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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Stock Story[2024]

일본은행은 금리를 인상할 수도… 그렇다고 계속 동결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럼 눈치껏 천천히 금리를 밀어올리는 방법을 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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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인 조치이고

중장기적으로 금리인상을 빨리해야하는 일본

그러면 어차피 엔화강세는 나올 수 밖에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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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 시장리뷰 ㅣ “엔 사요?” 최근에 세미나를 하면 반드시 받게 되는 질문입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것과 같은데요.. 지난 주 월요일 엔캐리 청산의 임팩트가 워낙에 강하다보니 엔화의 무서움을 확실히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 에세이에서 적어드렸던 것처럼 이번 엔캐리 청산은 몇 가지 교훈을 남겼죠. 그 중 적어드리지 못했던 것 중 하나가 “안전 자산 엔화의 귀환”입니다. 엔화는 안전 자산이 아니다.. 엔화의 굴욕…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왔었는데요.. 적어도 이제 그 얘기는 못할 듯 합니다. 제대로 한 번 보여준 거죠.

안전 자산 엔화의 귀환이 맞다면 포트폴리오에 방어 기제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엔화를 일부 담으시는 건 효과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글로벌 증시에 남아있는 리스크라고 한다면 너무 오랜 기간 유지한 미국의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해 미국의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성장 둔화에 맞춰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나와줘서… 성장을 받쳐줘야 하는데… 인플레가 잔존해있기 때문에 성장을 유지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두려움이 존재하는 겁니다. 이 경우 뒤늦게 연준이 무너진 성장을 커버하기 위해서 금리를 급격히 내릴 수 있는데요.. 이게 엔캐리 청산을 제대로 자극할 수 있죠. 실제로 이 시나리오에 대한 가능성을 본 것이 지난 주 월요일의 시장 움직임이었습니다. 당장은 지난 주 수요일 일본은행을 옥죄어서 금리 인상을 멈추게 했구요… 각종 성장 지표가 당장 리세션 진입은 아니다.. 라는 안도감을 주면서 문제를 봉합하기는 했지만 언제든 그런 문제가 터질 수 있죠. 이럴 때 엔화는 제대로 눈을 한 번 번쩍 뜰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렇게 안전 자산에 베팅하는 시나리오를 제외하고 엔화 강세에 베팅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해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기간을 길게 두고 가시면 엔화는 서서히 강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거죠.. 급부가 너무 강하면 반대 급부가 더 강하게 나오게 마련입니다. 지난 7월 31일 강한 긴축을 언급했다가 8월 5일의 충격을 보면서 일본은행은 깜놀했죠. 그리고 8월 7일에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가 나와서 항복 선언을 한 겁니다. 일주일 만에 중앙은행에게 항복 문서를 받아낸 셈인데요.. 중앙은행의 굴욕이라는 표현보다는요.. 하루에 12%씩 주가가 무너지고… 엔화가 너무 빠른 강세로 가면서 엔캐리 청산이 걷잡을 수 없이 이어질 수 있다는 엄청난 쏠림이 나타나니 일본은행 역시 일주일 만에 방향을 틀어버릴 수 밖에 없는 명분을 얻을 수 있었던 겁니다.

만약 5일과 같이 빠른 속도의 엔 강세가 아니고.. 0.5~1%씩 엔화가 조금씩 강세로 갔다면 어떤 대응이 나왔을까요? 결국 가랑비에 옷이 젖어들 듯이 엔화가 강세로 가게 되면 그런 강세 기조를 보면서 일본은행이 방향을 반대로 틀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여기서 잠시 그런 생각을 해보죠. 이번 문제가 다 해결이 된 것인가.. 지난 7일 일본은행의 항복 선언의 배경에는 여러가지가 있었겠지만 미국의 압박 역시 상당했을 겁니다. 엔 강세와 금리 인상 기조에 재갈이 물려버린 것이죠. 그런데요.. 일본은 왜 엔 강세와 금리 인상을 원했을까요? 네.. 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일본 내부의 인플레 문제를 잡기 위해서 결국 등 떠밀려서 강한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가 이 사단이 난 셈이죠. 방향을 유턴하니 안정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 계속 금리 인상을 못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네.. 일본 내 인플레이션 문제가 보다 강하게 불거지겠죠.

일본은행은 금리를 인상할 수도… 그렇다고 계속 동결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럼 눈치껏 천천히 금리를 밀어올리는 방법을 쓰겠죠. 눈치라는 것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그리고 미국 금리 인하 상황을 보면서.. 미국의 성장을 보면서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점진적인 엔 강세 밖에는 답이 없겠죠. 네.. 엔 강세로 단기로 수익을 내기는 어렵구요… 방향 유턴에 대한 시장의 안도감이 보다 커지게 되면 단기로는 엔이 되려 약세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결국 일본 내 물가 압력 제어를 위해서는 엔 강세가 필연이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죠. 그리고 분위기 좀 나아지면 엔 약세 언제까지 갈거니.. 라는 다른 국가들의 견제 역시 재개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조금 긴 호흡으로 엔화를 바라보면… 포트폴리오에 일부로 엔화를 사두는 것 역시 나쁜 선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중간 중간 시장이 흔들리는 시나리오에서는 부활한 안전 자산의 위력도 보실 수 있으니 방어막의 역할도 해주는 것은 보너스라고 봅니다. 단기에 환차익을 낸다는 것.. 개인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많이 넘어서있습니다. 다만 강한 쏠림이 나타나는 시기일수록 그 쏠림에 너무 추수되어 따라가는 것은 경계하시죠. 반대급부가 드라마틱하게 나온다는 것을 제대로 보신 셈이니까요. 내일 아침 CPI리포트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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