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글 ㅣ 오전에 일정 하나를 소화하느라 에세이를 쓰지 못했네요. 환율관찰대상국에 지정이 되었다는 뉴스가 있어서 여기에 대한 코멘트를 간단히 드리고자 늦게 에세이를 적습니다. 우선 기사 내용 잠깐 보시죠.
“미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간)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독일 등 7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한국경제, 24. 11. 15)
우선 환율 관찰 대상국이 되었으니 정말 첩첩산중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거구요.. 두번째는 이러면 한국이 힘들어지니 원화가 더 약해지면서 환율이 뛰겠네.. 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리고 이러다가 환율 조작국이 되는 거 아님??이라는 우려도 생기겠죠. 그런데요…. 일단 환율 관찰대상국에서 조작국이 되려면 판정 기준 3가지 중에 3가지를 모두 충족시켜야 하죠. 대미 무역 흑자가 150억 달러가 넘어야 하고, 대미 경상흑자가 GDP 대비 3%를 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수시로 외환 시장에 개입해서 달러를 사들여야 합니다.
대중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북미 비즈니스가 매우 강화되었죠. 그리고 대미 무역 흑자가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미국이 적자를 기록한 국가 중 세계 9위에 해당된다고 하죠. 정말 우리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얼마나 민첩하게, 그리고 효율적인 대응을 해왔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렇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다면 대미 무역 흑자가 부메랑이 될 수 있죠. 앞의 두가지 조건은 45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무역 흑자와 경상 흑자로 충족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1년만에 다시금 환율관찰대상국에 다시 리스팅된 것이죠.
다만 세번째 조건을 보시면요… 환율 개입을 하면서 꾸준히 달러를 사들여야 해당이 됩니다. 예를 들어 달러가 너무 약해지고 있는 거죠. 그래서 환율이 과도하게 내려가니까.. 이걸 막기 위해서 달러를 사들이면서 환율이 하락하는 것을 방어하는 케이스.. 이 경우에 세번째 조건이 충족됩니다. 그런데요.. 지금은 환율이 너무 올라서 문제죠. 달러를 사들이면서 개입하는 게 아니라 외환보유고 내의 달러를 팔면서 대응을 해야 합니다. 세번째 조건이 충족되려면 원화 강세 & 달러 약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그 정도가 과도할 정도로 심하면.. 그 때 달러를 사들이면서 달러가 추가로 원화 대비 약세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하는 정도가 되어야 할 겁니다. 네.. 세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게 생각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다음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환율관찰대상국의 의미입니다. 와.. 걱정된다.. 이 얘기가 많지만… 잘 생각해보시면 미국이 왜 환율관찰대상국을 지정하는지.. 거기에 대한 핵심이 떠오를 수 있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 국가 통화가 약세를 나타내면 상대 국가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대미 수출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미국은 적자를 기록하게 되죠. 그 적자가 늘어나는 것이 싫은 겁니다. 그럼 미국은 추가 강세를 원할까요.. 아니면 약세를 원할까요? 환율관찰대상국의 의미 자체가 과도한 자국 통화 약세를 견제하는데 있는 것이고… 뒤집어 말하면 과도한 달러 강세를 막는데 포커스를 둔다고 볼 수 있죠.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달러 강세가 과연 미국에게 유리한 것인가.. 만약 과도한 달러 강세가 미국에 불리하다면 트럼프는 이런 딜에 변화를 주려고 하지 않을까… 네. “트럼프 = 달러 강세”라는 등식에 의구심을 제기해보는 겁니다. 참고로 지난 2022년 10~11월 달러원 환율이 1445원까지 가는 등 달러 초강세가 펼쳐졌을 때 G20재무장관 회담에서 일방적 달러 강세가 미국의 성장에도 역효과를 준다는 점이 이슈화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달러원 환율이 1214원까지 급전직하했던 기억이 있죠. 달러 강세 포에버… 물론 당분간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것은 맞겠지만 그걸 영원하다고 보는 것은 다소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이 얘기를 해보죠. 결국 이번 환율 관찰 대상국에 기존의 일본, 베트남 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하여 독일,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 한꺼번에 이름을 올렸죠. 어느 조직에서 홍길동이 고약한 상사에게 찍혔다고 가정해봅니다. 100명 중 홍길동 한명이 찍혔을 때하고… 홍길동을 포함한 10명이 동시에 찍혔을 때하고.. 홍길동이 느끼는 부담은 어느 쪽이 덜할까요? 매도 혼자 맞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도 함께 맞을 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지 않나 싶네요. 그리고 거기에 해당되는 국가들이 다 한국과 교역 경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통화가 절상 압박을 받게 될 때.. 다른 국가들도 절상 압박을 함께 받으면… 독박 원화 절상으로 인한 피해를 일정 수준 상쇄하고 가지 않을까요? 불행 중 다행인 면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말씀드릴 부분이 있는데요… 음… 주말 에세이에서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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