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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나스닥 시황

골드락스 기대하는 미국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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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 펌글 ㅣ 전일 밤 고용 지표 발표가 있었죠. 시장의 우려를 깨고 견조한 고용 지표를 나타냈구요, 강한 임금상승세 역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장 시장은 경기 침체 우려를 덜었다는 데 보다 환호를 했죠. 이런 가정을 해보시죠. 전일 고용 지표가 부진했다면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를.. 고용이 둔화되는 만큼, 임금 상승세가 낮아지는 만큼 연준의 피벗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주식 시장이 보다 뜨겁게 반응하지 않았을까요?

네.. 경기가 좋으면 경기가 좋아서 주가가 오르고.. 경기가 둔화되면 피벗 기대를 키우면서 주식 시장이 반응하고… 2019년 보험적 금리 인하 당시.. 그리고 2020년 코로나 직후 있었던 거대한 양적완화 당시의 분위기와 사뭇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금 시장은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를 강하게 품고 있죠. 골디락스는요.. 물가는 많이 오르지 않는데.. 그래서 금리는 안정되어 있는데.. 성장은 마일드하게 나타나는 장세를 말합니다.

그럼 기업들은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면서 EPS를 조금씩 끌어올릴 수 있고… 낮은 금리를 통해 유동성 지원이 가능해지는 만큼 PER사이드에서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죠. 이 둘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으면 주식 시장이 보다 폭발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겁니다.

국제 유가의 하락과 기저 효과를 반영하면서 헤드라인 물가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시장은 인플레 둔화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우려를 약화시키는 강한 고용을 반영하면서 다시 한 번 환호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연초 이후 지금까지의 흐름을 잠시 정리해보면 비슷한 흐름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 케이스는 지난 1~2월 노랜딩 시나리오가 있었을 때였습니다. 지난 해 말 경기 침체는 거의 확정적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지만.. 연초 들어오면서 환상적인 고용 지표가 발표되었죠. 미국 경기는 크게 나쁘지 않을 거야.. 라는 기대와 함께 하드랜딩, 소프트랜딩을 넘는 이른 바 노 랜딩(No Landing) 시나리오가 힘을 얻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해 1~2월 시작된 러-우 전쟁의 기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헤드라인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자 시장은 환호성을 질렀던 것이죠. 그런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은 그걸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뜨거우면.. 다시 물가가 올라오는 거 아닌가.. 그리고 물가가 오르면 다시금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거 아닌가.. 하는 긴축에 대한 두려움을요.. 그래서 기억하시겠지만 3월 초에 파월 의장은 50bp인상 드립까지 치면서 시장에 위협을 가했던 바 있죠. 이 때 시장이 상당한 긴장감을 느꼈답니다.

그 이후 3월 10일, SVB가 쓰러지면서 파월 의장의 코멘트는 현실화되지 못했죠. SVB사태 이후 나타난 것이 바로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었죠. 노랜딩 얘기는 쏙 들어가고 다시금 하드랜딩이냐 소프트랜딩이냐.. 그 얘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경기 침체는 우리의 친구가 되죠.

200bp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강력한 피벗 기대가 생겨나면서 시장은 재차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죠. 한 때 5%수준까지 올랐던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4% 밑으로 주저앉았구요.. 다시금 4%를 넘어서면서 지난 해 고점에 바짝 다가섰던 미국 10년 국채 금리 역시 현재는 3.5%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낮아진 금리는 대형 성장주에게는 보약이 되겠죠. 크게 낮춰놓은 시장의 실적 기대치를 beat하는 실적을 발표한 빅테크 중심으로 자산 가격이 다시금 큰 폭 반등에 성공했구요… 이 길목에서 경기 침체 우려를 크게 낮추는 전일의 강한 고용 지표를 만난 겁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서… 노랜딩의 희망으로… 그리고 그 희망이 추가 긴축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리고 그 두려움이 피벗에 대한 희망으로 전환된 것이죠. 그리고 피벗에 대한 희망이 자산 가격을 추동하면서 소비 경기를 지탱해주면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금 강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옛날 영화보면… 꽃잎 뜯으면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이거 반복하던 거 기억나시나요? 그런 느낌을 팍 받게 되네요.

그럼 노랜딩의 희망이 다시 살아난다면… 그 이후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지난 2~3월의 패턴으로 보면 파월 의장이 또 등장해서 50bp금리 인상으로 드립치는 게 나타나야 하는 건가요? 그렇지만 시장은 이미 알고 있죠. 연준의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한계에 와 있다는 것을요.. 저 역시 공감합니다. How fast는 사실 상 지난 해 11월에 종료된 것이구요… How high(얼마나 높게) 역시 이번 FOMC에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음을 보여주었죠. How long(현재의 높은 금리를 얼마나 길게 유지하는가)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3월 초 파월 의장처럼50bp 추가 금리 인상을 주장하기는 어렵겠죠. 그렇지만 How high의 가능성을 1~2차례 열어주면서 How long을 길게 가져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가능할 겁니다. 실제 금리 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조금 더 인상할 것이라고 겁을 주거나… 혹은 연내 금리 인하 등을 예상하고 있는데.. 꿈 깨라는 식의 코멘트는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죠.

