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 에세이 모음
ㄴ증시 흐름읽는 방법은 이분 글 정독하는게 가장 좋더라구요
2010년이었죠. 금융 위기 이후 전세계가 그 상흔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력을 다하던 때였습니다. 당시 연준 버냉키 의장은 양적완화 등으로 인한 미래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고민을 많이 했었음에도 경기 둔화를 우려, 2차 양적완화에 돌입했죠. 하지만 유로존은 달랐습니다. 돈을 마구 푸는 것이 결국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유동성 마약과 같은 효과를 만들어낼 것을 우려했던 것이죠. 그래서 ECB는 2010~11년에 걸쳐 2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죠. 참고로 2010년 5월부터 유로존은 그리스 사태를 비롯, 재정 위기의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음에도 ECB는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겁니다. 그리고 2011년 유로존은 PIIGS사태라고 불리우는 전면적인 유럽 재정 위기의 파고에 휩쓸렸구요… 그 해 LTRO라는 양적완화 비스무레한 것을 실시하고… 그것으로도 답을 못찾은 나머지 2015년에 전격적으로 양적완화에 돌입했죠.. 그리고 미국보다 더 오랜 기간 진행했던 바 있습니다.
당시 추가로 돈을 풀면서 경기를 자극했던 미국 경기는 2013년을 거치면서 뚜렷하게 개선되기 시작했지만 유로존 경제는 2017년이 되어서야 회복되기 시작했구요, 지금은 미국과 유럽의 격차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6년 있었던 브렉시트 때문이다.. 라는 얘기를 해주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브렉시트 역시 유로존 내 장기적인 경기 둔화 우려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원인이라기보다는 유로존 경제의 약화로 인해 “이 길이 아닌가벼”라는 생각에서 나온 정책 변화라고 보는 것이죠.
철 지난 얘기를 하는 이유는요.. 2010년의 갈림길에서 돈 풀기를 택했던 미국과 부채의 추가 확대를 막으려던 유럽의 이야기는… 디레버리징.. 돈 풀기의 유혹에서 벗어나 부채 줄이기로 돌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지금 이런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국가가 어디 있을까요… 대표적인 곳이 지금의 중국이 아닐까 합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그런 부동산을 담보로 추가로 차입을 해서 각종 인프라 투자 및 도시 건설 등에 유동성을 투하했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 20여년 고속 성장을 해왔는데요..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와 너무나 크게 늘어난 부채를 보면서 중국 당국은 디레버리징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죠. 그래서 2020년 코로나 사태 직후에도 다른 국가들이 양적완화 등에 나서면서 적극적인 부양책을 진행했던 반면, 중국은 그들처럼 “대수만관”하지 않겠다.. 즉 댐을 열어서 마구잡이로 돈을 풀지 않겠다.. 라는 얘기를 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갔었죠. 그리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한 규제를 단행했습니다. 그리고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었고… 이는 중국 경기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죠. 우리가 만나는 헝다 사태, 비구이위안 사태 등은 이런 중국의 디레버리징의 결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당시 과감한 부양책을 사용하면서 충격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미국과… 디레버리징에 돌입한 중국.. 2011년의 데쟈뷰가 되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요.. 조금 당혹스러운 것은… 디레버리징을 통해 중국 부동산 가격의 상승 및 부채를 억제하게 되면 그만큼 성장이 둔화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성장의 둔화를 다른 무언가의 성장으로 메워주면 되는데요.. 그걸 찾지 못하면 유로존처럼 고전할 수 있죠.
중국 당국은 2020년 11월 알리페이 상장을 막으면서 IT민영기업 들에 철퇴를 가했구요.. 당시 교육 관련 사업 역시 크게 흔들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부동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죠. 민영 기업들을 흔들면서 국영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이른 바 국진민퇴가 뚜렷해지면서… 생산성 낮은 국영 기업들은 크게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실제 고용 창출도 많이 하고 생산성도 높은 민영기업들은 매우 힘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텐센트나 알리바바 주가를 봐도 느낌이 팍 오죠.. 그리고 내수가 어려우면 수출이라도 잘 되어야 하는데… 미국과의 기술 분쟁 등으로 인해 고립이 되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었죠. 다른 쪽의 성장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디레버리징이 주는 부담은 상당할 겁니다.
이후 뒤늦게 중국 당국은 경기 부양에 나서게 되는데요… 금리 인하, 지준율 인하, 예금금리 인하, 인지세 인하 등의 정책을 도입해도 그리 큰 효과를 보이지 못했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돈을 푸는 정책을 쓰게 되면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를 높이게 됩니다. 그리고 경제 체제 자체에 퍼져있는 불안감 때문에 중국인들의 저축이 소비로 이어지지 못하게 되니.. 단순히 금리를 인하해준다고 해서 해결되지는 않죠.
