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 글 보면 뭔가 시장복기가 됩니다
진짜 전세계가 다 같이 돈풀자 잔치를 했는데
이 넘치는 유동성을 어떻게 제어할까요? 흠...
좀비기업들이 전부 난리치는 꼴 보고있자니 너무...ㅋㅋ 열받는데 말입니다.
오건영님 글 ㅣ 지난 한 주는 정말 눈 때문에 고생 많이하셨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그냥.. 뭐랄까.. 갑자기 여름으로 고생하다가 아주 짧은 가을 이후에 바로 폭설을 맞는 겨울로 직행한 듯 하네요. 눈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강하게 내릴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네요..ㅎㅎ
이런 비슷한 일이 금융 시장에서도 있었죠. 네. 예상 외의 한은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었죠. 그리고 3개월 이내 추가 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나왔습니다. 아마 다른 국가의 환율 행보를 보면서 한은도 움직이게 될 듯 하구요.. 내수 성장이 워낙 약한만큼 수출 성장에서의 균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듯 합니다. 그 얘기를 오늘 전해드려봅니다.
그 얘기 전에.. 우선 오늘 새벽으로 보면 미국 10년 금리는 4.178%로 내려왔습니다. 한 때 4.5%를 때릴 것이다.. 라고 했던 것이 무색하죠. 트럼프 트레이드의 핵심 중 하나가 빠른 금리 상승이었는데요.. 재정 신중론자 베센트의 선임 때문일까요.. 참고로 트럼프 당선 직전 4.3%였던 미국 10년 금리는 이제 그 당시 레벨보다 꽤 많이 내려왔습니다. 다만 달러원 환율은 당시 1380원이었는데.. 지금은 1395원 수준이죠. 미국 10년 금리가 내려왔다면.. 당연히 달러가 약세를 보여야 하는데… 이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네.. 한은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 그리고 3개월 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제기.. 이게 국내 10년 국채 금리를 무너뜨렸죠. 10년 금리는 트럼프 당선 직전 3.08%였는데요.. 현재 2.8%를 하회하고 있습니다. 미국 10년 금리가 내려오는 폭보다 훨씬 많이 내려온 것이죠. 그러자 미국 10년과 한국 10년 금리차는 트럼프 당선 직전보다 더 벌어지면서 현재 147bp로 사상 최대 격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게 미국 10년 금리는 내렸지만 한국 10년 금리는 더 내린 것.. 이게 환율의 일정 레벨 상승을 설명하죠.
다시 엔 캐리 청산 얘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엔화는 원화 대비로 상당한 강세를 보이고 있죠. 원엔 기준으로 트럼프 당선 직전 91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930원을 살짝 넘어섰습니다. 그럼 당연히 일본 금리도 봐야하지 않을까요? 트럼프 당선 직전 0.93%였던 일본 10년 금리는 현재 1.0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되려 올랐죠. 일본과 미국, 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금리차는 크게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형국입니다. 일본의 독박 강세인가요? 그만큼 일본 주식 시장 역시 주춤한 움직임을 이어갈 수 있죠. 여기서 일본이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엔화의 강세를 일정 수준 용인하게 된다면 당분간은 일본 자산 시장이 주춤한 형국.. 이게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유로존 얘기를 안할 수가 없죠. 지난 주말 에세이에서 적어드린 것처럼 트럼프의 관세에 맞서서 지금 유로존은 ECB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듯 합니다. 네. 환율 전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죠. ECB는 성장에 방점을 두면서 금리 인하에 나서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존보다 빠른 금리 인하를 하면서 내수를 부양하는 동시에 유로 약세를 통해 미국의 관세 부과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는 유로 약세로 직결되겠죠. 만약 유로존이 지난 2014~15년처럼 적극적 유로 약세로 치고 나온다면… 정말 외환 시장은 각자도생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레벨을 지키겠다는 중국, 눈치를 보면서 엔 강세도 어느 정도 용인하려는 일본, 적극적 통화 약세로 맞불을 놓은 유로존… 그리고 방황하는 한국까지… 가뜩이나 먹고 살기 힘든데… 미국이 더 많은 성장을 가져가겠다는 그 의지에… 다들 다른 형태의 대응을 하고 있죠. 참고로 환율 전쟁의 끝은 공멸입니다. 미국이 혼자 살겠다고 너무 강하게 나서는 것이.. 결국 미국에게도 안좋은 결과로 귀결될 수 있죠. 지난 2018년 장을 보면 환율 전쟁의 폐해가 고스란히 묻어나는데요… 그 해 4분기.. 그렇게 강했던 미국 증시도 나홀로 급락을 맞는.. 참 기묘한 그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얘기는 나중에 더 이어가도록 하죠.
