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글 ㅣ 트럼프 취임식 당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자리에 앉아있음에도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맹비난을 했죠. 트럼프의 성격이 원래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자신을 법적 리스크로 몰아갔던 바이든 행정부에게 쌓였던 한을 푸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한 편으로는 본인의 정책이 생각처럼 쉽게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든데 대한 실질적 비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트럼프의 정책은 결국 감세와 관세가 되죠. 감세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엄청난 재정 적자가 발목을 잡아버립니다. 실제 베센트 재무장관에 대한 청문회에서도 이런 모습은 확인이 되었는데요,베센트는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 지출이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냈으며 이렇게 국가 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는 미국 정부가 과거 코로나 때와 같은 보호막의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얘기를 하죠.
그만큼 경기 부양을 위해 나서기 어렵다는 겁니다. 다만 트럼프 1기 당시 도입했던 감세안의 연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베센트의 청문회에서도, 그리고 트럼프의 연설에서도… 법인세 대규모 추가 감세에 대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찾아보기 어려웠죠. 물론 후순위로 밀려있다는 점에 동의합니다만… 당장 재정 적자가 심각한 만큼 호언장담했던 추가 감세로 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듯 합니다.
과거 트럼프 1기 집권 시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죠. 금융 위기 이후 나타난 거대한 재정 적자를 오바마 행정부가 8년간 집권하면서 상당 수준 줄였거든요. 재정 적자가 줄어든 만큼.. 그리고 은행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있었던 만큼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높았고… 이는 미국 국채 가격의 상승 & 금리의 하락으로 이어졌죠. 네. 지금처럼 대규모 재정 적자로 인해 자경단을 자극하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국채 금리 상승 때문에 후달려서 재정 지출을 늘리는 정책 혹은 감세 정책을 머뭇거릴 필요가 없었다는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원망이 가득하지 않을까요? 무언가 정책 하나 얘기하면… “각하.. 지금 재정적자가 심해서 여기서 더 늘리는 것은…. “ 이런 얘기를 계속 들을 테니까요..
그래서.. 그런 재정 적자를 줄여보려고 관세를 고민하는데.. 이 쪽도 만만치 않습니다. 1기 때는 저물가 저금리 상황이었고… 디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컸기에 관세를 어느 정도 적용해도 인플레이션을 크게 자극할 일이 없었죠. 그렇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4년 이상 이어진 인플레이션은… 고착화의 위험을 높여주고 있죠. 네… 사람들의 마음에 인플레가 자리잡고 있는 겁니다. 고착화되었다면… 약간의 인플레 자극 요인만으로도 실제 인플레로 이어지는 문제를 낳을 수 있죠.
트럼프가 당선된 지난 해 11월 이후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은 크게 뛰어올랐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방법은 서베이를 통해 하는 방법과 시장의 물가연동국채를 통해 측정하는 방법이 있죠. 참고로 서베이 기반 인플레이서는 단기 인플레가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구요, 5~10년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08년 9월 이후 최고치로 튀어올랐다고 하죠. 물가연동국채를 통해 측정한 금융 시장의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크게 올랐는데요, 1년 BEI는 9개월래 최고, 그리고 5년 BEI 역시 상승 전환했습니다. 네.. 트럼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인플레이션 기대… 그게 트럼프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죠.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두려워할 정도의 과감한 관세를 때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네.. 인플레이션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무너진 이유… 바로 인플레이션에 있죠. 대규모 재정 적자를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유지시켰기에… 그걸 그대로 이어받았기에 관세 정책으로 밀고 가는 것 역시 부담스럽습니다. 감세와 관세.. 모두 막혀있는 형국인가요. 그러니 바이든을 맹비난 할 수 밖에 없겠죠.
감세로 인한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 그리고 관세가 만들어낼 수 있는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해서 기획된 아이디어 중 하나가 바로 “Drill, Baby Drill!”이죠. 시추를 크게 늘려서 원유 증산을 하는 겁니다. 원유의 공급이 늘어난 만큼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니 인플레이션이 부담을 줄일 수 있죠. 또한 원유 설비를 늘리고 고용을 창출하며 에너지를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수익까지 세금으로 납부하게 되니 세수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고용이 늘어난 만큼 성장에도 도움을 줄 것이구요… 그럼 인플레도 제어하고 성장도 자극하니 일석이조 아닐까요? 이렇게 좋은 정책을 왜 쓰지 않는가… 에 대해서는 과거 에세이에서 다루어드렸던 바 있습니다.
트럼프가 원유 생산 규제를 풀어준다고 해서 무조건 에너지 기업들이 시추를 위한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거기서 원유를 대규모로 생산하지는 않죠. 현재 이를 갈면서 감산을 하며 유가를 안정시키고자 노력하는 러시아와 사우디가…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죠. 하나 더 말씀드리면 지금 미국 에너지 기업들은 자금 조달이 쉽지 않습니다. 테크 기업들처럼 팬시하지 않으니 자금 조달 비용이 높은 편이죠. 그럼 고금리에 자금을 조달하거나 생각보다 좋지 않은 가격에 증자나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겁니다. 자본 비용이 비싼 만큼… 고금리에 자금을 조달해서 원유 생산 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게 부담스럽겠죠. 문제는 이런 투자를 통해서 증산이 되었을 때 되려 유가 하락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럼 에너지 기업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원유 증산을 위한 설비 투자보다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통해 기존 주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답이 되지 않을까요?
에너지 생산을 늘려서… 세수를 늘리고, 성장을 자극하면서, 인플레이션까지 잡겠다는 아이디어는 에너지 시장의 현실 앞에서 상당한 암초를 만난 셈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취임부터 강하게 밀어붙여야 하는데 이것 저것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상당히 많죠.
트럼프 당선 직후에는 트럼프의 정책이 엄청난 충격을 주리라 생각하면서 최악의 케이스까지 고려했었죠. 그렇지만 이제는 트럼프가 그 정도로 강한 정책을 쓸 수 있겠어… 라는 인식이 조금씩 힘을 얻는 듯 합니다. 그게 달러원 환율과 미국 10년 금리에도 반영이 되겠죠. 이런 암초가 있기에.. 진도가 느릴 겁니다. 다만.. 방향을 바꾸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어질 트럼프의 정책들… 방심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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