실제 금리 인상의 룸이 크지 않은데… 그게 뭐가 문제가 되나… 효과라도 있겠어.. 라는 의문이 드실텐데요.. 결국 시장은 기준금리 그 자체보다는 기준금리가 만들어내는 시장 금리의 변화에 반응한다는 점을 기억해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5~5.25%인데요.. 10년 국채 금리는 3.45%수준에 불과합니다. 미국 기준금리가 1일짜리 금리이며… 이게 5%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10년 금리가 3.45%인 것이 이해가 되지 않죠. 당장은 5%를 넘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기준금리가 빠르게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를 담고 있는 겁니다. 네. 앞서 말씀드린 200bp 금리 인하라는 피벗에 대한 기대감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죠. 연준은 실제 금리 인상으로 강하게 전환하면서 은행 위기 국면에서의 실책 가능성을 높이기보다는 지금 형성되어 있는 다소 과도한(?) 피벗 기대를 되돌리는 방안을 고민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인플레이션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죠. 자산 가격의 인플레이션과 실물 경제의 인플레이션입니다. 금융 위기 이후 양적완화가 이어지면서 자산 가격은 크게 올랐죠. 이른 바 자산 가격의 인플레이션이 진행된 겁니다. 그렇지만 실제 소비자물가지수는 10여년간 오르지 않았는데요… 실물 경제 인플레로 연결되지 못했던 겁니다. 실물 경제 인플레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늘리고… 이를 통해 사람을 채용하고… 임금을 올려줘야 소비를 늘리게 되고.. 이게 실물 경제 인플레를 만들 수 있죠. 임금은 한 번 올라가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하방경직성이 강한 자산입니다. 그리고 한 번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매월 정기적으로 꾸준히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 자산이죠. 임금을 받으면… 지금의 이 소득이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기에.. 사람들은 소비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자산 가격은 어떨까요? 한 번 오르면 내려가지 않나요? 전혀요.. 언제든 하락할 수 있죠.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이런 주가의 상승이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는 않을 겁니다. 언제든 하락할 수 있기에.. 급여 소득과는 상당한 차이를 갖고 있죠.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지수가 존재하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유가나 곡물 가격은 언제든 오르내릴 수 있고… 변동성도 크지만… 실제 소비와 연계된 물가는 상당히 탄탄한 흐름을 보이곤 하죠. 그래서 연준은 헤드라인보다도 핵심 소비자 물가에 보다 집중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네.. 변동성이 낮은… 급여 소득이 늘면서 이게 꾸준한 소비 증가로 이어져야 나타나는 실물 경제의 인플레이션… 일시적인 자산 가격 상승이 실물 경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그런데요… 문제를 보완하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자산 가격 상승이 급여 소득처럼 꾸준하게 이어진다면…. 그리고 변동성도 상당히 낮고.. 하방도 단단하다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주가가 올라서 벌어들이는 소득과 급여 상승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은 변동성 면에서.. 그리고 지속가능성 면에서.. 그리고 하락 가능성 면에서 큰 차이를 갖고 있는데요.. 만약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고… 상승세가 영원히 이어질 수 있을 것 같고… 하락하더라도 연준이 피벗으로 받쳐줄 수 있으니..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 사람들은 어떤 판단을 하게 될까요? 네.. 자산 가격의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그리고 강한 하방을 만들 수 있는 위기 국면에서 강한 부양을 통해 받쳐주면서… 역대급으로 자산 시장 변동성이 낮아지게 되자.. 이런 자산 가격의 인플레이션이 실물 경제의 인플레이션과 상당 수준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렇게 되면…자산 시장을 뜨겁게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제압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죠. 자산 가격이 반등하는 순간 상당히 많은 돈이 몰리면서 반등의 강도를 높이고.. 여기서 발생한 소득을 통해 높아진 물가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이어갈 수 있다면.. 수요 둔화를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 플랜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죠. 공급 사이드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자산 가격의 강한 상승세가 이어지게 되면 노동을 통한 급여 소득 증가보다는.. 금융 투자를 통한 투자 소득의 증가가 훨씬 더 쉽고.. 금액도 크기에.. 노동의 공급을 줄이는 문제가 생겨날 수 있죠. 노동의 공급 감소는 임금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연준이 자산 가격의 상승에 대해서 고민하는 이유… 그리고 이런 자산 가격 상승이 구조적인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걱정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죠.

연초 전망에서 ‘고지전’의 가능성을 말씀드렸던 바 있습니다. 고지전에서는 하루에도 수차례 그 고지의 주인이 바뀌곤 하죠. 그걸 3년 간 이어가면서 전쟁을 수행하는 북한과 남한 군인 모두가 지쳐가는 모습이었죠. 이번에는 고지를 제대로 점령한 것일까요. 아니면 지친 상태로 점령한 고지가… 인플레이션 반군의 역습을 낳게 되는 것일까요.. 흐름을 조금 더 지켜보시죠. 차주에는 물가 관련 지표와 대출 태도 관련 지표, 그리고 연준 의장들 코멘트가 이어집니다. 매크로 환경이 정말 빠르게 바뀝니다. 하나 하나 그런 흐름을 따라가는 것보다는… 중심을 잡고 밀고 가는 게 가장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주말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100002644121079/posts/pfbid02etLt6xcPwTsJsCc5U3N35ARqnhYxz1uUJiFfnidPxPWw48eujCtahvaaUXWDwSAfl/?mibextid=Nif5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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