지난 주 화요일인가요… 트럼프는 USMCA..의 구성원인 멕시코, 캐나다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캐나다 달러와 멕시코 페소가 동시에 약세를 보이죠. 그리고 뉴질랜드는 적극적 금리 인하에 나섰고 호주 역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는 기존의 매파적 경향을 거두어들이고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오지 달러 하락하는 소리가 들리네요… 달러 초강세와 함께 반대편에서 각국 통화 하락 소식이 들려오니 달러원 환율 역시 순식간에 1410원을 때리는 등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환율 본격 상승이냐… 라는 얘기와 함께 이번 금통위 금리 인하는 물 건너 갔다는 주장이 힘을 받았죠. 지난 금통위 금리 인하 이후… 환율이 뛰자… 통화 정책 결정에 있어 한은은 기존의 금융 안정 외에도 환율 역시 감안할 것임을 언급했던 바 있습니다. 환율이 불안하니… 금리 인하를 하기가 참 어렵겠죠. 그런데요.. 그날 오후쯤 보니까 환율이 1400원 밑으로 바로 찍혀버리더군요.. 깜놀해서 찾아보니 바로 이런 뉴스가 나온 겁니다.
“국민연금과 스와프 확대 소식에 가파르게 반락… 4.5원 ↓”(연합인포맥스, 24. 11. 26)
한국은행이 현재 500억 달러 만큼 국민연금하고 함께 진행하는 외환 스와프를 더 늘리겠다고 말하고 있죠.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하려면 달러가 필요할 겁니다. 그런 달러를 외환 시장에서 직접 사는 게 아니라 한국은행에서 500억 달러만큼 빌려옵니다. 그리고 그 빌려온 만큼의 보증금에 해당되는 원화 금액을 한국은행에 예치하는 것이죠. 그리고 1년간 500억 달러를 쓰고… 1년 후에는 한국은행에 반납합니다. 그럼 한국은행은 예치했던 원화 금액을 국민연금에 돌려주는 거죠. 주고 받는 뻘짓을 왜 하는가… 뻘짓이 아니죠. 국민연금이 500억 달러는 큰 금액을 외환 시장에서 사들이지 않고 한은 외환보유고에서 빌려오는 겁니다. 시장에서는 500억 달러의 수요가 사라지니 달러 수요의 급감을 느끼면서 달러원 환율이 후욱 빠져버리는 효과를 만들 수 있죠. 현재 500억 달러인 이 한도를 조금 더 높이겠다고 합니다. 이에 환율이 뿅망치 맞고 내려온 것이죠.
국민연금-한국은행의 뿅망치는 이미 그 품질이 검증된 바 있습니다. 지난 2022년 9월 말 레고랜드 사태 당시 달러 당 1445원까지 환율이 뛰자… 이 뿅망치를 처음 시전한 바 있죠. 이 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한은과 연금이 100억 달러 스왑을 얘기합니다. 그리고 2023년 4월인가요… 또 환율이 고삐 풀린 듯 오르면서 1350원을 넘자… 스왑 한도를 350억 달러로 올렸던 바 있죠. 그리고 올해 4월 환율이 재차 오르면서 장중 1407원까지 뛰자 스왑 한도를 500억 달러로 올려서 현재까지 온 겁니다. 이번에도 환율이 오르려고 하자… 스왑 한도를 올린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잠시 관련 기사를 보고 가죠.
