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수님글 ㅣ 어제 아는 기자에게 연락을 받았다. 취재 사건에 대해 법리적인 자문을 하는 말미에. 지금 대법원 앞 집회 취재를 와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대법원 앞 집회야 늘 있는 것이니 그러려니 했는데. 강제 해산이 있었나 보다.
99년 한 철거투쟁 현장에 나는 있었다. 스크럼을 짜고 버티다가 저렇게 다들 끌려 나갔더랬다. 학우들을 되찾기 위해 경찰서 앞에서 시위도 했다.
작년에 민주당과 정의당이 이제 민주 경찰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경찰을 두둔하며 검수완박을 밀어 붙일때. 이 사람들은 제대로 집회는 한번 해보고. 맨날 내세운 그놈의 민주화 운동은 한번 해본 사람인가 싶었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였던 분이 검수완박에 찬성표를 던질땐 절망감까지 느껴졌다.
경찰이 돌아왔다.
법원은 2021년 경찰의 집회 해산에 대해 아래와 같은 판결을 남긴 바 있다.
“집회의 자유가 가지는 헌법적 가치와 기능, 집회에 대한 허가 금지를 선언한 헌법정신, 신고제도의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신고는 행정관청에 집회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공공질서의 유지에 협력하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는 것으로 집회의 허가를 구하는 신청으로 변질되어서는 아니 되므로, 신고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헌법의 보호 범위를 벗어나 개최가 허용되지 않는 집회 내지 시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고 한다) 제20조 제1항 제2호가 미신고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산명령의 대상으로 하면서 별도의 해산 요건을 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 옥외집회 또는 시위로 인하여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하여 위 조항에 기하여 해산을 명할 수 있고, 이러한 요건을 갖춘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경우에만 집시법 제24조 제5호에 의하여 처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8다288631 판결)
세월호 사건 당시 기자회견을 하고 청원서를 전달하러 청와대로 행진한 분들을 경찰이 강제 해산한 행위를 위법하다 판단한 판례이다.
전에도 이야기 했듯 경찰은 대부분 정권과 코드를 함께 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이야 수기분리라는 말에 넘어갔겠지만. 수사를 검경이 서로 견제하고 분리하도록 하는 것이 국가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는데는 보다 효과적인 면이 있다.
수사부터 검경이 서로 견제하는 체제였기에 박종철을 수사하며 고문치사한 사건을 검찰이 세상에 알릴 수 있었다. 이제는 경찰만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으니 경찰이 수사하고 덮어버리면 검찰이 이를 파헤치기도 어려워졌다.
90년대의 집회 현장엔 정체 불명의 용역회사들의 구사대와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백골단이 난무했다.
백골단, 구사대가 돌아오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백골단, 구사대, 경찰이 함께 집회를 해산하고. 경찰이 단독으로 수사하고. 검찰은 경찰 기록으로 기소만 하는 세상이 곧이다.
그런 세상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스스로 만들었다.
나는 도저히 저 사이비 진보들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라디오 토론에서 나와 만나 죽어라 경찰을 옹호하던 민변의 변호사를 잊지 못하겠다.
봐라. 이것이 경찰이다.
불법 파견한 사업자에 대한 재판 지연을 항의하러 길거리로 나와 비폭력적인 문화재를 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경찰이 하는 일이다.
그때 그토록 경찰을 옹호하던 자들은 막상 이러한 경찰에 대해서는 한마디라도 하고 있는가?
출처 https://www.facebook.com/100052044952038/posts/pfbid02ACsfoWGoo1o2XN2pv7Pj7W8mYiJZjEEH2pa81zhb1zHCMkUgbnv3VpQ9tGVuMWHZl/?mibextid=Nif5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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