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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

미국의 시간당 임금상승률이 다시금 뛰어오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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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 시장리뷰 ㅣ 이번 12월의 날씨는 정말 역대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토요일 날씨는 정말 놀라울 정도였죠. 낮 기온이 거의 20도 가까이 올라갔는데요, 잠시 일을 보려고 나갔는데 얇은 쟈켓 하나 걸쳤는데도 너무 덥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따뜻한 겨울.. 추운 날씨를 워낙 싫어하기에 저한테는 좋은 일이지만… 진짜 지구 온난화가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 그런 생각에 외신들을 찾아보면 지금 전세계적으로 기후 문제가 상당한 듯 합니다. 어떤 곳은 기록적 폭설에 한파가, 또 어떤 곳은 이상 기온으로 인한 따뜻한 겨울이.. 저도 기후 변화.. 이런 얘기 하는 것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언젠가는 이게 글로벌 금융 시장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런 두려움을 느끼게 되네요.

날씨가 요지경인 것처럼 미국의 지표 역시 요지경입니다. 확실한 방향을 확인할 수가 없는데요… 지난 주 금요일 밤 발표되었던 미국의 고용 지표는 또 한 번 시장의 뒤통수를 후려갈겨버렸죠. 일단 지난 11월의 고용 지표가 서프라이즈가 나온 겁니다. 10만건 초반으로 주저앉아버릴 것이라던 시장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보였죠. 고용자 수가 거의 20만명 수준이었는데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코로나 이후 이례적인 고용 지표들을 너무 많이 만나기 전에는 20만명 수준이면 양호하다… 라고 할 정도였죠. 지금 미국의 성장 추세에 걸맞는 좋은 숫자라는 이미지를 주는 숫자라고 보시면 됩니다. 주저앉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꽤 괜챦은 숫자에 시장은 다소 놀라는 모습이었죠.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일단 미국의 시간당 임금상승률이 다시금 뛰어오르면서 전월 대비 0.4%상승했죠. 연율로 환산하면 4.8%가 되는 셈이죠. 임금은 모든 자산 중 가장 하방 경직성이 강한 자산입니다. 왠만하면 한번 올라간 임금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죠. 임금 상승률이 이렇게 강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인플레이션이 쉽게 2%로 되돌려지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마치 다이어트를 하면 팔다리, 등, 얼굴 등의 살은 엄청 빠지지만 뱃살.. 특히 아랫뱃살은 정말 빠지지 않죠.. 그래서 다이어트했던 선배에게 물어보니.. 뱃살은 지금 다이어트 하는 것을 1년 더 하면 그 때부터 천천히 빠진다고 말해주는 겁니다. 임금이 이것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여담이긴 합니다만 고용자 숫자의 증가와 임금의 상승은 약간 UAW의 파업과 맞물려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10월 고용 지표가 매우 부진했는데요, 당시 제조업 사이드에서 3만명 정도 취업자 수가 줄어들었죠. 그렇지만 파업이 끝난 이번 11월 지표에서는 2.8만명이 늘었습니다. 그 영향이 상당하다고 생각이 되구요… UAW의 협상으로 25% 가까운 임금의 상승이 있었습니다. 그게 어느 정도 향후 임금의 상승에는 영향을 줄 수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단순히 1개월 정도의 흐름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듯 하구요.. 조금 더 상황을 모니터링 해봐야겠죠. 특히 UAW 협상 이후 임금 상승에 대한 압력이 다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금의 안정까지는 꽤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자.. 고용이 뒷통수를 쳤다는 얘기를 했지만 시장은 초반에만 살짝 놀랐지 이내 활짝 웃었습니다. 왜냐구요.. 성장이 크게 둔화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고용이 탄탄하기에 경기 침체 우려를 상당히 덜었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논리는 이렇게 풀립니다. 고용 지표가 부진하면… 금리 인하는 사실 상 따놓은 당상이라 생각해서 시장은 크게 환호하게 되겠죠. 고용 지표가 양호하면 성장이 생각보다 양호할 것이니 시장은 크게 환호합니다. 엥? 그럼 고용 지표가 어떻게 나와야 시장이 흔들리게 되는 것일까요… 좋아도 나빠도… 모든 것에 행복해 하는 시장입니다. 왜냐구요… 좋으면 좋은 것이고.. 나쁘면 연준이 돈을 풀어주니까 좋아지는 것이죠… 어떻게든 주식 시장은 오르는 것이라면… 모두가 주식 투자에 올인해야하지 않을까요. 직접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는.. 금융 투자로 돈 풀어주는 것을 따먹는 게임이 보다 현명하지 않을까요?

