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뉴스

흐름이 정말 빠르게 바뀌는 듯 하네요.

반응형

오건영님 에세이 ㅣ 시장 흐름이 정말 빠르게 바뀌는 듯 하네요. 1270원까지 하락하면서 이제 추가 하락만 남았다던 달러원 환율이 1300원을 훌쩍 뛰어넘는가 하면 상승세를 이어가던 뉴욕 증시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죠.

5월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그 이전까지 폭발적인 강세를 보였던 유럽 증시 역시 주춤한 모습이구요, 한 때 2050불을 넘던 금 가격 역시 온스 당 1930불까지 하락했습니다. 달러가 쏟아져나오던 분위기가 바뀌는 것일까요.

지난 금요일에 있었던 뉴스들에서도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요, 하나 씩 보도록 하죠. 우선 연준 소식이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코멘트를 인용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메리 데일리 총재는 23일(현지시간) 앞으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2차례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대단히 합리적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CNBC와 CNN 등에 따르면 데일리 샌프란시코 연은 총재는 지난 22일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하면서 다만 기준금리가 그간 빠르게 상승했고 최종 도달점에 가까워진 사실을 감안하면 정책 페이스를 떨어트리고 조심스레 움직이는 게 현명하다고 언명했다.

데일리 총재는 인플레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는 리스크가 존재한 작년과 달리 금리인상으로 과도하거나 충분하지 않은 리스크가 지금에는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후략)”(뉴시스, 23. 6. 24)

데일리 총재는 2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대단히 합리적이라는 코멘트를 날리죠. 2번 더 인상할 수 있다는 얘기는 이미 나온 거 아님…?? 이렇게 반응하시는 분들 많으시겠지만 조금 의미가 다릅니다. 우선 데일리 총재는 비둘기파에 속하는 인물이죠.

긴축보다는 완화적 통화 정책을 선호하는 편에 속하는 분인데… 그런 데일리 총재 역시 2차례 금리 인상에 대해 합리적이라는 말을 하는 겁니다. 다만 두번째 문단에 보시는 것처럼 금리 인상을 얼마나 더할지와 금리 인상의 속도…. 즉 페이스는 다소 주춤하게 가도 된다고 보는 것이죠. 2차례 추가 인상은 양호하지만 천천히 두번 더 올리자는 코멘트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마지막 문단에 중요한 표현이 하나 나옵니다.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을 이룬다는 표현이 나오거든요… 과잉 긴축을 할 우려… 혹은 과소 긴축을 하여 인플레가 다시 강해질 우려… 이 두가지 리스크 사이에서 적절히 균형을 잡았다는 얘기입니다.

어.. 그럼 금리 인상 어느 정도 다 된다는 거 아님??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균형 잡혔다고 하는 사람이 두차례 추가 인상을 다소 지지하는 듯한 뉘앙스로 말한 거죠. 비둘기의 변심이라고 해야할까요… 그게 아니라 어쩌면 연준 내 비둘기는 천천히 2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 하에서 매파는 빨리 2번.. 혹은 3번을 말하는 사람들이겠죠.

비둘기의 변심이 뼈아픈 것도 있지만 다소 의외인 것이 데일리 총재의 지역입니다. 데일리 총재는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인데요… 은행 사태로 인해 문제가 된 곳이 실리콘밸리.. 샌프란시스코입니다. 사실 SVB 사태 이후 데일리 총재는 은행 위기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인 코멘트를 해주거나..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런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차례 금리 인상이 합리적이라고 하니.. 깜놀할만한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네, 전일 에세이에 적었던 주요 선진국의 줄 이은 금리 인상의 흐름에 미국 역시 동참할 것 같으니… 연내 피벗을 기대하던 시장은 당혹스러워 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 당혹스러워하는 곳이 하나 더 있죠. 바로 일본중앙은행입니다. 이틀 전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있었는데요, 마찬가지로 기사 인용해봅니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 2020년=100)가 104.8로 작년 동월보다 3.2% 올랐다고 발표했다.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 보다 0.2%포인트 하락했지만, 시장 예상치 3.1%를 소폭 웃돌았다.(중략)

