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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여러가지 이야기

우리나라의 보이지않은 영웅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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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의사들 참 대단한분들 많지요

직업윤리 가득찬 분들이 많음

매일 이상한 진상이야기 , 사기꾼 이야기보다가 이런글보면 정신이 맑아지는것 같습니다

아직은... 자신의 직업에 의무를 갖고 행동하는분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들이
나이들어서 보니, 진짜 너무 대단하고 존경받을 일이라는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에는 보이지않는 영웅이 많죠

세상에 참 이상한 인간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 하나하나 상대하며 어떻게 저렇게 일하시는지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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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ㅣ <오지 않는 환자, 기다리는 의사>

전화를 받은 60대 남자는 처음부터 잔뜩 화가 난 상태였다. 명의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환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지 않을까라는 나의 기대는 환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왜요”라는 목소리에 산산조각이 났다. 나는 그가 왜 화가 났는지 알 수 없었으나, 내 일을 해야 했다.
“OO 병원, 의사 양성관입니다. 저번에 받은 검사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병원에 꼭 방문......”
“간다니까.”
그가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버럭 성질을 내며 내 말을 끊었기에 나는 할 말을 다 하지 못했다.

그는 매일 하루에 한 갑 이상의 담배를 피워, 폐암 발생 고위험군으로 폐 CT를 촬영했다. 다행히 폐 CT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 폐암 검사니까, 폐만 확인했다면 내가 전화를 굳이 걸 필요도 없었고, 나는 환자에게 잔뜩 날이 선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었다. 가끔 폐암검진으로 폐를 찍다보면, 아래쪽에 간과 쓸개, 췌장이 보이는데 그의 간에서 대략 4~5cm 크기의 얼룩 같은 것이 보였다. 내가 잘못 본 것일 수도 있다. 또한 간에서 흔히 발견되는 단순 몰혹이거나 혈관종일수도 있다. 복부의 경우,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초음파나 복부 CT를 조영제를 써서 따로 찍어야 했다. 다만 그가 60대이며, 담배를 피우고, 일주일에 3회 이상 소주를 한 병 이상 마시고, 정상 간수치보다 3배 이상 높다는 점이 찝찝했다. 반드시 확인해야 했다. 전화를 걸기 전 그의 기록을 뒤졌으나, 10년 전이 마지막이었다.

그렇게 그의 모든 기록을 살핀 후, 나는 전화를 했다. 속으로 ‘폐 CT로 간 이상 소견도 발견하고, 없는 시간에 환자의 전체 검사 결과까지 확인했으니 나름 이정도면 훌륭한 의사’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자마자 그는 짜증을 냈고,
  
‘40까지가 정상인 간 수치에서 124/117(AST/ALT)로 상승되어 있을 뿐 아니라, 폐암 검진에서 촬영한 폐 CT상 보이는 간에서도 혹 같은 것이 보여 추가 혈액 검사 및 초음파나 복부 CT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에 꼭 금식하고 내원하십시오.’

미리 연습했던 말을 하지 못했다.

간다는 말과는 달리, 그는 시간이 흘러도 오지 않았다. 나는 전화상에서 하지 못했던 말을 문자로 남기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가 병원에 오기를 기다리지만, 그는 아직까지 병원에 오지 않았다. 병원에 오지 않는 환자를 두고, 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내가 잘못 봤기를, 암이 아니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빛나리의사


출처 https://www.facebook.com/100032224963707/posts/pfbid0khhXYrFBaruEcvnUR1jDzKgK6vFmpVBvE31cuv7DNyEAxPtuJzoJCn8y5p45nEfl/?mibextid=2JQ9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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