그러자.. 이번에 나온 대책은 1선 도시 부동산 매입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는 거였죠. 외지에서 온 사람들에게도 베이징이나 상하이 부동산 매입을 할 때 첫 주택 구입의 혜택을 주는 대책인데요… 마치 올해 상반기 서울 강남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크게 반등한 것처럼… 사람들이 갖고 있는 관심도가 컸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 기사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다른 정책 대비 파괴력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기사 인용합니다.
“대출 풀었더니 ‘집 사자’… 베이징 주택 거래 ‘두배 급증’”(머니투데이, 23. 9. 4)
“첫 주택 기준 완화에 中 부동산 부활… 거래량 두 배에 24시간 상담도”(연합인포맥스, 23. 9. 4)
이번 대책 중 하나로 예금 금리를 낮추는 정책이 있었는데요.. 예금 금리를 낮추게 되면 예금 보유자들의 혜택이 줄어들게 됩니다. 예금의 매력이 낮아지는 것이죠. 그 반대편에서 부동산 부양책을 쓰게 되면 미래 자본 소득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게 됩니다. 네.. 어떻게든 중국 개인들의 잠겨있는 저축을 끌어내려는 것인데요… 이게 소비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그래서 그 소비를 통해 수익을 내려는 기업들의 욕구를 자극해서 투자를 끌어내는 게 아니라.. 일단 급한 부동산으로 향하는 케이스가 되죠.
다시 한 번 느끼는 것이지만.. 디레버리징의 고통은 정말 상당한 듯 합니다. 먼 옛날에는 풍요와 빈곤이 반복되곤 했는데요.. 이제는 풍요 이후에 찾아오는 빈곤을 견딜 자신이 없는 것이죠. 그럼 그 빈곤을 풍요로 바꾸기 위해서는 미래의 소득을 땡겨와서 메워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게 바로 부채의 확대일 겁니다. 여기서 벗어난다.. 쉽지 않은 얘기죠. 마치 2010년 미국과 유럽이 갈림길에 섰던 것처럼 돌아보면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의 갈림길에 미국과 중국이 서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다만 한 가지 변수는 존재하죠. 2010년에는 그렇게 돈을 풀었어도 인플레는 찾아오지 않았는데요.. 지금은 인플레가 찾아왔습니다. 반면 중국은 인플레를 겪지 않고 있죠. 디플레 압력이 워낙 강할 때 적용했던 돈 풀기는 효과적이었을지 모르지만.. 인플레가 현실화된 지금은 어떤 미래를 만들어낼지… 속단해서는 안될 듯 합니다. 조금은 큰 그림에서 중국의 대응을 생각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일 밤 미국 고용지표 발표가 있었죠. 옐로의 파산 등을 감안하면 나쁜 숫자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실업률도 마찬가지구요.. ADP나 Job Opening을 보면서 그 이전에 예상되어 있던 오피셜한 예상치를 하회하는 고용 지표 shock에 대한 가능성도 어느 정도 점쳐지고 있었는데요, 적어도 그런 기대는 깨버렸던 것 같습니다. 초반 실업률 하락 등에 반응하면서, 그리고 지난 달 일자리 증가 숫자 등이 크게 하향조정되면서 장단기 채권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했죠. 그런데요.. 한국시간으로 밤 11시 정도 되니까 갑자기 10년 국채 금리가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강세를 보이던 주식 시장 역시 금새 혼조세로 밀려내려오기 시작하더군요.
여기서 유가도 중요할 듯 합니다. 국제유가가 배럴 당 86불을 넘어섰죠. 지난 52주 최고치가 93불 수준이었는데요… 연간으로 이제 마이너스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OPEC의 이야기, 혹은 정유시설 가동 중단에 대한 이야기 등 지금의 유가 상승을 설명하는 요인들이 많지만.. 저는 투기 자금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강해지게 되면 원자재를 사서 인플레를 헤지하려는 수요가 늘곤 합니다. 인플레가 생각보다 오래갈 것 같으면 생겨나는 수요라고 할 수 있죠. 이런 수요가 존재할 것 같다는 얘기는… 누군가 미래에는 이런 자산을 사줄 것이라는 의미가 되죠. 투자는 내가 산 자산을 누군가 뒤에서 보다 비싼 가격에 되사주는 게임입니다.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펀더멘털도 있겠지만 투기자본도 함께 달려가게 되죠. 이는 국제유가의 상승세를 더욱 부채질하게 됩니다.
지난 달 적어드렸던 에세이 중에 그런 말씀을 드렸던 바 있죠. 인플레 기대가 커지면… 무엇으로 헤지를 하나… 그럼 원유를 사서 헤지하려 하는데… 그렇게 원유를 사면 원유 가격이 오르고… 인플레 기대는 더 커집니다. 더 커진 기대를 헤지하려면 원유를 더 사야겠죠. 그럼 원유 가격이 오르고.. 인플레 기대는 커지고… 원유 더 사야하고… 그만하겠습니다^^;; 계속해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자산 시장에 철벽 수비수가 두명 있습니다. 국제유가와 금리죠.. 이 둘은 항상 그림자처럼 공격수들을 따라다니면서 이들의 공격을 수시로 방해합니다. 지난 해 4분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와 금리가 동시에 무너져내렸는데요… 이들 수비수가 정신 못차리는 사이 자산 시장이라는 공격수가 한껏 힘을 낼 수 있었죠. 지금 이 둘이 탄탄하게 버티는 모습입니다.
