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보는 오건영님 에세이...!
우리나라증시가 어디로 향할지 흐음...
미국은 일단 위기상황이기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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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 글 ㅣ 이제 완연한 늦가을입니다. 늦가을 특유의 그 색깔이 있죠. 하늘은 매우 맑고 높은데, 단풍이 떨어져서 만들어내는 그 정취… 주말을 맞아 잠시 길을 걸으면서 그 정취와 가을의 내음을 느껴보고 왔네요. 시장 분위기가 참 어수선하지만 이렇게라도 잠시 여유를 찾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주말 에세이 시작하죠.
자산 시장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죠. 높아진 금리에 대해서 시장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듯 합니다. 지금은 높지만 향후에는 금새 낮아질거야.. 라는 믿음이 강할 때에는 금리가 올라가는 게 그리 두렵지 않았죠. 되려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금리가 올라간 이상으로 금리를 낮춰주게 되면 대박 호재가 될 테니까요. 이 경우에는요…. 금리가 올라가는 방향성, 혹은 금리의 레벨 등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자산 시장은 숨을 죽이고 있다가 금리가 꺾여 내려오는 것 같으면 그 때 물밀 듯이 밀려들어가죠. 올해 2~3분기 시장 분위기인데요… 장중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때에는 버티다가 방향을 바꾸면서 살짝 내려오는 듯 하면… “오늘이 금리의 고점이구나!!”라면서 주식 시장이 탄력적으로 뛰어오르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런데요, 금리가 많이 내리지도 않을 것이며 지금의 높은 금리가 생각보다 오래갈 것이라는 기대가 생겨나게 되면 반응이 달라지죠. 금리의 방향이 바뀌어도.. 그래봤자 많이 내리지도 못하고.. 되려 다시금 올라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그럼 분위기가 바뀌는데요, 금리가 고개를 살짝 숙일 때 빛의 속도로 환호하던 그 분위기는 점점 약해지는 것이죠. 그와 함께 지금 금리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부담을 팍팍 느끼게 되죠. 놀이기구도 높이 올라가도 재미있는 것은 내려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쉽게 내려오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당한 공포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요. 그런 두려움이 지금의 시장에는 작용하고 있죠.
여기서 이런 질문이 가능합니다. 지금처럼 힘들었던 때가 지난 해라는 것이죠. 지난 해 10~11월 분위기도 매우 안좋았었는데요, 그 때도 새벽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둡지 않았나.. 라는 반문이 바로 그겁니다. 실제 지난 해 8월 말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8분짜리 협박(?)을 한 이후 자산 시장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죠. 그리고 9~10월을 거치면서 금융 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거치게 됩니다. 당시 미국 10년 금리는 4.3%까지 올랐구요, 달러원 환율은 1440원을 기록했죠. 그리고 코스피 지수는 2150포인트까지 무너졌더랍니다. 그런데요, 최악이었던 그 시점 이후 회복에 나서게 되는데, 이후 미국 10년 금리는 올해 3~4월 3.3%까지 하락했고, 달러원 환율은 1215원까지 밀렸으며, 코스피는 2650포인트를 장중에 살짝 넘어섰죠. 그렇다면 이번에도 비슷한 기대가 가능한가.. 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만, 지난 해와 비슷한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분위기? 우선 지난 해에는요… 22년 9월 리즈 트러스 내각이 삽질을 하면서 영국 국채 시장이 흔들렸고, 이로 인해 전세계 국채 금리가 요동을 쳤죠. 너무나 빠르게 오른 미국 10년 금리로 인해 실물 경제 역시 부담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이에 옐런 재무장관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이렇게 말하죠. 당시 인터뷰를 보겠습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연차 총회 연설과 질의응답을 통해 “미국에서 금융 안정에 대한 위험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라며 “국제적 상황으로 시장 변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금융 부문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중략)
그는 “잠재적 리스크 완화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데, 금융 시스템의 기반인 국채 시장부터 시작한다”고 했다. 이어 재무부가 국채시장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면서 중개하는 딜러의 능력이 시장 규모에 맞춰 성장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중략)(헤럴드경제, 22. 10. 25)
22년 10월 25일 기사죠. 당시 치솟는 미국 국채 금리를 보면서 옐런 재무장관은 미국 국채 시장의 유동성 부족에 대해 상당한 우려감을 표명했죠. 그리고 이런 일방적인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함을 말했던 겁니다. 그리고 기억하시는 분들 계시겠지만 미국 재무부가 바이백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얘기가 흘러나왔죠. 이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시장에 한가지 메시지는 확실히 줍니다. 미국 당국도 미국의 금리 상승을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럼 추가적으로 금리가 마구 치솟는 것을 용인할까요. 정부가 무언가 액션을 취하지 않을까요? 어떤 방향이건 금리가 치솟는 지금의 상황을 되돌리려는 시도일 테니 시장 입장에서는 피벗 기대를 키울 수 있는 근거가 되었을 겁니다.
옐런 재무장관만 움직인 것이 아닙니다. 파월 의장 역시 22년 8월 말 잭슨홀의 그 카리스마는 내려놓고 갑자기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논하기 시작했죠. 지난 해 6,7,9,11월 연달아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연준은 12월부터는 50bp, 이후부터는 25bp금리 인상으로 속도 조절을 시작했죠. 속도 조절이 된다는 얘기인 즉슨.. 이제 금리 인상의 끝이 머지 않았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요? 피벗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시장에는 매우 달콤한 희망을 전해주는 메시지가 되었을 겁니다.
