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브랜드 순위 보니…'중국의 얼굴'이 달라지고 있다 [차이나는 중국]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중국하면 떠오르는 건 뭘까. 이전에는 만리장성, 자금성, 병마용 등 문화유적이 중국을 대표했다. 참, 바이주(白酒)로 유명한 마오타이도 우리에게 제법 익숙했다.
그런데 지난 20년간 중국 경제가 초고속으로 성장하면서 중국 브랜드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틱톡(숏폼 콘텐츠), BYD(전기차), BOE(디스플레이)는 우리도 자주 접하는 브랜드가 됐다. 중국 콘텐츠 기업과 제조업이 성장하면서 중국의 얼굴이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자동차 브랜드도 부쩍 성장했다. 20년 전 중국에서 빵차(소형 승합차)를 만들던 창청자동차가 생산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중국에서 투싼보다 잘 팔리는 걸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마침 최근 영국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평가 및 전략 컨설팅기관인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가 '2022년 중국 500대 브랜드'를 발표했다. 중국 500대 브랜드를 통해 중국 기업의 변화를 살펴보자.
1. 틱톡·BYD 숏폼과 전기차 뜨고, 위챗·타오바오 등 플랫폼 진다
2022년 중국 500대 브랜드 중 1위는 중국공상은행이 차지했다. 브랜드 가치는 무려 4837억 위안(약 96조7400억원)에 달한다. 공상은행 외에도 건설은행(3위), 농업은행(5위), 중국은행(10위) 등 중국 대형 국유은행 4개사가 10위권에 진입했다.
중국 대형 국유은행들이 중국인들의 일상생활에서 뺄 수 없을 만큼 깊숙이 침투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은 중국내 영업점이 2만2000곳에 달할 만큼 방대한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다만 이들 은행의 영향력은 중국 국내에서는 절대적이지만 글로벌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2위는 화웨이가 차지했다. 화웨이의 브랜드 가치는 4587억 위안(약 91조7400억원)에 달했으며 지난해보다 브랜드 가치가 23.3% 늘었다. 지난 9월초 화웨이는 자체 운영체제인 홍멍(Harmony OS)을 탑재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50' 시리즈를 발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미국 제재로 5G 대신 LTE(4G)를 지원하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가 탑재되는 등 제약 요인도 여전했다.
4위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이 차지했다. 브랜드 가치는 4000억 위안(약 80조원)이 넘지만, 지난해 대비 12% 쪼그라든 수치다. 중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가 쪼여오면서 플랫폼 기업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6위는 중국 국유 송전회사인 국가전력망이다.
7위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도우인(틱톡)이다. 틱톡의 브랜드 가치는 2021년 1259억 위안(약 25조1800억원)에서 올해 3798억 위안(약 76조원)으로 3배 규모로 커지면서 중국 500대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순위 역시 지난해 24위에서 7위로 열일곱 계단 상승했다. 7위에 그쳤지만 중국 밖에서 가장 잘 알려진 중국 브랜드는 역시 틱톡이다. 숏폼 콘텐츠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중요한 광고 채널로 부상했으며 중국에서는 라이브 커머스도 활성화된 상태다.
그 다음으로는 중국 최대 보험사인 평안보험이 8위, 중국 최대 오픈마켓 타오바오가 9위, 그리고 중국은행이 10위를 차지했다.
10위 안에는 못 들었지만, 중국 대표 전기차업체 BYD의 브랜드 가치도 1년 동안 91.8% 증가하며 순위가 41계단 상승했다. 브랜드 가치는 413억 위안(약 8조2600억원)으로 늘었다. BYD는 지난 8월 17만5000대의 전기차를 팔아 치우며 월간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도 지난해 대비 267% 급증한 97만8800대에 달한다. 그야말로 초고속 성장이다.
2. 베이징, 광둥, 저장 및 상하이에 몰려 있는 중국 500대 브랜드
땅덩어리가 넓은 중국이지만, 중국의 500대 브랜드는 경제가 발달한 일부 지역에 집중됐다. 먼저 베이징이 97개사로 1위를 차지했다. 베이징의 브랜드 가치 합계는 약 5조7000억 위안(약 1140조원)으로 중국 500대 브랜드 가치 합계의 42.8%를 차지했다.
베이징의 비중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대형 국유기업 본사가 대부분 베이징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공상은행 등 4대 국유은행과 국가전력망 본사 모두 베이징에 있다.
대신 IT·인터넷 기업은 광둥성(텐센트·화웨이), 저장성(알리바바)에 본사가 위치한 경우가 많다. 틱톡은 베이징에 본사가 있다.
베이징 다음으로는 광둥성에 중국 500대 브랜드 중 72개가 있었으며 저장성에 35개, 상하이에 49개가 있었다.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과 광둥성, 저장성, 상하이가 중국 경제의 핵심 축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올해 중국 500대 브랜드의 추세를 총괄하자면 대형 국유은행 비중이 높은 가운데, 민영기업인 위챗·타오바오 등 플랫폼 순위가 하락했다. 알리바바의 B2C 쇼핑몰인 티몰도 10위에서 11위로 한 계단 하락했으며 텐센트는 4위에서 12위로 여덟 계단 내려 앉았다.
또한 부동산 경기 악화 영향으로 컨트리가든(23→31위), 완커(25→33위), 뤼디그룹(39→49위), 롱후그룹(40→51위) 등 부동산개발업체의 순위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대신 틱톡이 전 세계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누리면서 급부상했고 전기차업체인 BYD도 브랜드 가치가 급상승했다. 디스플레이업체인 BOE 역시 80위에서 67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는 틱톡, BYD가 향후 중국의 새로운 얼굴이 될 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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