하나 더… 2년 단기 금리는 크게 오르지 않았는데요.. 10년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죠. 지난 에세이에서 2년보다는 10년 금리에 주목하시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인상은요… 어차피 끝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단기로는 충격일 수 있지만 이내 소화를 해버리죠. 아주 유치한 말씀입니다만.. 옛날 만화 보면…. 맞으면 맞을수록 그 에너지를 흡수해서 더욱 강해지는 빌런이 있죠. 금리를 인상하면 인상할수록 더욱 강해집니다. 왜냐구요? 더 높은 스키장을 올라갈 때 힘이 더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더 높은 곳에서 내려오게 되니 훨씬 더 스릴이 있지 않나요? 더 높아진 금리는 더 내려줄 선물이 있음을 말합니다. 다만 여기서의 전제 조건은 금리를 내려준다는 거죠. 머지 않아 연준이라는 쫄보가 경기 둔화를 걱정하면서 눈이 폭 들어간 상태에서 금리를 인하한다면?? 그때부터는 보다 신나는.. 5.5%위에서부터 쏟아져내리는 스릴 넘치는 어트랙션을 만날 수 있죠. 그럼 금리 인상은 호재죠.^^
당장은 단기금리보다 장기금리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죠. 장기 금리는 눈 앞의 연준 정책보다는 어쩌면 꽤 오래 이어질 수도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곤 합니다.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었을 때… 중앙은행은 진짜 상대하기 어려운 괴물을 만나게 되죠. 일본이 디플레의 늪에 빠져서 아베노믹스로 그렇게 과감하게 돈을 뿌렸음에도 고전하고 있는 것처럼 인플레의 늪에 깊이 빠지면 이것도 답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아니… 인플레가 느릿느릿이나마 해소되고 있는데 뭔 소리냐..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 라는 말씀을 하실 수 있는데요… 40년 만에 인플레가 찾아왔다는 것은 사람으로 따지면 당뇨에 걸렸다는 의미가 됩니다. 당뇨에 걸리면 그걸 치료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이후에 조금만 무리해도 재발하곤 하죠. 당뇨 수치가 완화되면 예전으로 되돌아가는 게 아니죠… 의사의 조언이 따를 겁니다. 이거… 언제든지 다시 재발할 수 있으니까 절대 무리하시면 안된다… 식습관 조절해야 한다… 몸무게 관리 잘해야 한다… 등 정말 많은 제약 사항이 생길 겁니다. 홍길동이라는 친구가 있다고 해보죠.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쵸코파이 한상자를 먹고 힘을 내던 사람입니다(크음.. 예시가 다소 군대스럽네요.. ^^;;) 그런데… 당뇨 판정을 받고나면… 스트레스 받을 때… 그렇게 먹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언제든 재발할 수 있으니까요..
네..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언제 2%로 되돌려지는지도 매우 중요할 겁니다. 그런데요… 지금 인플레가 이슈화된 것이 지난 21년 3월부터입니다. 벌써 2년 6개월째 지지고 볶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시장 예상은 내년 말 정도면 낫지 않겠어… 라고 하는 거죠. 내년 말이면… 거의 4년 동안 인플레라는 병을 앓고서 해결이 되는 겁니다. 2%로 왔으니까 이제 해결~ 인플레 바이~ 돈 워리가 아니죠.. 인플레 때문에 입원했다고 4년 만에 퇴원하는데 의사가 축하한다면서 얘기하겠죠… 언제든 재발할 수 있으니까 조심하라구요… 스트레스 받더라도 쵸코파이 먹으면 안된다고 할 겁니다. 경기가 조금 둔화되더라도.. 양적완화 하지 말라는 얘기가 되는 건가요?^^;;
70년대로 돌아갑니다. 45년의 2차대전, 50년대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장기호황을 맞이했죠. 자본주의의 황금기가 20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워낙 강한 성장세를 보인데다 생산성이 좋아서 물가가 오르지 않았죠. 물가 안정 & 금리 안정에 힘입어 미국 주식 시장은 초강세를 이어갔죠. 100포인트에 머물던 다우존스 지수가 1000포인트를 찍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문제는… 60년대 말부터 이어졌던 린든 존슨과 닉슨 대통령의 강한 재정 지출이었죠. 소련보다 미국이 못살 이유가 없다면 풀어버린 재정 지출.. 그리고 닉슨 대통령의 정치적인 이슈들은 미국의 재정 적자를 크게 늘렸고… 이후 이어진 71년 8월 금태환 정지는 그런 재정에서 풀리는 돈 이외에 통화에서 풀리는 돈을 크게 늘리게 됩니다. 이후 가격 통제 정책의 실패와 4차 중동전쟁으로 인한 석유파동까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은 강하게 치솟았죠.