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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Stock Story[2024]

애플이 WWDC 첫날 2% 빠지고 둘쨋날 7%나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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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급등. 그리고 애플의 시간
[삼성증권 /IT 이종욱]

Q) 애플이 WWDC 첫날 2% 빠지고 둘쨋날 7%나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7%는 놀라운 일입니다. 이럴 일인가 싶습니다. 하지만 애플의 AI는 완성도가 높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첫날에는 자극적인 서비스가 없다는 것에 실망했다가, 둘째날 심도 있는 개발자 세션들이 진행되면서 잘 준비된 애플 AI에 안도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이틀간 여러 밈을 만든 일론머스크도 일조했을 것 같습니다. 시장의 화두는 On device로 다시 돌아온 것도 사실입니다. 엔비디아가 애플의 시총에 붙은 것이 애플의 저평가 분위기를 자극했을 수도 있습니다.

Q) 애플 AI는 좋았나요?

애플이 AI 서비스를 상당히 잘 정제해서 발표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WWDC 전에 관전포인트로 삼았던 것이 있었는데, 결과는 모두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 유저가 시리 서비스 이용을 선택할수 있는 것일까? 아닙니다. 시리는 OS에 디폴트로 녹여 있습니다. AI 탑재와 고객데이터 수집은 일어나지만 이 데이터를 AI용으로 제공할지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시리가 앱을 직접 운용할 수 있을까? 그렇습니다. 시리가 사용자 화면을 읽고, 앱의 패턴을 분석하며 앱에 액션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 Open AI가 애플 유저의 데이터를 확보했을까? 아닙니다. 물론 당연히 ChatGPT는 시리와 밀접하게 통합되어 운영됩니다. 하지만 애플은 애플 유저만을 위한 폐쇄형 클라우드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Open AI는 애플의 프라이버시 정책에 준용하여 유저가 필요할때만 데이터를 이용합니다. 데이터를 확보한 것은 애플이며 보안정책 변경으로 메타의 광고 매출에 영향을 주었듯이 애플이 언제든 3rd party에게 불리한 보안 정책을 만들 수 있습니다. Open AI와 애플은 이별이 예고된 임시 파트너입니다.

- 3자 개발자들이 당장 On device용 앱을 만들 수 있을까? 그렇습니다. 앱 데이터를 이용해서 온디바이스 파인튜닝이 가능합니다. Stable diffusion, Mistral, Llama등 인기 있는 모델을 iOS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시리가 멀티디바이스를 통합하여 운용할수 있을까?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iOS 유저 데이터가 통합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조만간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의 시리가 같은 존재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변모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애플 AI의 한국어 버전은 올해 출시되지 않습니다. AI서비스도 향후 2-3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발표될 것입니다. 애플은 지금 당장은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안전하게 (내 테두리에서) 지킬가가 최우선과제이며, 데이터만 확보하면 언제 AI를 출시해도 주도권을 잃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저도 그것에 동의합니다.

Q) 애플 AI가 좋으면 하드웨어가 잘 팔릴까요?

- 궁극적으로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게 올해가 아닐 뿐입니다.

- 인터넷이 뜨면 노트북이 잘 팔릴까요? 당연히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98-00년에 대 유행이었고, 노트북은 03-05년에 강한 사이클이 붙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전성비 좋은 프로세서와 향상된 네트워크 기술이 03년도에야 완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AI에 특화된 디바이스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희은 26년정도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 궁극의 On device AI는 모바일 기기에서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24시간 들고 다니는 시리가 책상 앞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시리보다 좋습니다.

Q) On device AI에서 애플이 유리할까요?

- 매우 유리합니다. 저는 그것이 애플이 느긋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 AI 모델은 일정 시간 지나면 상향 평준화될 것입니다. 이미 오픈소스로도 상당 부분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델에서 차별화가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 경쟁력은 데이터로 이동할 것입니다.

- 충성도 높은 고객 데이터를 배타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OS를 내재화하고, 폐쇄적 디바이스를 같이 들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애플이나 메타가 On device에서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Q) 애플 주식을 사야 할까요?

- 애플 주가 흐름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이 AI 회사로 거듭하는 장기 여정에서 주가는 실시간으로 그 궤적을 반영해 줄거라 생각합니다.

- 하지만 애플을 강하게 어필하지 않는 이유는 이번 사이클의 우선순위가 AI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에 있을 뿐입니다.

- 다시 인터넷 이야기로 돌아 가서, 98년 IT 랠리를 앞두고 시스코를 사는 대신 Dell이나 HP를 샀으면 좋았을까요? 당연히 좋았습니다. 2배 이상 올랐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시스코는 5배 올랐습니다. Dell과 HP에서 꿈꾸었던 미래는 03년에 왔고, 당장은 인터넷 인프라를 까는게 더 급했거든요. 당시 Dell이나 HP를 샀다면, 00년 5월 급락할때 버티고 버텨서 03년까지 끌고 갔어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시스코를 사는것이 더 유리했습니다.

- 제가 조용하게 발간하고 있는 애플의 시간 시리즈는 애플이 어떻게 밑바닥에서 AI의 강자로 거듭나는지 추적해 가는 일기장같은 보고서입니다.

감사합니다.
(24/6/12 발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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