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이 오느냐 마느냐
금리인하가 오느냐.마느냐
지금이.저점이다 고점이다 요게.이슈네요
오건영님이 시장리뷰해주실때마다 큰 도움이 되는데
이게 앞으로 어떤식으로 미래를 예측해야하는지는 계속 고민이 깊어지네요
지난 주에 정말 간만에 받은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불황을 부른다… 라는 말이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한 질문이었죠.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요.. 과거보다 그 효과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여전히 유효한 불황 지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 얘기를 좀 해보도록 하죠.
우선 배경부터 설명드리고 지나가야죠.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약 1~2년 후에는 불황이 찾아온다.. 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다가온 이유부터 짚어봐야 합니다. 시중은행은 단기로 자금을 빌려서 장기로 대출을 해줍니다. 단기로 빌리는 돈이 예금이 되는 거구요.. 여기에 마진을 붙여서 대출을 해주죠. 그 마진을 우리는 예대마진이라고 합니다. 예대마진이 높으면 은행들은 수익이 많이 나는 것이니 대출을 더 해주고 싶겠죠. 반대로 예대마진이 줄어들게 되면 대출을 해줘도 수익을 많이 낼 수 없습니다. 그럼 아무래도 대출이 위축이 되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단기 금리가 일반적으로 장기 금리보다 낮으니.. 단기로 빌려서 장기로 대출해주면 그 마진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요.. 단기 금리가 장기보다 높으면… 비싸게 빌려서 싸게 대출해주는.. 이른 바 역마진 구조가 나타나게 되죠. 그럼 은행들은 대출을 해줄수록 손해가 되기 때문에 대출을 더욱 줄이려고 할 겁니다. 대출이 줄어들게 되면 시중 유동성이 줄게 되고.. 이로 인해 경기가 빠르게 둔화되면서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겠죠.
실제 장단기 금리 역전은 22년 여름에 나타났죠. 그 이후 한 번도 회복을 못하고 벌써 1년 반 이상 역전이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 은행들의 마진이 줄어들게 되니.. 대출이 많이 위축되었겠죠. 실제 미국 상업은행들의 대출 태도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변해있습니다. 여기에 쐐기골을 박은 사건이 터졌으니.. 그게 지난 해 3월에 터졌던 SVB사태입니다. SVB를 필두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등 몇 개 은행들이 파산하자 시장에는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죠. 뱅크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은행들은 현금 유동성을 더욱 많이 쟁여두려 합니다. 그럼 가뜩이나 역마진으로 위축되었던 은행권의 대출은 더욱 더 줄어들게 될 겁니다. 그리고 여전히 중소형 은행을 중심으로 이런 불안감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죠.
시중 유동성은 시중 은행이 창조합니다. 보다 정확히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본원 통화를 주고, 시중은행은 이 통화를 대출이라는 형태로 더욱 크게 부풀리게 되죠. 이게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는 원리입니다. 그런데 지금 시중은행들은 너무 쫄아있죠. 그리고 중앙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상 및 양적긴축을 통해 긴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체인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이 쌍끌이 긴축을 하기에 시중에 공급되는 유동성은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죠. 이 논리대로 따라가면 등골에 서늘함이 느껴집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죠. 미국의 재정 적자가 엄청납니다. 그럼 국채 발행이 늘어날 수 밖에 없겠죠. 시중에 은행을 통해 풀려나온 유동성이 줄어드는데 국채 발행을 통해 그나마 있는 유동성도 빨아가는 거쟎아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코로나 사태 당시였던 21년 상반기에는 글로벌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있었습니다. 이 때 인플레이션이 들썩거리면서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했죠. 금리가 이렇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때… 금리 더 오르기 전에 자금 조달하자고 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그런 회사채의 만기가 이제 올해 상반기부터 빠르게 돌아오고 있죠. 당장 회사채를 갚을 돈이 없으면 회사채를 다시 발행해서 끌어온 돈으로 기존의 회사채 자금을 갚으면 됩니다.. 그런데요.. 시중 유동성이 부족하기에 또 다른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땡기기가 만만치 않죠.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요… 지금 자금을 땡기려다보면… 21년 대비 금리가 너무 많이 올라있기 때문에 기업들 입장에서는 향후 상당한 이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정리하면요.. 은행과 연준의 자금 공급이 줄어들고 있죠. 그 상황에서 국채 발행으로, 그리고 회사채 만기 연장을 위해 보다 많은 자금 수요가 생겨난 겁니다. 돈의 공급은 줄어드는데 돈의 수요가 많아지면.. 돈의 가격인 금리는 올라가게 되겠죠. 그리고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실물 경제와 금융 시장이 상당한 타격을 받아야 할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코멘트 나오네요.. 상당한 타격을 받아야 할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죠…
그런데요… 자산 시장 분위기가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전혀 우울하지가 않습니다. 뉴욕 증시는 연일 신고가를 바꾸어쓰고 있죠. 주식 시장만 활황이 아닙니다.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일본 증시는 34년 만에 전고점을 넘어섰구요, 글로벌 IPO시장 역시 역대급 활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진국 회사채 시장 역시 뜨겁게 반응하고 있죠. 잠깐 기사를 보고 갑니다.
