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 글 ㅣ 가끔 그런 때가 있죠. 과거 어느 날의 느낌… 그게 후각, 시각, 미각이 아니라 느낌 그 자체로 전해지는 날이요. 어제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트럼프 가능성이 조금은 더 높다는 생각을 했지만 당일날 저렇게 쉽게 결정이 날 것이라는 생각까지는 못했었죠. 박빙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던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오전 11시 경을 지나면서 분위기는 확연히 기울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금융 시장에는 참 많은 이슈들이 터져나왔죠.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지 감이 잘 오지 않는데요.. 주말 에세이까지 섞어서 이어가보겠습니다.
우선 미국의 강력한 성장… 그게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너무나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우선 미국의 성장이 둔화될 때 힘을 쓰는 금 가격… 그 넘이 후욱 주저앉아버렸죠. 압도적인 미국의 성장은 종이 화폐인 달러의 힘을 끌어올리고… 이는 반대편의 실물 화폐인 금의 따귀를 후려치게 됩니다. 재정 적자 이슈,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힘입어 고공 비행을 하던 금 가격이 휘청였죠. 그리고 미국의 찐성장이 낮은 곳까지 흘러갈 수 있다는 기대에 다른 지수 대비 쩔어있던 미국의 중소형주가 큰 폭 상승했습니다. 3대 지수 대비 부진세를 이어가던 러셀의 큰 폭 반등은 이를 증명하죠.
그리고 금리가 크게 뛰어올랐는데요… 국제유가는 반면 하락했죠.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유지에 대한 산유량 증가를 몰고 갈 것이라는 기대.. 이게 유가에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구요… 에너지 가격 상승발 인플레 우려를 낮추게 되죠. 인플레 우려가 제한되었는데도.. 금리가 장단기 볼 것 없이 급등한다… 이건 성장을 말하는 겁니다. 금 가격, 달러 강세, 중소형주 강세, 유가 하락 & 금리 상승 조합… 이는 미국의 압도적 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투영하고 있었습니다.
두번째는 금리를 봐야겠죠.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요.. 20bp 가까이 튀어오르면서 4.45%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한 때 4.5%를 넘보기도 했었는데요…주식 시장이나 달러의 추가 강세와는 달리 4.45%수준 위로는 크게 달려가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도 20 bp급등이면 상당한 거겠죠.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이구요… 다른 나라 국채 금리입니다. 미국은 20bp 금리 급등에도 주식 시장이 크게 올랐거든요… 미국이 저 정도의 금리는 얼마든지 감내가 가능하다는 점을 반증하는 거겠죠. 반면 한국 국채 금리는 6bp, 일본은 5bp수준의 상승을 보여줬습니다. 네.. 경기 모멘텀이 미국 대비 약하니.. 미국 만큼의 금리 상승세를 따라갈 수가 없죠.
그럼 장기 금리 사이드에서 미국과의 금리차를 다시금 크게 벌리게 됩니다. 그럼 금리차가 벌어진 만큼 환율이 이를 흡수하겠죠. 한 때 강세 기대를 모았던 원화와 엔화, 그리고 위안화는 일제히 달러 대비 약세 전환합니다. 달러원 환율은 1400원에 걸쳐졌구요… 엔화는 155엔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안화도 7.2위안까지 뛰면서 뚜렷하고 빠른 약세 속도를 보여주고 있죠. 지난 16년 트럼프 당선 직후와 상당히 비슷한 압도적인 달러 강세 기조가 나타났더랍니다.
일본을 보면 미국과의 금리차가 벌어지게 될 때 엔화 약세가 보다 빠르게 전개될 수 밖에 없죠. 그럼 155엔 위로 환율이 밀려올라가게 될 겁니다. 이를 제어하는 방법은 외환 시장에 개입해서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거나… 아니면 경기 모멘텀이 약해도 일본의 시장 금리가 딸려 올라가서 미국과의 금리차를 좁힐 수 밖에 없겠죠. 아마도… 엔 약세의 추가 & 일정 수준의 개입 & 일본 10년 금리의 추가 상승… 이 세가지 옵션을 골고루 나누어쓸 듯 합니다. 일방적인 엔 약세를 만들어내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테니까요… 그리고 이 상황은 한국도 매한가지입니다. 경기 모멘텀이 약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은 금통위는 압도적인 달러 강세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기에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미국 대비 사뭇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10년 국채 금리도 일정 수준의 상승은 나타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겠죠.
그리고 미국의 10년 뿐 아니라 2년 국채 금리도 꽤 많이 뛰어오르면서 4.3%를 찍었습니다. 지난 9월 중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당시 10년 국채 저점은 3.6%였고… 2년의 저점은 3.5%였는데요… 10년은 현재 4.45%이니.. 85bp가.. 2년은 4.3%니까… 80bp가 올랐네요. 40여일 만에 채권 시장을 초토화시키는 분위기입니다... 2년 금리는 연준의 스탠스와도 관련이 큽니다. 실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보시면요… CME선물 시장에서는 내년 말까지 3.75~4.0%까지 낮출 확률을 65%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1개월 전에는 2.6% 수준이었던 확률이 엄청 높아졌네요. 참고로 1개월 전에는 2.75~3.0%까지 낮출 것이라 시장이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기대가 보기 좋게 깨지면서 100bp수준을 되돌려버렸죠. 이는 고스란히 2년 국채 금리에도 투영되는 분위기입니다. 내일 FOMC에서 파월 의장은 트럼프와의 관계에 대한 상당히 불편한 질문(물론 독립성 얘기로 커버치겠지만요)을 받을 것으로 보이구요… 중립금리가 중요한 화두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외환 시장에서는 압도적 달러 강세를 말씀드렸는데요… 특기할만한 점이 있죠. 유로 약세가 두드러졌다는 겁니다. 달러원 환율이 저점 대비 20원 정도 튀어올랐는데요… 유로 대비 원화 환율은 5원 정도 하락했죠. 달러보다 원화가 약했고… 그 약한 원화보다 유로가 약했다는 겁니다. 아마.. 트럼프의 통상 타격은 중국보다도 우선 유럽을 향할 것임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보통 유로가 약세를 보이면 유럽 증시가 강세를 보이곤 하거든요.. 그런데… 닥스 지수가 1%이상 하락하면서 마감했죠. 참고로 2016년 11월 트럼프 당선 직후에는… 압도적인 달러 강세가 다른 통화의 약세를 만들었구요… 그런 통화의 약세의 수혜를 받는 선진국 주식… 유럽과 일본 주식은 이듬해 1월까지 통화 약세 수혜로 강세를 보였던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유로 약세에도 유럽 증시가 고전을 하고 있네요.. 아마도… 이번 트럼프 행정부를 제일 반기지 않을 지역은 유로존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아.. 멕시코 페소와 약세가 나타났는데요…그 강도가.., 예상보다는 덜했구요…터키 리라는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습니다. 그 강한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리라화… 에르도안과 트럼프 조합인가요?^^ 내일 FOMC… 그리고 주말 에세이로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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