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 시장리뷰 ㅣ 최근에 받은 질문 중에 답하기가 참 어려웠던 질문이 있어서 공유를 드려봅니다.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을까요?”라는 질문이 바로 그건데요… 참 답하기가 어렵더군요.
왜냐하면 정해져있는 미래가 없기 때문이죠.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경기 침체를 피할 수도, 그러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질문의 포인트가 바뀌게 되죠. 경제 주체들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 것.. 제대로 한다면 침체를 피할 수 있고,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침체에 딱 걸려버리게 되겠죠.
결론적으로 저는 연준이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구요, 그런 관점에서 마일드한 경기 침체의 가능성은 열려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연준이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린 이유는 연준이 멍청해서가 아니라요.. 상대적으로 시장이 너무 영악하다는 점, 그리고 너무 오랜 기간 시장을 지원해줬기 때문에, 그리고 시장에 끌려다니는 면이 많았기 때문에 약간 호구 잡힌 면(?)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휘관이 있는데요.. 밑의 부하들이 지휘관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른 바 ‘령(令)이 서지 않는’ 것이죠.. 이런 상황이면 실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장기간 이어졌기에 빈부 격차를 상당히 크게 만들었죠. M7과 실물 경제의 괴리는 상당히 커졌습니다. 세상에 M7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된다고…. 그것과 실물 경제를 비교하는가.. 라고 답하실 수도 있지만 M7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IT관련주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닷컴 버블 당시의 그것을 넘어섰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죠. 계속해서 말씀드리는 것처럼 양극화가 벌어질 경우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중립금리에 대한 판단이 매우 복잡해지게 됩니다. M7을 고려한 중립금리와, 그렇지 않은 중립금리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까요?
현재 5.25~5.5%의 기준금리에도 M7은 사상최고치를 넘어섰고, 기업 실적 역시 매우 양호합니다. 그리고 일시적 주가의 하락을 겪더라도 순식간에 되돌리는 것을 보실 수 있죠. M7을 보면 5.5%의 기준금리가 가뿐한 거겠죠. 반면 실물 경제는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가계 신용 연체율이 급증한다… 기업 도산율이 2011년 이후 최고다.. 소비자심리지수가 박살났다.. 각종 안좋은 지표가 나타나는데.. 이는 M7에서는 느껴지지 않고 실물 경제에서 나타나는 겁니다. 그런데 이 둘을 섞어버리면… 괜챦아보이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이 묘하게 공존하는 거죠. 어찌보면 경기가 디게 안좋은 거 같고.. 어찌보면… 그래도 양호한 것 같고… 헷갈리는 문제를 만들어내죠.
그리고 막상 금리 인하를 단행할 때… M7은 현재도 괜챦은데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더욱 더 숨통이 트입니다. 이는 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죠. 마치 한은이 부동산 시장을 걱정하는 것처럼 미국 역시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과열 우려가 남게 될 겁니다. 실제 FOMC에서도 몇 차례 자산 시장의 과열 신호에 대한 경계감을 보였던 바 있죠. 그럼 실물 경제의 둔화 속도가 다소 빨라져도… M7 등이 주는 착시로 인해… 그런 둔화 속도를 커버할 정도의 빠른 금리 인하에 돌입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와.. 이렇게 적으니까 복잡하네요..
일본은 물가가 올라서.. 기준금리를 인상해서 잡아야 할 때… 성장 둔화의 우려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을 미루어왔죠. 너무 많이 미루다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 움직일 수 밖에 없는데… 그랬더니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일본 인상 & 미국 인하의 조합에 걸려버리게 됩니다. 무언가… 빠른 해결이 되지 않은 상황… 이런 것들이 모순을 쌓이게 만들구요…
한은 총재 코멘트처럼… 금리를 내리고 싶어도 제대로 내리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게 되죠. 연준의 상황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과거에 비해 금리 인하를 할 때 감안해야 할 요소들이 많아진 것이죠.
자산 가격도 그렇고.. 아직 잔존하는 인플레이션도 그렇구요… 생각보다 빠르게 둔화될 수 있는 실물 경제도 부담이 될 겁니다. 이렇게 변수가 많으면 갈팡질팡하게 되지 않을까요? 마치 이 악물고 이번에는 긴축 제대로 한다고 금리를 인상했다가 일주일 만에 항복 선언을 했던 일본은행처럼요… 이런 이슈들이 중앙은행의 실수 가능성을 높이구요… 마일드한 수준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게 만드는 듯 합니다.
어렸을 때에는요… 샤워실의 바보라는 얘기를 듣고 연준은 왜 저리 멍청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이게… 막상 그 입장에서 고민해보면.. 참 많은 딜레마가 존재하는 겁니다. 그 딜레마에서… 51:49.. 아니.. 50.1 : 49.9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니.. 실수도 많을 것이고… 아니.. 실수로 보이는 것들도 많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장은 실수로 보이지만 되돌아보면 최선이었던 경우도 있겠죠. 그래서.. 세상 일이라는 것이 어려운 듯 합니다.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루종일 빌빌거리던 주식시장이 거래 마감 마지막 10분을 앞두고 강력한 상승세로 마감하며 8월을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이로써 뉴욕증시는 8월 초의 충격을 딛고 강력한 회복세로 한 달을 마감했는데요. 특히 3대 지수가 모두 5일 이평선을 모두 위에서 마감하면서 기술적으로도 랠리가 재개되고 있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발산했습니다.
다우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S&P500 역시 최고가에 근접한 가운데 이제 시장은 9월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9월은 다음주 시작되는 채용공고와 실업수당, 그리고 고용보고서까지 쉽지 않은 시작을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용 데이터가 너무 강해도 현재 4번의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시장에는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이고 약하게 나와도 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주는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예정되어 있고 그 이후에는 연준의 통화정책회의가 예고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힘든 여정을 한 투자자들에게는 산넘어 산입니다. 조금 쉬어가면 좋으련만 시장은 계속된 시험을 치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9월은 역사적으로 별로 좋지 않은 시즈널리티를 가지고 있는 달이라는 점, 미국에서는 휴가가 끝나고 아이들이 개학을 하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진지하게 시장을 보고 거래량이 증가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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