“연초 불붙는 채권 시장… 美 우량 회사채 1530억불 발행”(서울경제, 24. 1. 22)
- 올 들어 18일까지 발행액 통계 작성 이래 최대
- 회사채 금리 하락으로 차입비용 낮아진 영향
- 경기 불확실성 대비해 선제 자금 조달 측면도
- 유럽서도 2주간 285조원 채권 발행 이어져”
“유로존, 1월 국채 발행 사상 최대”(내일신문, 24. 2. 6)
“’금리 쌀 때 돈 땡기자’… 미 기업들, 회사채 발행 35년만 최대”(헤럴드경제, 24. 1. 22)
기사 타이틀 몇 개를 가져왔는데요… 그냥 미국, 유럽 기업들 회사채 발행을 겁나게 해서 자금을 있는대로 땡기고 있다는 겁니다. 사상 최대 수준으로 발행을 하는 것이죠. 이건 두가지가 만나서 가능한 건데요.. 채권을 발행해서 돈을 빌리려는 쪽은 기존 채권을 갚고 새롭게 채권 만기를 연장하고 싶어합니다. 연준의 피벗 시사 이후에 시장 금리가 빠르게 하락했기 때문에… 수개월 전에 걱정했던 것보다는 금리가 많이 내려와있죠. 이 정도면 쌩큐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게다가 글로벌 유동성이 워낙에 넘쳐서 채권 시장이 호황이니.. 지금이라도 땡겨야 하지 않을까요?
반대로 채권을 사려는 입장에서는 지금의 금리가 가장 높다고 생각할 겁니다. 다시는 못 볼 높은 금리라면 지금이라도 채권을 많이 사둬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1만원이 있다면 1만원 짜리 채권을 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1만원 채권을 담보로 9000원을 빌려서 채권을 사고… 그 9000원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서.. 돈을 빌려서… 돈을 빌려서.. 채권을 무더기로 사들일 겁니다. 채권 레버리지 투자 아주 오지게 하는 케이스겠죠. 무슨 손오공의 분신술처럼 금리가 내려갈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겨나니 유동성이 마구 흘러나오게 됩니다. 채권의 발행(공급)이 늘어난 이상으로 채권의 수요가 강하게 존재합니다. 그럼 채권 시장이 대호황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요? 이런 흐름은 국내에서도 뚜렷하게 확인이 됩니다. 기사 인용합니다.
“새해 기업대출 7조 늘고 회사채 순발행 22년래 최대”(헤럴드경제, 24. 2. 14)
“1월에만 11조 찍었다… 역대급 회사채 발행량”(이데일리, 24. 2. 21)
미국, 유럽만 사상 최대치가 아니죠. 한국 회사채 시장 역시 역대급 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엄청난 활황인가요? 회사채 시장이 뜨거운 이유… 일단 약간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얻는데 있습니다. 기사 인용하죠.
“연 3% 예적금 만족 못해.. A급 회사채, 개인도 줄선다”(한국경제, 24. 2. 19)
“’은행금리 만족 못해’… 개미들 리스크에도 ‘비우량 회사채’ 쇼핑”(연합뉴스, 24. 2. 14)
“’고금리 막차’ 대기업 회사채에 兆 단위 뭉칫돈”(동아일보, 24. 2. 5)
투자자들이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을 때… 뒤집어 말하면 금리가 내려가기 전에 다시는 못볼 높은 금리를 주는 회사채에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요? 위의 기사 타이틀들은 그런 분위기를 반영합니다. 그 뿐 아니죠. IPO가 뜨겁다고 합니다. 공모주를 보다 많이 받기 위해서는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면서 공모에 참여하는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음의 기사가 나오고 있죠.
“IPO열기에.. BBB급 회사채 덩달아 훈풍”(이데일리, 24. 2. 15)
“BBB 회사채 흥행에 조달 서두르는 발행사들.. 배경엔 고금리 / 공모주 열풍”(인베스트조선, 24. 2. 15)
그리고 이렇게 회사채 시장이 활황이니 증권사와 같은 금융 기관들도 회사채 발행을 해서.. 조금이라도 좋은 조건에 자금을 조달하려 하고 있죠. 기사 인용합니다.
