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능이슈때문에 다들 스트레스많이.받는 모양입니다
아래글 읽어보면... 저 방법이 맞는것같긴 하네요
구분할 수 있는기준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지않는게 좋은듯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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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 수능 출제방향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다. 난 미국에서 아이들을 교육시켰기 때문에 수능의 세세한 부분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 다만 타임라인에 올라오는 이른바 킬러문항을 보면서 착잡한 심경이 든 것은 사실이다. 변별력을 주기 위해 고의적으로 어렵게 출제한 문제들이라는데 중요한 시기 아이들이 저런 문제를 풀기 위해 그렇게 많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과거가 시행된 1천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의 시험은 서양과는 다른 큰 의미를 지녔다. 시험에 합격해서 관료가 돼야만 권력과 부와 명예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과 시험과목인 사서오경을 평생 달달 외고 그를 바탕으로 시를 쓰고 논술을 치렀다. 주요 저자가 고대 춘추시대의 공자와 중세 송나라의 주자인 아홉권의 책을 쉬지 않고 학습해야 했다. 갈릴레오가 지구가 돈다고 얘기하고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체계화하고 뉴턴이 만유인력과 운동법칙을 책으로 내고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미국에 대륙간 철도가 세워질 때까지 조선의 엘리트들은 저런 공부에 한 평생을 받쳤다. 물론 논거는 있다. 시문을 읽어 군자의 도리를 먼저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킬러문항이란 것을 봐도 마찬가지다. 배경지식이 거의 없는 대학 교재 수준의 장문을 갖다 놓고 읽은 뒤 분석을 하고 답을 찍게 한다. 이것을 잘 한다고 하여 창의력이나 논리력에 무슨 도움이 될까 의문이 든다.
대입과 고시는 현대판 과거제다. 과거와 가장 유사했던 사시가 사라졌고 공무원 인기가 시들하면서 행시의 평판도 예전과 같이 못하지만 대입의 위세는 여전히 대단하다. 특히 명문 의대에 입학하려는 열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 입시는 과거에도 여전히 위세가 강했고 논란의 한 가운데에 있었다. 박정희 정권 하에서 입시는 명문 중학 입학 경쟁부터 시작됐다. 국민학교들이 명문 중학에 몇 명 보냈는지를 가지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명문 중학에 입학하고 나면 명문 고등학교가 그 다음 관문이 됐다. 경기고, 서울고, 경복고 등 서울의 명문 뿐만 아니라 대전고, 광주고, 경북고, 경남고, 부산고 등 전국 곳곳에 명문고들이 버티고 있었다. 요즘의 외고나 과학고같이 말이다. 이들 명문고에 입학하면 서울대 입학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특히 경기고의 서울대 입학률은 엄청났다. 그런데 이들 명문고가 아니면 명문대에 가기가 쉽지 않았다. 예비고사와 본고사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둬야 했는데 필기식 본고사 문제의 난이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외가 만연했고 사회악으로 지탄받았다.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은 집권 정당성을 사회 개혁으로 잡았다. 교복과 본고사를 폐지하고 예비고사를 학력고사로 대체했다. 명문고 입시도 없애도 인문계를 평준화했다. 과외를 금지하고 재학생의 학원 수강도 금지했다. 이른바 사회정화위원회를 만들고 과외를 받은 학생을 적발해 정학 조치했다. 학력고사는 미국 ACT와 약간 비슷했다. 1986년에는 16개 정도의 과목에서 시험을 치러야 했다. 4지선다형 시험으로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비판이 일자 내신을 도입했다. 그 이후에는 과목수가 다소 줄어들었고 논술이 도입됐다. 학력고사는 교과서를 이해하고 성문종합영어와 정석수학을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시험이었다. 4지선다형 객관식이 학생들의 창의력을 죽인다는 비난에 시달렸지만 교과서 범위 안에서 출제되는 이 시험의 340점 만점에 300점 이상을 얻기란 쉽지 않았다. 그 점수면 서울대 대부분의 과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학력고사 세대는 객관식 세대란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요즘 대화해 보면 이 세대가 창의력이 다소 부족하고 꼰대기질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학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력정석을 풀고 명문대에 입학했던 80년대 학번들은 미국 명문대에 유학 가서 다른 나라 학생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았다. 미적분과 확률통계를 고등학교 과정에서 깊이 있게 공부했기 때문이다.
공부는 창의력을 배양하기 위해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창의력을 킬러문항 같은 것으로 테스트할 수 있을까? 시험은 오히려 문제 해결 능력, 문제 해결에 필요한 기본 지식,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배경 지식을 충실히 갖추었는지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닐까? 어렵게 가르치는 대학은 더 높은 수준의 문제를 풀 수 있는 학생이 가야 하고 쉽게 가르치는 대학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만약 변별력이 필요하다면 교과 과정에 더 상위의 개념을 포함하고 이를 테스트하면 된다. 고차원의 미적분이나 선형대수학, 편미분 등 어려운 개념은 차고 넘친다.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컴퓨터나 AI를 가르치고 테스트하든지 하면 된다. 말 장난 같은 문제로 전국의 아이들이 주말에 KTX를 타고 대치동에 모여들어 스킬 연습을 하게 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문외한으로서 주저리주저리 읊은 것이니 너무 심각하게 달려들지는 말아 주세요.
출처 https://www.facebook.com/100001199910010/posts/pfbid07XhFGVvqSfg1Fdd1HwGsLFtSJT6PbEFX8CthzGBYPnrgKJLLzEDQmXYgoGnSzgJLl/?mibextid=Nif5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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