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아서 번즈는 빠른 금리 인상을 통해 이를 제어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금리 인상은 효과가 있었죠. 큰 폭으로 올랐던 소비자물가지수가 빠르게 하강하기 시작했는데요… 74~75년 내내 물가가 빠른 안정세를 보였고… 물가 안정세를 보면서 연준은 빠른 금리 인하에 나서죠. 그러자.. 물가가 오를 때에는 1000포인트에서 600까지 급락했던 다우존스 지수가 다시금 전고점에 거의 근접하는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아마 74~75년에 연준은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하강하는 것을 보면서 승리를 선언하고 싶었을 겁니다. 아니.. 적어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겠죠. 그러니 금리 인하에 돌입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3~4년 이상 이어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인플레가 고착화되었고… 여기서 금리를 낮추자… 다시금 물가가 방향을 틀어서 하늘로 뛰어오르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리고 79~80년에 이란의 호메이니 혁명으로 인한 2차 석유파동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80년 초 15%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죠. 이 때 등장한 인물이 바로 볼커였죠. 당시 볼커는 토요일의 대학살로 불리우는 금리 인상 유도 정책을 썼구요… 단 하루에 기준금리를 4%수준 끌어올렸죠. 이에 인플레이션이 강한 타격을 받았고.. 주식 시장도 휘청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인플레가 둔화되는 것을 보면서 20%였던 금리를 낮추자 바로 주식 시장이 환호했고… 인플레도 다시금 고개를 들려고 했죠. 이 때 방심하고 금리를 낮췄던 볼커를 가리켜 “볼커의 실수”라는 말이 나오게 됩니다. 애니웨이.. 이후 볼커는 바로 방향을 틀어서 다시금 금리를 20%로 끌어올렸구요… 이때부터 인플레이션이 제대로 제압되면서 40년 동안 인플레는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간단히 써서 별거 아닌 듯 하지만 20% 금리를 1년 가까이 유지하면… 실물 경기는 초토화되기 마련이죠. 80년대 초반 실업률이 10%대를 넘기면서 08년 금융 위기보다 높은 실업률을 기록했구요.. 주식 시장 역시 600~700포인트 수준까지 다시금 하락하면서 70년대 초 1000포인트를 기록한 후 82년이 될 때까지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럼 주가는 많이 안빠졌네.. 별거 아니네.. 라는 얘기를 하시면 안되는 것이… 10년간 주가가 박스쟎아요… 문제는 물가도 금리도 높은 겁니다. 예금 금리가 연 7~8%가 된다면… 그걸 10년 받으면… 적은 금액이 아닐텐데 주식이 10년간 박스였다면… 상당한 손해였겠죠.
네.. 인플레이션을 조기에 제압하지 못하면… 그게 고질병.. 즉 고착화가 됩니다. 그럼 치료를 하더라도 언제든 다시 재발할 수 있죠. 이게 제일 무서운 겁니다. 그리고 재발 & 재발을 거치면 인플레이션이 10년을 넘길 수도 있죠. 70년대 처럼요… 아니.. 10년 이상 갈 수도 있죠. 볼커처럼 강한 경기 침체를 허하면서 시장을 무너뜨리며 인플레를 잡으려는 사람이 없다면요…
지금 인플레가 고착화되면 연준 입장에서는 정말 골치아픈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연준 내 매파와 비둘기파 너나 할 것 없이 교훈으로 삼는 것이 70년대의 Stop & Go죠. 금리 인상을 하다 말다 하면 10년 짜리 인플레가 오고… 이 정도까지 밀려가면 경기를 피박살내버리는 것 밖에는 물가 잡을 방법이 없다.. 라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70년대의 상황을 설명해드렸는데요… 그럼 지금 인플레이션은 고착화되어 있을까요? 솔직히 잘모르겠습니다. 가 봐야 알겠죠. 가 본다는 얘기는.. 인플레가 2%까지 되돌려진 다음에 미래 언젠가는 금리 인하 등의 부양책을 쓸 수 있을텐데요… 그 때 다시금 인플레가 올라오는지를 봐야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연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요.. 인플레이션 재발의 위협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연준이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강한 양적완화 혹은 제로금리를 다시금 도입할 수 있을까요? 홍길동은 스트레스 받을 때 쵸코파이 한상자를 먹을 수 있을까요… 아니 먹더라도… 그 이후에는 어떤 결과가 따라올까요..