“증권사 회사채 발행 줄이어… ‘PF / 상업용부동산’ 부실 선제 대비”(아시아경제, 24. 2. 15)
네.. 대충 분위기는 감이 오실 겁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이 되어서… 시중 유동성이 부족해져서 금융 시장에 돈이 모자라야 하는데.. 반대로 돈이 넘쳐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죠. 이걸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우선 과거와 달리 최근 금융 시장에는 PDF라는 투자 상품이 있다고 하죠. Private Debt Fund의 약자인데요… 러프하게 말씀드리면 투자자들에게 돈을 모아서 무언가를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대출을 해주는 펀드입니다. 그럼 은행이 대출을 못해줘도 이들 PDF와 같은 비은행 금융 기관 혹은 펀드들이 대출을 확대시켜준다면… 은행의 대출 위축의 빈공간을 메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채권에 투자하는 헤지 펀드 들은 레버리지를 겁나게 땡길 수 있습니다. 여전히 초단기 금융 시장인 레포 시장에 돈이 넘치고 있기 때문이죠. 초단기 자금 시장에서 돈을 빌려서… 금리를 높게 주는 장기채권 혹은 회사채에 투자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렇게 사들인 회사채를 담보로 돈을 더 빌려서 회사채를 또 사고.. 그 회사채를 담보로 돈을 더 빌려서 회사채를 더 사들이고… 이렇게 되면.. 단기 자금 시장에서 상당한 자금의 차입이 일어나게 되고.. 이렇게 차입된 자금이 조금이라도 만기가 길고… 조금이라도 더 위험한.. 대신에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주는 회사채 쪽으로 이동하게 되지 않을까요?
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금리가 내려간다고 합니다. 오늘 금리가 가장 높을 수 있고… 오늘주가가 가장 낮을 수 있습니다. 그럼 땡빛을 내서라도 주식이나 채권을 사야하지 않을까요? 그 땡빚을 초단기 자금 시장에서 내서 장기 금융 자산에 투자하는 겁니다. 헉.. 그럼 장단기 미스 매칭이 벌어지는 문제가 생기죠.. 걱정하지 마세요… 단기 자금 시장에는 돈이 충분합니다. 만약 없으면…. 연준이 더 풀어주겠죠. 스탠딩 레포, FIMA레포, 안되면 예전처럼 양적완화라도 해서 초단기 자금 시장에서 돈이 마르지 않게 해줄 겁니다. 증거가 있느냐구요?? 단기 자금 시장에서 많은 이들이 돈을 빌려서 장기 자산에 박아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단기 자금.. 즉 레포 시장에 수요가 넘치는데.. 여기에 돈이 마르면 레포 시장에서 금리가 폭등하는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우리는 그 현상을 19년도 9월에 본 적이 있습니다. 이걸 레포 사태라고 하구요… 레포 사태를 두려워하는 연준이 양적긴축의 속도를 늦추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던 바 있죠.
레포 시장에 돈이 마를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확신.. 그 확신은 초단기로 돈을 빌려서 10년 장기 국채를 사는데도 전혀 두려움을 없게 만듭니다. 1일 대출을 받아서 매일 매일 대출을 연장하면서 10년 장기 국채를 투자하죠… 10년 장기 국채의 금리가 내려와서 채권 투자 수익이 발생하면… 그걸로 대박을 낼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를 이용해서.. 초단기로 자금을 최대한 많이 땡겨서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투자 방식이 될 겁니다.
그런데요… 이렇게 초단기로 최대한 자금을 땡겨서 만기가 무한대인 주식이나… 만기가 긴 장기 채권 혹은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이 최고의 투자법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너무 많은 초단기 자금… 즉 유동성이… 장기 채권과 같은 비유동성 자산에 과도하게 잠기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정리합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 은행의 부진이 크기에.. 은행 대출의 위축이 커졌을 때 충격을 주기 때문에 두려운 지표죠. 그런데 지금은요.. 그런 은행의 자리를 비은행 금융 기관들이 와서 채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헤지펀드 등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금이 초단기로 자금을 땡겨서 발행 시장에 유동성을 겁나게 밀어넣어주고 있죠. 그러니.. 은행의 부진으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 그리고 연준의 긴축으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들을 이런 비은행 금융 기관의 유동성 공급이 커버하고도 남는 상황이죠…
이런 시스템의 문제는요… 초단기로 영원히 겁나게 아무 문제 없이 땡길 수 있을 것이라는 안이함이 점점 더 커져간다는 데 있죠. 그래서 시중 은행들은 그 오랜 역사를 통해서 지급준비금 제도를 만들었던 것이구요.. 예금자보호를 하고 있는 겁니다. 모르긴 몰라도 저 같은 아마츄어도 느끼고 있는 이런 시스템적 리스크에 대해 연준도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겁니다. 최근 에세이를 통해 적었던 수많은 Tool도 이런 두려움을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유동성이 비유동성 자산에 너무 과하게 잠겼을 때..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유동성이 필요한 상황이 펼쳐지면… 기존의 비유동성 자산을 던져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비유동성 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겠죠.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리스크 요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조금 큰 프레임에서 지금의 마켓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조망해봤습니다.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출 https://www.facebook.com/share/p/wqvAUjFiASWaAZwS/?mibextid=oFDk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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