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RA 법안 폐기와 그로 인한 배터리 및 전기차 산업의 파장

미국 IRA 법안 폐기와 그로 인한 배터리 및 전기차 산업의 파장

ㄴ생각보다 악재가...심한데?

1. IRA 법안과 그 의미

2022년 8월 16일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nflation Reduction Act, IRA)**은 미국의 전기차(EV) 및 배터리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대규모 지원 정책이었습니다. 이 법안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 배터리 생산 보조금($45/kWh), 그리고 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기술에 대한 세제 혜택을 포함하며,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도했습니다. 특히 한국, 중국 등 글로벌 배터리 및 소재 업체들이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주요 동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2025년 5월 23일 기준, IRA는 사실상 폐기되었으며, 이는 불과 3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전 세계 배터리 및 전기차 산업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2. IRA 폐기의 배경

정치적 변화:
민주당의 영구 집권은 불가능하며, 법안은 언제든 개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었습니다. 공화당 지지 지역(IRA 수혜 지역 포함)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며, 공화당 의원 일부가 기권으로 "면피"를 한 결과, IRA는 하원에서 폐기되었습니다.

공화당의 입장:
IRA 수혜 지역이 공화당 텃밭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민주당 지지로 표심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안 폐기는 공화당의 정치적 의지에 의해 가속화되었습니다.

3. IRA 폐기의 산업적 파장

(1) 전기차 산업

보조금 중단:
2025년 하반기부터 미국 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사라지며, 미국산 배터리든 중국산 배터리든 보조금 혜택이 없어집니다. 이는 2026년 이후 전기차 수요 전망을 완전히 재조정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미국 자동차 업체의 위기:

GM, 포드 등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는 이미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테슬라(Tesla)마저 미국 내 판매 부진과 유럽에서 BYD에 판매량 역전을 당하며 고전 중입니다.

현재 미국에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제조사가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 배터리 산업

생산 보조금 축소 및 소멸:
당초 기대했던 $45/kWh 생산 보조금이 조기에 축소되고, 이후 완전히 사라집니다. 이는 미국 내 배터리 공장 운영의 경제성을 크게 떨어뜨립니다.

수출 제약:
미국 내 배터리 수요(전기차 시장)가 축소되고, 높은 인건비와 공장 건설비를 상쇄할 보조금이 없어지면서, 미국 외 지역으로의 배터리 수출도 어려워졌습니다.

한국 및 중국 업체의 전략 변화:

한국 배터리 소재 업체(LG화학, SK온 등)는 미국 공장 설립의 동기를 상실.

중국 배터리 업체(CATL, BYD 등) 역시 미국 수출 대신 한국,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에 공장을 짓는 방향으로 전환.

관세 30%를 감안하더라도 중국산 배터리가 원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3) 중국 배터리의 부활

IRA 폐기로 미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중국산 배터리를 채택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도널드 트럼프가 중국 배터리 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결과로, 그를 **"진정한 친중국 배터리 대통령"**이라는 비판적 별칭으로 부르게 했습니다.

4. 에너지 비용과 미국 제조업의 한계

셰일 에너지의 불확실성:
미국의 낮은 에너지 비용은 셰일 가스와 오일에 의존했으나, **OPEC+**의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셰일 에너지 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투자 환경 변화:
높은 금리와 셰일 에너지의 급격한 생산 감퇴율로 인해, 에너지 산업은 M&A 중심의 구조조정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절대적인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아, 에너지 비용 하락 기대가 약화됩니다.

제조업 부활의 한계:
미국 제조업의 부활은 IRA와 같은 보조금 정책에 크게 의존했으나, 법안의 폐기와 정치적 불확실성은 이를 저해합니다. 이는 정치 세력에 대한 과도한 신뢰가 초래한 결과로 평가됩니다.

5. 교훈과 앞으로의 전략

"미국놈 믿지 말고, 소련놈 속지 말자":
조상들의 지혜를 빌려,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갈등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전제는 위험합니다. 대규모 투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정치적 불확실성 고려:
법안과 보조금은 언제든 개정될 수 있으므로, 특정 정치 세력이나 정책에 의존하지 말고, 내재된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한국 배터리 및 소재 업체들은 미국 외 시장(유럽, 동남아 등)으로 다변화하고, 중국 업체와의 협력 또는 경쟁 전략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6. 결론

IRA 법안 폐기는 미국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에 큰 변화를 초래했습니다. 한국과 중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을 버리고, 유연하고 현실적인 전략으로 전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