이번 잭슨홀의 타이틀이 글로벌 경제에 있어서의 구조적 변화였죠. 그런 거대한 변화가 현실화되었는지는 알 수 없을 겁니다. 다만 그런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하는 거죠. 양적완화 등이 앞으로는 제한된다면… 장기 금리를 인위적으로 잡아내리는 무기가 없어지는 겁니다. 장기 금리가 설령 오르더라도 이걸 눌러주면 장기 국채 투자자들의 마음은 편안할 텐데요.. 그게 아니라면… 상당히 스릴 넘치는 투자가 될 수 있죠.
그럼 장기 국채 투자자들은 오랜 기간 돈을 묶어두는데 보다 많은 프리미엄을 요구하게 될 겁니다. 이걸 어려운 말로 기간 프리미엄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할 수 있겠죠. 10년 금리는 단기 금리 + 기간 프리미엄입니다. 단기 금리가 묶여있어도..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하면 오늘과 같은 단기 버벅 & 장기 상승의 그림이 나올 수 있죠. 주말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오래된 미래 국내 금리편은 차주에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넘어서 올라오고 있었죠. 일시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치솟은 원자재 가격은 머지 않아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강했는데요… 당시에는 참 신기하게 발목잡는 요인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중 하나가 수에즈 운하를 배가 막았던 사건이죠. 기억하시죠?^^ 유가가 단기에 급등해버렸었던… 사실 21년 유가 상승은 수에즈 운하 케이스보다는 그 해 8월 말 닥쳐왔던 허리케인 아이다의 영향이 컸습니다. 허리케인 아이다가 멕시코만 정유 시설에 미친 충격은 우리의 기억 속에도 깊이 남아있는.. 뉴올리언스 주를 잠기게 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충격을 넘어섰을 정도니까요.. 당시 고개를 숙이던 국제 유가가 다시금 고개를 들게 만들었죠. 내릴 만하면 이 사건 저 사건으로 올라오는 국제 유가를 보면서 망연자실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 파나마 운하의 수심이 낮아져서 배들이 통과할 때 애를 먹는다고 하죠. 21년 당시에도 독일 운하의 수위가 낮아져서 배가 잘 다니지 못한다는 얘기가 있었죠.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 참… T.T 그리고 지금 미국에는 허리케인 힐러리가 상륙했다고 합니다. 아무쪼록 별다른 인명 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것이 1번이구요.. 그리고 인플레이션과의 고된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데… 민감한 원자재 가격을
자극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전일 중국이 대출금리인 LPR을 인하했는데요.. 1년 LPR은 10bp를, 5년 LPR은 동결을 택했죠. 그 이전에 중기 금리인 MLF 역시 15bp인하한데 비하면 1년 금리의 인하폭이 적었구요… 5년 대출 금리의 동결은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였을 겁니다.
일단 중국은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추가적인 자산 시장의 버블은 제어하면서도 시중 유동성은 공급하고 싶다는 생각.. 이상적인 생각이긴 한데요… 그래도 어거지로 맞추다보면 솔루션을 찾아볼 수도 있겠죠. 일단 역RP 금리나 MLF금리는 단기 영역에 속하는 금리이구요…. 그냥 국채 금리 같은… 사실 상 무위험 금리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반면 LPR 1년 금리는 신용도가 우량한 기관 등에 빌려줄 때 적용되는 금리죠. 즉.. MLF금리가 국채 금리라면… LPR금리는 삼성전자와 같은 우량 차주에게 빌려주는 금리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겁니다. MLF금리를 15bp, LPR을 10bp 인하했다는 얘기는.. 대출 금리의 인하폭을 조금 더 적게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러프하게 이렇게 보시죠. 중국 은행 등의 금융 기관이 MLF금리로 돈을 빌려서 LPR금리로 대출해준다면?? 네.. MLF금리는 15bp낮추니 은행이 더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하겠죠. 그런데 LPR을 10bp낮추었으면… 덜 낮아진 금리에 대출해줄 겁니다. 조달 금리는 0.15%, 대출 금리는 0.1%를 낮추었으니 은행들의 대출 마진이 더 늘어날 수 있겠죠.
하나 더… 은행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서 장기로 대출해줍니다. 단기 금리는 낮추었는데.. 장기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은행이 장기 대출을 해줄 때의 마진을 더 받아갈 수 있으니..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더 많이 해줄 유인이 생기게 되겠죠. 그것도 5년 금리는 낮추지를 않았으니.. 대출해줄 때 5년 대출을 해줄 동인이 더 많이 생겨나는 겁니다.
최근 중국은 상당한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위안화 약세가 두렵기 때문에.. 그리고 너무 유동성을 많이 공급하면 자신 가격을 다시금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앞서는 것이죠. 그러면 돈을 공급하되 공급하지 않은 것처럼 해야 합니다. 이런 게 가능한가… 이런 거죠. 돈을 주더라도 7일만 빌려주는 겁니다. 엥? 그럼 7일 후에는.. 연장 연장 연장 연장해주는 거죠. 그럼 길게 대출해준 거 하고 뭐가 다름??? 이라는 반문이 나오실 텐데요… 전혀 다르죠. 언제 연장해주는 프로그램을 끊어버릴지 알 수가 없죠. 여러분도 대출받을 때 1년으로 받으시는 게 나은가요… 왠만하면 연장해드리는 7일 대출로 받는게 나은가요? 괜히 7일 대출로… 초단기로 받았다가 상황 급변으로 인해 연장이 안되면… 그야말로 골로 가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죠.