구성의 오류라는 것이 있습니다.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인데요.. 이게 모두가 그렇게 움직이면서 사회 구성원 전체가 모두 그 방향을 택하면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주는 케이스를 말하죠. 한 명 한 명은 제조업에서 일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든 상승하는 주식을 사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두가 일을 안하고 금융 투자를 하다보면… 일을 하는 사람이 크게 줄어들게 되면서 사회 전반에 생산 활동이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요? 생산 활동의 감소는 공급의 축소를 말할 겁니다. 그리고 일손이 부족하면 임금이 오르게 되겠죠. 공급의 축소와 임금의 상승은 끈적한 인플레이션을 가리키게 되지 않을까요. 지난 2년여 동안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는 이슈네요.

애니웨이.. 시장은 낙관적인 단면을 봅니다. 물가는 안정되고 있고… 그럼 금리를 내릴 수 있죠. 성장은 안정되고 있습니다. 금리도 내려가고 성장은 탄탄하면 자산 시장에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요.. 약간 로직이 이상합니다. 성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물가가 안정되기에…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면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인데.. 성장이 탄탄한데 금리를 굳이 인하할 필요가 있을까요? 금리가 너무 높아서 인하해야 한다?? 혹은 향후 성장이 둔화될 것이기 때문에 인하해야 한다?? 지금 연준은 선제적인 대응보다는 실제 데이터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느린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실제 성장이 둔화되는 것을 보면서 움직이지 성장이 둔화될 것 같다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죠.

여전히 끈적한 물가로 인해서 목표로 하는 2%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이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면… 만약 어설프게 긴축에서 후퇴했을 때 다시금 물가가 크게 튀어오르는 문제가 생길 수 있죠. 예를 들어볼까요? 금리 인하의 시그널을 던졌더니 자산 시장이 정말 뜨겁게 반응하는 겁니다. 그리고 뜨거워질 수 있는 불씨를 남겨둔 성장세가 힘을 받으면서 더욱 강해지는 것이죠. 금리 인하에 반응하면서 시장 금리는 하락하고 달러는 약세를 보입니다. 최근 물가를 코너에 몰아넣은 기간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한 시장 금리의 상승과 강달러가 완전히 반대로 되돌려지게 되죠. 이는 물가의 반등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적을 완전히 제압하지 않은 상황에서.. 약간의 잔당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전군을 철수하게 되면…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케이스가 아닐까요.. 연준 입장에서는 상당한 고심을 하게 될 겁니다. 성장이 최악이 아닌데… 아직 2%로 되돌아오지 않은 인플레이션을 보면서 금리를 인하한다는 게… 매우 부담스럽겠죠.

물가를 보면 조금 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지난 토요일 발표된 미국 미시건대 기대인플레이션 지수가 크게 약해지긴 했습니다만.. 지난 번 FOMC에서 파월 의장도 이 지표에 이제 큰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는 뉘앙스의 답을 했던 것처럼 시장이 이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보다는 이번 주에 발표될 CPI에 비중을 크게 두어야하겠죠.

