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2일.
변사한 성명불상의 노숙자가 유병언으로 밝혀진 후
검찰 수뇌부가 변사체 검시를 소홀히 한 순천지청 검사 등을 감찰에 회부하자,
검사게시판에 비판글이 올라왔다가 몇 시간 만에 사라졌습니다.
7월 24일.
대검 한동훈 정책기획과장이 전국청에 업무연락을 돌리더군요.
그 즉시, 제가 소속되었던 창원지검을 비롯한 전국 각청은 부회의를 하기도 하고, 쪽지를 돌려 ‘검사게시판에 글 쓰지 말라’는 지시를 전파했습니다.
그날,
저 역시 첨부 사진과 같은 총무과장의 쪽지를 받았고,
부회의를 소집한 부장은 같은 취지의 대검 지시를 전달하더군요.
힘겨운 난관에 부딪히면 널리 의견을 구하고 지혜를 모아야 함에도,
자유민주주의체제하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황당한 지시를 전달받고,
순간 격분하여 항의했지요.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지시를 합니까?”
뒷말로 더할 나위 없이 늘 배부른 저라,
월말에 일 안하고 게시판에 글이나 쓰고 논다는 트집은 좀 피해보려고
며칠 참다가 8. 1. 금요일 업무시간 종료 후
검사게시판에 아래 글을 올리고, 휴가를 떠났습니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제언 3(단성소를 그리며)>
“..... 얼마 전 대검에서 전국에 업무연락을 돌린 것으로 압니다. 유병언 수사와 관련하여 게시판에 개인의견을 올리지 말라는 취지로 알고 있습니다만, 좀 황당하더군요.
위기에 처하여 널리 의견을 구한 사례는 숱하게 보았어도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은 세월호 외에는 본 적이 없습니다.
여기가 세월호입니까?
총장님은 취임사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여 타당한 결론을 찾아가는 성숙한 모습”을 강조하셨고, 소통과 실질을 중시하는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공감메신저 대검 기획안에는 온라인 토론문화 활성화가 총장님의 핵심 추진과제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이는 공염불에 불과한 것인가요?
총장님께서 ‘범죄인이 아닌 범죄행위만을 제재의 대상으로 삼고 치료가 꼭 필요한 환부만을 정확하게 도려내는 사람을 살리는 수사를 하겠다’는 등의 포부를 밝히신 바 있는데, 유병언 수사와 관련하여 검찰 구성원들이 내부게시판에 올리는 글은 궁극에는 그 포부가 실천되고 있는지에 대한 건전한 내부 토론의 일환입니다.
그럼에도 이를 막으려는 것은 총장님께서 취임사에서 밝히신 ‘마음의 벽을 허물고 하나로 힘을 모으는 단결된 검찰’이 되는 것을 방해하는, 또 하나의 단절의 벽이 되지 않겠습니까?
메아리조차 죽은 산에는 새가 깃들 수 없습니다.
건전한 토론과 소통으로 마음의 벽을 녹이고 하나로 힘을 모으는 단결된 검찰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8. 4. 월요일.
대검 정책기획과는 ‘언행에 유의하라고 지시했을 뿐 게시판에 글 쓰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하더군요.
내부 전산망에 정식 전자문서로 남기기 찜찜하여 업무연락 쪽지를 돌린 정책기획과에서
‘검사게시판에 글 쓰지 말라’는 반헌법적, 반민주적 지시를 설마 업무연락 문서 본문에 남기겠습니까?
취지를 포장하여 두루뭉술하게 적은 후 각청 기획검사 등에게 전달하며 취지를 말로 명료하게 전달했겠지요.
그러니, 창원지검 등지에서 그런 황당한 쪽지가 뿌려지고, 부회의가 이루어진건데....
검사게시판 글 게시가 제 징계사유 중 하나인 터라,
정책기획과의 해명글을 제 징계취소소송에 유용하게 활용하면서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대검 정책기획과의 해명글이 하도 궁색하고 볼품없어 혀를 찼습니다.
2015년 남부성폭력 사건 때, 대검 대변인 여환섭, 남부지검 공보담당 문찬석 검사 등이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을 뒤늦게 알고 또 혀를 찼었지요.
검사들이 거짓말하는 모습을 우리 모두 종종 보아왔습니다.
참 부끄럽지요.
한동훈 검사장의 <채널A 기자 관련 수사에 대한 입장>글을 읽으니
2014년 대검 정책기획과의 해명글이 떠올라 만감이 교차하네요.
한 검사장의 말이 진실일지, 거짓일지
아직 알 수 없지만,
검사니까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동료로서 바라 마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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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검사들 다 짤리고...
임은정 검사는 마지막까지 남아서 싸우시네요
이전 글들 하나하나 보다보면
참 이 사람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한동훈이가 여러권력과 합치한 존재라...
상대하기 힘든자겠죠
임은정검사님같은 사람이 언젠간 처벌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출처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26A5Ws4YmZ5kPfDeEVSAcvBEmwXt1otJ8XtVkVDyenmyz48jngVt5FCTwiT7DYk7Zl&id=100001756759784&mibextid=Nif5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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