네.. 그래서 중국 당국에서는 7일 짜리 역 RP 를 통해서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죠. 당국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공급하니 이런 자금이 항구적으로 풀리지 않기에 자산 시장을 자극하거나.. 혹은 위안화를 약세로 몰아가거나 하지 않는 겁니다. 장기 금리를 인하하거나.. 장기 자금을 풀어주게 되면… 얘기가 달라지게 되죠.
이렇게 단기로 자금을 풀어서 연명(?)을 해나가는 상황에서… 단기 금리를 낮게.. 그리고 장기 금리를 높게 유지하면 은행들의 대출 유인이 커지게 되면서… 은행이 신용 창출, 즉 대출을 늘리게 되는 겁니다. 지금이야 우리가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주는데 워낙 익숙해져서 중앙은행이 뭐든지 다 하는 데 익숙해져있지만.. 실제 중앙은행은 은행들의 은행이죠… 시중은행이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독려하는데 포인트를 두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해주면 되지.. 왜 시중은행에게 이렇게 돈을 풀어주게 하는가… 당연하죠.. 대출을 해줄 때에는 돈을 빌리는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신용 및 담보 평가 등이 중요할 겁니다. 이걸 중앙은행이 다 할 수 있을까요? 네.. 중국은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주는 방식보다는… 단기 자금 공급으로 시간을 끌어주면서… 은행들이 대출을 늘리게 하는 방식으로 우회하려는 것이죠.
이렇게 은행들 마진을 보전해주는 이유가 뭘까요? 지금 중국 은행들 상황이 그닥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부동산 관련으로도 그렇죠.. 그래서 중국 당국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중국의 은행들에게 대출을 늘리라고 종용을 하고 있음에도 이들 은행들이 복지부동 상황이죠. 그럼 이들을 자극할 무언가 떡밥이 필요할 겁니다. 결국 은행들 다독여서 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현재의 문제를 풀어가고 싶은 거겠죠.
음.. 그런데요.. 이 정도 유인만으로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활발하게 재개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죠.. 그보다는… 중국의 정책이 약발을 받으려면 미국 금리 등 대외 환경이 어느 정도는 개선되어야 합니다. 중국 일국의 부양책보다는 공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중국 당국이 소심한 부양책을 쓰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당국의 기대와는 달리 시장이 이런 소심함에 회의감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살펴봤습니다. 금일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10년 국채 금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상당히 커지는 듯 합니다. 4.0%대를 넘어설 때까지는 큰 반응이 없었는데.. 4.2%를 넘으면서 약간은 금리의 구조적인 변화에 주목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죠. 예전에 한 번 적어드렸었는데요… 바닷가에 갔을 때 파도 구경을 하기 위해 해변에 서있다고 가정해보죠. 보통 어디에 서 있냐면.. 파도가 계속해서 들락날락할 때 바다에 가장 가까우면서도 파도가 지금까지 봤을 때 좀처럼 들어오지 못할만한 곳에 서서 파도를 보곤 합니다. 멍 때리고 보다가.. 갑자기 파도가 후욱하고 밀려들 때가 있죠. 그럼 신발 다 젖고 양말 다 젖고.. T.T 네.. 과거의 패턴을 보면서 여기까지는 파도가 못들어오겠지.. 라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요… 그 예상이 깨지면 신발이 젖는 겁니다. 이 정도까지는 금리가 못올라오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후욱 올라오게 되면서 느끼는 긴장감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거죠.
금리 조금 올라온 것이 뭐가 그리 큰 문제인가… 저 역시 공감하는데요… 올해 3~4월 이후의 흐름을 보시면 금리가 올라도 주식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강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4월에 보면 10년 금리가 3.3%까지 내려갔었는데요.. 그게 크게 밀려올라왔죠… 4.0%를 넘을 때까지 주식 시장은 그야말로 불을 뿜는 분위기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성장에 대한 기대죠. 금리가 올라도 성장이 보다 강하면 금리 부담을 사뿐히 즈려밟고 달려갈 수 있습니다. 중국의 우려가 커지면서.. 이게 미국의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부각이 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국에 지을 공장을 미국에 지으면 되는데 뭐가 문제인가… 양쪽에 퍼져있는 게 아니라 한쪽에 몰아주게 되면 몰아준 쪽에 과열이 나타날 수 있죠. 그 과열은 인플레이션으로 현상합니다. 그 인플레를 내깔려놓아두면 모르겠는데.. 이미 2년 반 동안 인플레와의 힘든 싸움을 이어왔기에… 인플레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는 연준은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죠. 고용 시장이 쉽사리 꺾이지 않고… 중국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받는 미국이기에.. 임금 상승률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럼 미국으로 계속 몰아주면 미국의 인플레는 생각보다 오랜 기간 이어질 수 있고… 오랜 기간 이어지는 인플레는 고금리의 장기화를 낳을 수 있죠. 조금은 식혀야 한다는 것이 연준의 생각인 듯 합니다.