기조적인 물가 상황을 볼 수 있는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4.3% 올랐다. 이는 제2차 석유파동으로 물가가 급등한 1981년 6월(4.5%) 이후 41년 11개월 만에 가장높은 상승률이다. 지난달보다도 0.2%포인트 확대됐다.” (이데일리, 23. 6. 23)

일본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3.2%로 발표되었죠. 시장 참가자들은 3.1%를 예상했는데, 그보다 조금 높게 발표된 겁니다. 그래도 지난 달보다 물가상승세가 다소 약해졌으니 그러려니 할 수 있는데… 두번째 문단의 분위기는 그런 분위기에 일침을 가하죠.


네.. 일본의 근원 물가가 다시금 오른 겁니다. 에너지 가격과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년 대비 4.3%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지난 달 수치와 시장의 예상치를 모두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일본중앙은행은 지금 나타나고 있는 일본의 물가상승세는 일시적인 것이며… 그렇기에 연 2%의 목표 범위를 넘어서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금리를 이어갈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죠. 일시적인 물가는 꾸준히 안정되어야 할텐데요…


꾸준은 하락은 커녕 되려 상승을 해버리면 일시적이라는 주장을 뒤흔들 수 있죠. 근원 물가가 올라가고 있음에도, 다른 국가의 연달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려는 일본… 이로 인해 엔화는 빠른 약세를 보여주고 있죠. 달러엔 환율은 전일 새벽 144엔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상승(엔화 약세)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를 이어가려는 일본중앙은행에게는 다소 곤혹스러운 물가 데이터가 아니었나 싶네요.

다음으로는 지난 주 중반 있었던 한은의 물가 전망 보고를 짚어봅니다. 다른 국가들 대비 한국의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3%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입니다. 꾸준한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한은은 조만간 2%대로 하락할 것임을 전망하고 있죠. 좋은 소식인가요? 기사 인용해봅니다.

“한은 측은 "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흐름이 이어지면서 2%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근원물가 상승률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중반 이후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연말 경에는 3% 내외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향후 국제유가 추이와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정도 등으로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근원 물가의 경우 전망의 상방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판단했다.(중략)”(뉴시스, 23. 6. 19)

인용문의 첫번째 문단에서는 올해 중반에 2%대로 낮아질 것임을 말하고 있죠. 지금이 6월 말인데… 7~8월 정도면 올해 중반일 것이고.. 조만간 한국은 2%대 물가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쁜 소식입니다.

그런데요… 모든 글에서는 “그러나”라는 역접의 접속사 이후를 봐야한다고 했죠. 올해 중반 이후 2%로 내려갔던 물가는 다시금 고개를 들면서 연말에는 다시 3%수준이 될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일본에서도 보여준 것처럼 근원 물가는 한국 역시 상방 위험이 큰 것 같다는 표현을 곁들이고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지난 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9.1%로 정점을 기록했죠. 그리고 그 즈음 국제유가는 배럴 당 140불을 넘어섰던 바 있습니다. 지난 해 6월 대비 올해 6월 물가를 보면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 당 70불 수준임을 감안하면 에너지 가격 측면에서는 거의 반토막이 났음을 알 수 있죠. 그런데요.. 지난 해 7월만 해도 국제유가가 배럴 당 100불 초반대.. 8~9월에는 100불 밑으로 내려옵니다. 그럼 올해 7~8월 정도만 되어도… 지난 해 140불 대 지금의 70불 대 국제유가가 아니라… 지난 해 100불 대.. 최근 70불 대 국제유가가 되는 것이죠. 시간이 흐를수록 에너지 사이드의 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둔화되는 겁니다.


