내는데, 그 액수가 어마어마해서, 놀라다가 지칠 정도다.
가계 살림은 더 복잡하다. (천연)가스 가격은 똑같이 오르지만,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가스가격에 밀접히 연동되어 있는 전기가격을 예로 들자면, 영국의 전기가격은 시장가격이 요동치는 만큼 그대로 솟아올랐다. 서너배 뛰어 올랐다. 그럭저럭 완화책을 쓰는 이탈리아와 독일은 그나마 전기가격의 '폭등'은 막았지만, 그래도 평균 두배 정도는 올랐다. 보다 직접적인 강공책을 쓰는 나라도 있다. 프랑스는 아예 가격인상률을 4-5%에 고정시켰다. 이런 가격통제정책과 관련해서 생기는 막대한 비용은 정부가 감당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전기회사가 국영기업이기 때문이다. 물가 폭등에 시달리는 헝가리도 마찬가지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비효율성"의 대명사였던 프랑스 전기산업을 "알고보니 괜찮네"하는 소리마저 나온다. 세상일을 어찌 "효율성"만으로 따지겠냐고 하는 경제학자도 늘었다. 물론 시장의 가격기능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소리는 여전히 높다. 가격을 통해 수요를 줄이고 공급을 늘리는 방식이 옳은 길이라는 것이다. 이런 논쟁이 어디로 흘러가든간에, 유럽 사람들은 이제 매일 기름, 전기, 가스 가격요금표만 떨리는 마음으로 확인한다. 이제까지는 "숭고한 전쟁" 때문에 참았으나, 지금은 여차하면 길거리로 뛰어나갈 태세다.
러시아가 최소한 도네츠크, 루한스크 인민공화국이라도 가져가야 특별군사작전을 마무리할 수 있는데... 이런식이면 겨울 전쟁에서 상당히 큰 위기를 러시아군이 맞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겨울에 강이 꽁꽁 얼어붙으면 자연적 경계인 작은 강들이 해자(垓字) 역할을 수행할 수 없고, 현재도 매우 안좋은 보급상황이 더 나빠지면 전방 러시아군의 고립 우려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이제 미국이 에이브람스 탱크를 공급하려 한다는 뉴스도 나옵니다.
US may give Ukraine tanks in the future, senior US military official says (CNN)
그래서 러시아는 민간공격을 늘리고,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위협도 많아지는 등 비인도적 공포감 조장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 재래식 무기가 정말 바닥을 드러내며, 앞으로는 무기시장에서 상당히 어려워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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