전일 닉 티미라오스의 트위터에서… 연준 의사록에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쉽게 생각하면서 지나간 부분을 지적해주었죠. 연준 위원들은 양적 긴축에 있어서도 지난 2019년과는 다른 방식을 쓸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2019년에는 양적 긴축을 멈추고… 그 이후 금리 인하를 단행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의사록에서는 양적 긴축을 멈추기 이전에도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고… 그리고 금리 인하를 하더라도 양적 긴축을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를 하죠. 네… 금리도 금리지만… 연준의 대차대조표 사이즈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이게 왜 이슈냐면… 최근 국채 10년 금리가 치솟자 시장에서는 “그럼 양적 긴축 멈춰주면 되겠네~~”라는 기대가 생겨났거든요.. 기준금리 인하가 어렵다면…. 그럼 양적긴축이라도 먼저 종료하면 되겠네… 라는 기대겠죠. 지난 2019년에 중국과 유럽 경제가 흔들리자 연준은 금리 인상을 종료했죠. 그 다음에 바로 시장은 양적긴축을 멈춰달라고 요구했고… 연준은 이에 굴복했던 겁니다. 그리고 해님달님 호랑이처럼 그 다음에는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시장에 등 떠밀려서 2019년 7월에 연준은 금리 인하에 돌입할 수 밖에 없었죠. 이른 바 보험적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겁니다.
그러니.. 시장도 금리 인하가 끝나기 전에 양적긴축이 먼저 종료될 것이라고.. 게다가 채권 시장 분위기도 메롱이니 연준이 언제 양적긴축 종료를 선언할지 지켜보자는 기대가 만들어졌겠죠..(사실 그 내면에는 상당한 이슈들이 있습니다. 주말 에세이 등에서 다뤄보죠..) 그런데 그런 기대를 흔들어놓았다고 보면 될 듯 합니다.
2021년 하반기부터 연준은 긴축으로 방향을 선회했죠. 테이퍼링을 시작하려고 할 때부터 시장은 테이퍼링 2021년 연내에는 어렵다.. 라고 기대했는데.. 21년 11월에 시작했고… 2022년 내내 1%이상 금리 올리기 어렵다.. 고 했는데.. 초유의 자이언트 스텝까지 보면서 혼을 빼놓았습니다. 그리고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피벗에 대한 꿈을 키워왔는데요… 그 기대가 조금씩 흔들리는 듯 하네요… 인플레가 생각보다 오랜 기간 유지되고… 그로 인해 생각보다 높은 금리가 생각보다 오랜 기간 유지된다는 우려가 커지죠… 그게 결국 크게 눌려있던 10년 장기 국채 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주말 에세이에서 추가로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한 태풍에 대한 경계감이 컸는데요.. 생각보다는 안전하게 지나간 것이 아닌가 싶네요. 아무쪼록 글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서는 태풍 피해가 없기를 기원하면서 에세이 시작합니다.
전일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있었죠. 우선 헤드라인 기준으로는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꼬리를 말아 올렸습니다. 3.2%로 발표되었죠. 시장 예상치가 3.3%인 것에 비해서는 다행스러운 숫자였습니다. 그리고 주목을 받았던 근원물가가 있는데요.. 근원은 4.8%를 예상했는데 4.7%로 발표되었습니다. 그리고 전월 대비로는 모두 0.2%씩 상승하면서 헤드라인이 말려올라간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됨을 시사했죠. 매우 긍정적인 소식입니다. 초반 발표 직후에 나타났던 시장 반응은 매우 고무적이었죠.