물가를 잡아내리던 일등 공신이 에너지 가격의 하락이… 6~7월을 넘어서면서 둔화된다면… 전년 비 빠르게 하락하던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다시금 고개를 들 수 있죠. 한은에서는 그럴 가능성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합니다.

캐나다와 호주중앙은행은 안정세를 보이던 물가가 다시금 고개를 들자… 추가 금리 인상으로 대응했던 바 있죠. 물론 5%대 소비자물가지수를 보이는 호주, 캐나다와 한국의 상황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2%를 목전에 두고 매우 느린 안정세를 보일 수 있는 소비자물가지수의 대표적 샘플을 한국이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한국만의 이슈는 아니라고 봅니다. 국제 유가의 전년 비 큰 폭 하락 구도가 끝나는 8~9월부터.. 그리고 3%수준까지 물가 상승률이 안정된 이후부터… 물가의 추가 안정이 다소 답답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2%로 빠르게 안정된 이후… 금리 인하..!! 이렇게 치고 나가야 하는데.. 그런 기대하고는 부합하지 않는 소식인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파월 의장의 의회 연설에서 나온 기사 하나 인용합니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파월 의장이 2차례 추가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음에 주목했죠. 물론 그 부분 역시 중요하지만 저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은 발언이었죠. 파월 의장이 미국 대형 은행 규제에 대한 언급한 부분을 눈 여겨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사 하나 더 나갑니다.

“파월 의장의 증언으로 확인된 두번째는 올봄 지역은행들의 파산에 따른 규제는 대형 은행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점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감독과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은 자본이 풍부한 은행 시스템에 지금 필요한 마지막 요소"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규모 은행에 대한 더 엄격한 규제를 고려하지는 않았다. 그는 "대형 은행에 대한 자본금 증액은 정당화될 수 있어야 한다"며 "초대형 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에 대한 자본금 증액 제안이 많을지는 모르겠지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뉴스1, 23. 6. 22)

파월 의장은 1000억 달러 이하의 소규모 은행에 대해서는 추가 규제를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이를 넘어서는 중대형 은행에 대해서는 추가 자본 확충을 할 것임을 언급하고 있죠. 은행 입장에서 자본을 더 쌓는다는 것은 결국 대출을 줄이고 현금을 최대한 확보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중형 및 대형 은행의 대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죠.

중소형 은행은 현재 부실에 대한 우려가 높기에 연준의 지원이나 혹은 예금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더라도 대출을 해주지 못하고 은행 내에 쟁여두는 형국입니다. 중대형 은행은 자본 확대로 인해 대출을 줄이고, 소형 은행은 부실 우려로 대출을 줄이게 되면… 결국 시중 은행의 대출을 통한 유동성 팽창은 쉽지 않겠죠. 물론 은행이 막히면 채권 및 주식 시장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겠지만… 금리가 높아지고 경기가 둔화되면 채권 및 주식 시장은 언제든 빠르게 식어버릴 수 있습니다. 실제 이런 분위기는 지난 6월 초부터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었죠. 오늘의 마지막 기사를 인용합니다.

“미 금융당국, 대형은행 자본 요건 20% 상향 검토.. 규제 강화로 선회”(조선비즈, 23. 6. 6)

타이틀만 간단히 인용했는데요.. SVB사태 이후 연준은 시중은행에 대한 관리 감독에 소홀했다는 비난에 직면했죠. 이에 대한 조사결과가 5월에 발표되었고, 연준의 마이클 바 부의장은 연준 주도로 은행의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해 은행 규제를 강화할 것을 시사했습니다. 그리고 6월 들어 저런 소식이 들려온 것이고 파월 의장은 이번 의회 증언에서 이런 규제 강화가 중대형은행에 적용될 것임을 알린 것이죠. 한 주 동안 이슈가 많았네요. 5개의 기사를 통해 정리해봤습니다. 다음 주 주중 에세이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