흥미로운 것은요.. 이번 달 CPI에 대한 예상을 보면 전월 대비로는 0.0%.. 즉 전월 대비 물가 상승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는 게 컨센서스라는 겁니다. 정말 고무적인 소식 아닌가요? 전년 대비로는 3%정도 상승을 보고 있습니다. 근원은 전월 대비 0.3%정도를 보고 있고… 전년 대비로는 4.06%를 보여주고 있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어느 쪽이건 시장이 기대하는 쪽의 양호한 물가 안정세를 발표하면 시장은 금리 인하를 외치면서 흥겨워하곤 했기에…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그런데요… 클리블랜드 연은에서 예상하는 다음 달 물가 지표가 조금 독특합니다. 일단 이번 달에는 CPI가 전월 대비 0.0%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지만.. 담달에는 +0.4%로 크게 오를 것으로 보고 있죠. 그리고 전년 대비로는 3%상승할 것이라는 이번 달의 전망과는 달리 다음 달 전망을 보면 3.3%상승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CPI가 3.0%을 찍은 이후 흥겨워했던 시장은 7월에 3.2%로 올라간 물가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바 있습니다. 네… 아직 인플레이션은 끝났다라는 승리 선언을 하기에는 예상을 넘는 고용에서… 다시금 꼬리를 말아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하는 클리블랜드 인플레이션 예상 지표를 통해서도 다소 성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나 더… 국제 유가가 이제 배럴 당 70불 수준으로 내려왔기에.. 에너지 가격에서의 물가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죠… 물론 국제유가보다는 정제유인 휘발유 가격이 보다 중요할 겁니다. 다만… 유가 측면에서만 한 번 생각해보면요… 2022년 11월 국제유가는 배럴 당 80~90불 수준이었죠. 이번 11월 국제유가가 배럴 당 70불까지 하락했으니.. 지난 해 11월 대비로 올해 11월을 보면… 80불에서 70불 수준으로 유가가 하락한 겁니다. 전년 대비로 에너지 가격은 하락한 셈이죠. 그런데요… 지난 해 12월이 되면… 당시 경기 침체를 반영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 배럴 당 70불 수준으로 내려앉았죠… 지금 국제 유가가 배럴 당 70불을 조금 넘기는 수준입니다. 만약 현재 수준이 유지가 된다면 에너지 가격에서의 물가 하락 압력은 상당 수준 낮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되려 국제유가가 75~80불 수준으로 반등하게 된다면 되려 에너지 가격에서는 전년 대비 상승하게 되면서 물가에 있어서는 전년 대비 오르는 현상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기대하는 미국의 주거비 하락을 보면요… 미국의 주택 가격이 여전히 상당히 강한 흐름입니다. 그리고 질로우에서 발표하는 렌트비 역시 최근에 꼬리를 살짝 말아올리는 모양새죠. 이렇게 되면 CPI나 PCE에 반영되어 있는 주거비의 안정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주거비의 반등세가 조금 더 이어진다면… 더 먼 미래에는 주거비가 인플레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개연성도 있죠. 물론 아직 질로우에 나타난 반등세가 뚜렷하지 않기에… 이것만으로 인플레 반등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주택 시장이 강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올해 초 에세이를 쓸 때… 인플레이션을 제압하는 중앙은행의 두개의 칼을 언급했던 바 있습니다. 한 손에는 고금리, 다른 한 손에는 강달러를 들고 물가를 위협하게 되죠. 그런데요… 피벗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시장 금리를 낮추고 강달러의 예봉 역시 함께 꺾어버리는 문제를 낳습니다. 그럼 고전을 면치 못하던 물가가 다시금 힘을 받게 되는 겁니다. 여기에 주택 가격의 반등 등 자산 가격의 활황이 이어지게 되면 일정 수준까지 빠르게 하락했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한 번 살짝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죠. 이 가능성을 무시하고… 인플레이션의 잔당들이 눈 부리부리 뜨고 남아있는데.. 이들을 애써 외면한 채 철군을 한다면… 인플레이션 잔당의 힘이 다시금 강해지지 않을까요…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제압하는 쪽에 연준은 초점을 맞출 듯 합니다.

이번 주에는 화요일 CPI, 수요일 PPI, 목요일 소매판매 지표와 FOMC결과, 그리고 다음 날 ECB까지 상당히 많은 이슈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향후 주중 에세이를 통해 FOMC의 관전 포인트 전해드리겠습니다. 에세이 줄이겠습니다. 힘찬 한 주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나의 진가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에게만 마음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 나의 진가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으려고 내 감정과 시간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유명한 사람도 미움을 받았다. 누군가의 미움을 받는 것은 너무 당연하니 너무 상처받고 의미 부여를 하지 말자.

모두의 환심과 환대를 받으려고 감정을 소모하지 말자. 그것만큼 인생을 살면서 불필요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단지 장부상의 숫자일 뿐이고 언제 휴지조각이 될 지 모르는 위험을 항상 갖고 있지만, 그동안 개인투자해놓은 스타트업들의 2023년 올한해 기업가치 증가에 맞춰 지분가치를 계산해보니 올해 전체 노동수입을 가뿐히 넘어섰다. 부동산 자산 가치 변화를 제외하고 투자 수익이 노동수입을 앞지르기는 평생 처음이다. 나름 의미를 부여할만한 일이다. 스타트업 육성업을 시작한지 만 7년만의 성과다. 그동안 심신 탈탈 털리면서 고생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업앤다운 겨우겨우 가고 있지만, 7년전 세운 목표와 계획대로 착착 가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오늘만은 이 짜릿한 기분 오롯히 느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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