우선 4%수준에서 꿈쩍도 않던 10년 국채 금리가 흔들리기 시작했죠. 장 초반 3.95%까지 밀렸는데요… 음… CPI에 시장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고 기존에는 예상보다 양호한 물가 발표 시 크게 환호하면서 국채 금리가 급격히 밀렸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약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애니웨이… 금리의 하락이 나타나는 것이 정상이겠죠. 그리고 물가와 금리 안정에 대한 기대감은 달러의 급격한 약세와 함께 주가의 급등을 촉발했죠. 나스닥 지수는 장중 1.6%이상 상승하면서 인플레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한 것 같은 느낌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런데요.. 장 중반 이후 분위기가 크게 바뀌기 시작했는데요… 우선 10년 국채 금리는 수시로 4.0%위로 되돌려지다가 30년 국채 입찰 부진 소식에 솟아오르면서 4.1%를 넘기면서 마감을 했죠. 30년 국채 금리도 큰 폭 상승했고.. 그 동안 한 동안 눌려있던 2년 국채 금리도 어느 새 4.85%까지 되돌려졌죠. 그리고 급격하게 올라오는 금리의 기세에 눌려서인지… 하락하던 달러도 방향을 틀면서 달러원 기준으로 1310원을 하회하던 환율이 1315원을 넘기면서 마감했죠. 주식 시장 역시 강세에서 되돌려지면서 장중 한 때는 약세 전환 이후 강보합 마감했습니다. 인플레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한 것에 비하기에는 다소 실망스러운 시장 반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30년 국채 금리 입찰의 실망감이 복병이었을까.. 생각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물가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면 당연히 국채 입찰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요… 특히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4.2%가 넘는 지금의 30년 국채 금리는 그야말로 혜자로운 금리 아닐까 싶습니다만…
물가를 바라보는 시각에 조금 이슈가 있는 듯 합니다. 우선 조금은 좁은 시각에서 이번 CPI발표 결과를 보시면요.. 저는 이번 에너지 가격의 상승폭에 주목을 했습니다. 지난 달 전월 대비 0.6%상승했던 에너지 가격이 0.1% 상승에 그쳤거든요… 사실 이번 CPI의 전월 대비나 전년 대비를 결정할 때 가장 큰 부담이 될 팩터로 에너지 가격을 주목했는데..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던 겁니다. 지난 7월 국채 유가가 70불에서 80불까지 일방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것에 비하면 다소 의외의 수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6월에는 유가의 상승폭이 그리 크지 않았는데도.. . 전월 비 0.6%상승이 나왔는데요.. 국제유가의 상승보다는 미국 내 가솔린 가격의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는 반론을 해주실 듯 합니다. 네.. 맞는데요.. 최근 미국 내 주유소 가스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7월에는 덜 반영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그만큼 8월에는 에너지 사이드에서 부담을 늘려주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8월 뷰를 보면 헤드라인을 3.8%까지도 보고 있으니..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개월 후에 발표될 것에 무슨 걱정을 하느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10년 국채 금리에 주목하고… PER 30배도 볼 수 있다면… 1개월 후 CPI는 당연히 땡겨서 고민해볼 수 있겠죠. 전일 에세이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시장은 8월 CPI에서 이런 반등 추세가 보다 공고화되는지에 주목할 듯 합니다.
결국 중고차 가격과 9~10월부터 본격화될 주거비 하락세와 올라오는 에너지 가격 상승 및 임금 상승세의 충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둘이 만약 팽팽하다면… CPI가 헤드라인이나 코어 기준으로 2.5~3.5%사이에서 꽤 오랜 기간 버벅거릴 수 있겠죠. 예전에 토플 시험 볼 때 기억나네요… Writing만 올리면 된다.. 라고 생각해서 겁나 공부해서 올려놓았더니 리스닝과 스피킹에서 박살나면서 전체 점수 제자리.. T.T (진짜 신기한 시험 중 하나입니다). 좁은 관점에서는 에너지 가격 및 임금 VS 주거비 & 중고차 가격 연합을 보시는 게 관건이라고 봅니다.
그런데요.. 이것보다 저는..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고민을 좀 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보다.. 혹은 전년보다 CPI가 완화되었다는 소식은 물론 고무적입니다만.. 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 2%로 되돌려질 수 있느냐의 이슈라고 보는 것이죠. 여전히 근원 CPI는 4.7%입니다. 그리고 근원 CPI가 2%를 넘어선 것은 지난 21년 4월이었죠. 이후 2년 4개월 째 연준의 목표치를 넘어서있는 겁니다. 영화 고지전에 보면.. 3년간 전쟁을 했던 북한군 장교가 마지막에 그 말을 하죠… 너무 오래되어서 (싸우는 이유조차) 잃어버렸다구요.. 너무 오랜 기간 인플레에 취하면 기대 인플레가 고착화될 수 있죠. IMF의 고피나스나 이외 중앙은행 총재들은 고착화 가능성에 대해서 수시로 경고를 날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성급하게 승리를 선언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인플레를 죽이고 가자고 하는 것이죠.
인플레이션 고착화는… 현재의 높은 기준금리가 꽤 오랜 기간 유지될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래서인지… 연준 금리 인상 확률이 9월에는 소폭 낮아졌는데요.. 11월부터 내년까지는 전일 대비.. 전체적으로 미세하게 올라와있음을 알 수 있죠. 아마.. 추가 금리인상까지는 몰라도 적어도 금리 인하를 논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함을 고민하고 있겠죠. 그리고 현재의 인플레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고.. 현재의 고금리를 꽤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다면.. 당연히 장기 국채도 반응을 할 수 밖에 없겠죠. 인플레 장기화에 대한 우려감.. 그런 불확실성… 이는 장기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을 자극하곤 합니다. 그게 30년 국채 입찰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주말 에세이에서 “오래된 미래 – 금리편”을 적으면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어보도록 하죠. 오늘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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