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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Stock Story[2024]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볼 때 멕시코 페소화를 보는 게 좋다는 조언을 드렸던 적이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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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 글  ㅣ 미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누가 된다.. 이런 것들보다는요… 2016년 11월처럼 힘들지만 않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무언가 의견을 제시할 때 종잡을 수 없게 만든다는 의미죠. 그런데.. 그게 참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예전에도 한 번 말씀을 드렸었지만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볼 때 멕시코 페소화를 보는 게 좋다는 조언을 드렸던 적이 있는데요.. 오늘 새벽 페소화 변동성이 상당합니다. T.T 트럼프냐 해리스냐를 두고 시장이 오락가락하는 분위기네요.

최근 나타나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핵심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법인세 인하를 비롯한 각종 재정 정책을 강하게 드라이브할 것이라는 기대를 담고 있죠. 과감한, 혹은 과격한 관세 인상으로 미국으로 모든 부를 쏠리게 만들겠다는 의미도 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의 성장이 활활 타오르게 되니.. 지금까지 이어져왔던 이른 바 미국 예외주의(US exceptionalism)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죠. 이는 금리의 상승을 가리키게 됩니다. 해리스 역시.. 개인적으로는 정도와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미국으로의 성장을 점진적으로 밀고 간다는 점은 비슷하다고 보는데요, 이 경우 트럼프 당선 시 미국으로의 쏠림이 초반부터 강하게 나타난다면, 해리스의 경우는 미국으로의 쏠림을 천천히 드라이브한다..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미국의 차별적인 성장과 함께 뒤따르는 것이 바로 재정적자입니다. 재정적자의 증가는 미국 국채의 공급을 늘리게 되죠. 다른 국가들이 미국 국채를 계속해서 사주면 되니까.. 이 역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라는 주장들이 있죠. 다른 국가들의 달러 보유가 넘쳐나면… 그리고 대미 수출을 통해서 달러를 많이 벌어들이게 되면… 미국 국채를 꾸준히 살 수 있으니… 이 경우 맞는 얘기가 됩니다. 그런데 만약 대미 수출 등이 미국의 관세 등으로 인한 미국 예외주의 성장으로 막히게 되면.. 이들 국가들의 미 국채 매입이 어려워질 수 있죠. 그래도 괜챦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에 투자하려고 줄을 선 사람들이 많죠. 개인들의 미국채 투자..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ETF를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죠. 그리고 헤지펀드들의 미국채 투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이 사주면 전세계 중앙은행의 미국채 매수를 메울 수 있겠죠.

그런데요… 문제는 이들 플레이어들은 미국채를 사들여서 장기적으로 담고 가는.. 그런 플레이어들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30년짜리 국채 ETF를 사들여서 단타 플레이를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헤지펀드 역시 레버리지를 이용한 단타 플레이가 많다보니… 채권 시장에서 금리의 움직임이 과거 중앙은행들이 보유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변동성을 보여주게 되겠죠. 최근 채권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떨림이 나타나는 이유… 그리고 그런 떨림이 완화되기 힘들 것으로 보는 이유… 채권 시장의 플레이어 변화에 기인합니다. 트럼프의 급진적인 미국 예외주의는… 이런 흐름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겠죠. 채권 투자… 난이도 상당히 높아질 겁니다. 그냥 우리가 수험생이라면 트럼프 행정부 기간에는 불수능이 매년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 하네요.

다만… 최근 대선에 관련된 담론을 보면 대부분 재정 적자… 혹은 성장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합니다. 미국의 성장이 예외적으로 강해진다… 다만 재정 적자는 늘어날 수 있다.. 그런데 재정 적자의 증가는 해외의 미 국채 투자 수요가 강하게 되면 얼마든 상쇄할 수 있다… 라는 논리죠. 돈 워리 비 해피… 이렇게 되면 금리가 오르기는 하겠지만 주식 시장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건가요? 이렇게 보면 미국 주식 시장은 그야말로 무결점 증시로 보여집니다. 이른 바 완전자산이죠.

저 역시 재정 적자와 성장 둔화 우려… 이런 이슈의 타격이 미국 주식에는 크게 가해지지 않을 듯 합니다. 이보다는 주식 시장을 흔들 수 있는 논리.. 그건 인플레이션에서 올 수 있다고 보고 있죠. 참고로 주식 시장이 강한 조정을 받았던 시기는 2018년, 2020년, 그리고 2022년이었습니다. 2020년의 경우는 코로나로 인한 충격이었다고 보시면 되구요… 2018년과 2022년의 공통점은 인플레이션의 상승과 이를 제어하기 위한 연준의 예상 외의 금리 인상이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담론을 트럼프 쪽으로 가져오면 흥미로운 논의가 가능하죠. 트럼프는 관세 인상을 논하고 있죠. 지난 2018년보다 훨씬 강한 관세를 때리겠다는 의지를 활활 불태우고 있습니다. 관세가 인플레를 만들지 않느냐는 세간의 반론에 대해서는 2018년에도 관세 인상했는데 인플레 없었다… 되려 바이든이 만들었다.. 는 답을 하고 있죠. 개인적으로는 두가지를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관세 인상이 인플레에 미치는 효과.. 이게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것이죠. 2018년에 시작된 관세 인상은 2019년까지 점진적으로 진행되었구요… 그 품목 역시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무역 전쟁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금융 시장의 거대한 충격… 이로 인해서 관세로 인한 인플레라는 이슈는 사실 상 묻혀버리게 되었죠. 이번에는 관세의 인상이 보다 강할 것으로 보이구요, 이에 대한 각국의 대응 역시 상당히 빠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물가의 반응 속도도 빨라질 수 있겠죠. 경기 침체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 등의 반대 급부가 없다면 인플레를 충분히 자극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나 더.. 그 때와는 인플레이션 환경 자체가 다르다는 겁니다.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약했죠. 다들 되려 디플레를 걱정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했던 때입니다. 디플레 기대 심리가 강할 때 인플레가 살짝 올라옵니다.. 그런데 약간의 침체 우려가 생겨나죠.. 그럼 인플레는 무신 인플레… 이러면서 찻잔 속의 태풍처럼 이슈에서 사라지게 되죠. 그런데요.. 지금은 40년만의 인플레이션을 겪은 직후죠. 그리고 여전히 인플레는 연준의 목표를 넘어서있습니다. 인플레 기대 심리가 살아있고… 현재 인플레를 3년 가까이 겪은 이 상황에서 관세를 통한 인플레 자극은…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을 강하게 만들 수 있겠죠.

인플레이션의 부상은 모든 문제에 대한 만병통치약… 즉 “돈 풀기”를 어렵게 만들죠. 지난 22~23년에는 공급망의 문제를 풀면서 침체없는 물가 안정을 만들었다면… 관세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망의 문제를 푼다는 것이… 사뭇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겁니다.
네… 우리가 미대선을 바라보는 관점은 대부분 정책과 그로 인해 발생할 성장의 효과, 그리고 재정 적자 정도에 쏠려있죠. 그렇지만 어쩌면 잠시 우리의 뇌리 속에서 잊혀졌던 인플레이션이라는 복병이 더 큰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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