다른 국가들도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 및 이와 함께 동반되는 급격한 달러 강세에 상당한 경계감을 나타냈죠. 그래서 지난 해 10월에 있었던 G20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일방적인 미국의 금리 인상과 그로 인한 달러 강세가 글로벌 국가들에게 어떤 부작용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부작용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와서 미국 경제에도 부담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답니다. 당시 G20재무장관 회담 직후 컨퍼런스에서 있었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을 한 번 보시죠.
“다만 이 총재는 중장기적으로는 미국도 국제공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좋은 소식은 이번 연차총회 동안에 파월 연준 의장과 브레이너드 부의장 등 많은 이들이 ‘스필오버’(다른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때가 되면 미국도 글로벌 달러 유동성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2의 플라자 합의 가능성을 묻는 포즌 소장의 질문에는 “달러의 지나친 강세는 특히 상당 기간 계속될 경우 미국에도 좋지 않다”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국제공조(some degree of international cooperation)가 필요해질 수 있다”고 했다.”(한겨레, 22. 10. 16)
느낌이 어떠신가요? 일단 옐런 재무장관과 파월 의장은 급격한 금리 상승에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죠. 그리고 급격한 달러 강세로 인해 못살겠다고 아우성치는 신흥국을 비롯한 Non-US국가들을 보면서 미국 역시 일정 수준의 미세 조정은 필요하다고 느꼈음을 알 수 있죠. 실제 이후 국제 공조가 나오게 되었구요… 이는 피벗 기대와 결합하면서 금융 시장에 상당한 훈풍을 불러왔습니다. 그게 올해 상반기의 강한 반등이었다고 해석하시면 됩니다.
그런데요.. 지금은 어떨까요? 일단 미국 10년 금리는 어느 새 5.0%를 돌파했고, 달러원 환율은 1350원선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코스피 지수는 2300포인트에 머물러있죠. 그럼 지금의 상황이 부담되는 만큼… 지난 해와 같은 경계감을 옐런, 파월, G20 등이 나타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요, 지난 해와는 사뭇 다른 얘기를 하는 느낌입니다. 기사 인용합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역사적인 미국 채권 시장 변동성에 대해 "내버려 둘 것"이라고 언급했다. 20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뉴욕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채권 금리 상승이 금융 여건을 제약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연합인포맥스, 23. 10. 20)
헉.. 파월 형님은 내버려둘 것이라고 말하고 있죠. 무언가 지금의 금리 상승에 대한 의견 표명이 없는데다가 되려 채권 금리 상승이 긴축을 만들어내고 있기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죠. 지금의 금리 상승에 대한 두려움… 적어도 이 발언만으로는 찾기 어려워보입니다. 그럼 옐런 누님은 무언가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요? 보시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미국 국채 매도세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금리 상승과 관련된 기능장애가 있다는 증거를 본 적이 없다"며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 시장 기능에 일부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이는 꽤 일반적인 것"이라고 언급했다.(중략)
이 밖에 옐런 장관은 전체적으로 신용 상태가 매우 견고하다며 금리 상승으로 촉발된 올 봄의 은행권 위기가 반복될 거란 우려는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상승 자체가 가계나 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건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연합인포맥스, 23. 10. 10)
첫문단을 보면 일반적인 수준이라고 발언하는 옐런 누님을 볼 수 있죠… 누님…T.T 그리고 두번째 문단을 보시면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건 분명치 않다고 말하십니다.. 지난 해의 그 잔뜩 걱정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지 않나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미국의 GDP라고 봅니다. 지난 해에는 미국 GDP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 100%를 마크해줬었죠. 그런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가 올라가는 것이 달가워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요, 지금 미국의 3분기 GDP성장률을 보면 4.9%라는 숫자에 입이 쩍 벌어지게 됩니다. 그럼 지금 성장이 워낙 강한데… 지난 해처럼 낮아진 성장률에 긴축을 강화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금융 시스템의 위기나 경착륙 등을 굳이 우려할 필요가 있을까요?
하나 더 보시죠. 지난 해 말부터 살아난 피벗 기대감은 자산 가격을 밀어올리고 소비를 늘리면서 찾아온다던 경기침체를 저 멀리 미루어버렸습니다. 문제는 침체를 피하니 다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거죠. 추가 금리 인상, 혹은 Higher for Longer를 가져와야 해결이 가능할 듯 합니다. 어쩌면 지난 해 조금만 더 강하게 조금 더 밀고 갔다면 인플레를 제거할 수 있었을텐데요… 피벗 기대감 살리면서 물가와의 전쟁 시즌 2를 봐야 하는 문제가 생긴 것이죠. 그렇다면 지금도 지난 해와 비슷하게 움직이려 할까요? 네.. 지난 해와는 다소 분위기가 달라보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기대해볼 수 있는 희소식은 있죠. 성장도 키워주고 물가도 안정시켜주는 소식…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관계가 일정 수준이라도 해소되면… 예를 들어 관세 인하나 공급망 안정 등의 소식이라도 나오면 공급 사이드에서의 물가 압력을 낮춰줄 수 있죠. 그리고 중국이 미 국채 매입을 다시금 늘릴 수 있다는 소식은 치솟는 미국 국채 금리에는 일정 수준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줄 수 있습니다. 교역의 증가는 성장을 부양하는 효과도 있죠. 네, 물가는 낮추면서, 금리도 안정시키면서, 성장은 나오는 희소식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바이든과 시진핑의 정상 회담.. 물론 둘의 사이가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국제 공조가 나타나는 것 아닐까요? 게임 체인져까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지금의 시장 분위기 회복에 도움을 줄지… 주목해볼만한 뉴스가 될 듯 합니다. 주말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100002644121079/posts/pfbid0Zaub77oEDzcunZ5DvBM4k3GW7WRpNzEvPaoh4SZrBifZZkT7DTApLaBjFCAKdK6bl/?mibextid=2JQ9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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