“한국은행 – 국민연금” ‘100억 달러’ 통화스와프 실시 합의 … 14년 만에 재개”(아주경제, 22. 9. 23)
“외환당국, 국민연금과 350억 달러 외환 스와프…’외환 시장 안정 도모’”(이데일리, 23. 4. 13)
“환율 1400원대에 외환 당국 긴장.. 국민연금 활용 카드 ‘만지작’”(조선비즈, 24. 4. 17)
“외환당국 – 국민연금, 외환스왑 500억 달러로 확대… 수급 불균형 완화”(한국경제, 24. 6. 21)
네.. 이렇게 되면 환율의 불안을 어느 정도는 잠재울 수 있죠. 대외 요인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면 그 때부터는 대내 요인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네.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던 이유죠. 한은-연금 스왑 한도 확대 얘기가 나온 직후… 외환 시장에서는 환율이 큰 폭 하락했구요… 더 큰 움직임은 채권 시장이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는 이건 금리 인하의 사전 포석이다.. 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장단기 국채 금리가 내리꽂히기 시작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이 비슷한 것을 본 적이 있기에… 기시감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지난 8월 금통위에서 한은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 명분은 금융 안정… 즉 가계 부채의 폭증과 주택 시장의 불안이었습니다. 이후 9월 DSR 2단계가 시행되었구요… 각종 대출 규제와 함께 주택 시장이 그 열기가 살짝 식는 모습을 보이자 한은은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네. 금융 안정이라는 걸림돌에 대해 방어막을 치고 금리를 인하한 것이죠. 이번에는 환율이 걸림돌이었는데요… 이번에는 한은-연금 스왑으로 방어막을 치고 금리를 인하할 수 있었던 겁니다. 외환 시장이 어느 정도 뿅망치 맞고 안정되고…. 유로존이 저렇게 환율 전쟁으로 강하게 나오면 한국 역시 유럽, 일본, 중국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현재까지만 보면.. 중국 위안화의 움직임과 어느 정도 유사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부분은 좀 더 보시죠.
기시감을 말씀드렸는데요… 한국은행이 이번에 외환 시장의 불안을 선제적으로 다스리고 나서 금리를 인하한 비슷한 기억이 났네요. 물론 반대 케이스이기는 하지만요… 지난 2010년 11월 연준은 2차 양적완화에 돌입한 바 있습니다. 당시 흘러나오는 달러에 전세계가 고통받았죠. 너무 많은 달러가 흘러들어오니… 자국 통화 절상 및 자국 자산 시장 버블 우려가 커지는 겁니다. 인플레 압력도 마찬가지죠. 여기서는 금리를 올려도 답이 없습니다. 금리 올리면 해외에서 이자 더 준다고 환호하면서 더 많은 돈이 흘러들어오기 때문이죠. 이에 당시 각국은 자본통제라는 격벽을 친 다음 기준금리를 인상하곤 했습니다. 참고로 한국 역시 2010년 11월 11~12일에 G20정상회담을 삼성동 ASEM타워에서 했구요.. 이를 전후로 자본유입통제를 발표했고… 이후 있었던 11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생생했죠. 당시 기사를 인용해봅니다.
“신흥국들 ‘달러 유입 차단’ 벽 높인다.”(세계일보, 10. 11. 12)
“中 외환관리국 ‘핫머니 유입 통제 강화할 것’”(머니투데이, 10. 11. 9)
“[G20] 김중수, ‘자본 유출입 규제 필요, 물가 3% 정도’”(머니투데이, 10. 11. 11)
마지막 줄을 보시면… 당시 한은 총재였던 김중수 총재가 G20에서 했던 얘기였습니다. 자본 유출입을 통제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죠. 그 때는요.. 연준이 풀어준 달러가 전세계로 퍼져나갔죠. 이후 3차 양적완화, 그리고 유로존의 양적완화, 일본의 양적완화, 마지막으로 코로나 이후의 양적완화와 재정 지출까지.. 참 많은 돈이 풀려나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풀려나간 돈이 전부 미국으로 쏠리는 것 아닐까요? 끝없이 타오르는 미국 자산 시장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 얘기 다음 주에 또 이어가겠습니다.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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