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금리 5.5%를 선구자적(?)으로 외쳤던 빌 애크먼이 채권 숏 커버에 들어간다.. 라는

오건영님글 ㅣ 많은 시황 방송을 통해서도 보셨겠지만 오늘 새벽 역시 금리와 주가 변동성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전일 밤 11시 정도를 기해서 5%를 넘어섰던 10년 국채 금리는 11시 30분 정도부터 빠른 속도로 주저앉기 시작했죠. 마이너스 폭을 확대하고 있던 뉴욕 증시는 금리가 고개를 살짝 떨구자 역시 오늘이 금리의 고점이구나.. 라는 인식에 함께 다시 한 번 힘을 내면서 반등에 나섰더랍니다. 그리고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 4.85% 밑으로 밀려 내려왔는데요, 다만 한국시간으로 새벽 2시 반 정도를 넘어서면서 금리가 살짝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었죠. 그리고 그런 금리의 움직임을 추수하면서 주식 시장도 막판에는 힘을 내지 못하고 상승폭을 반납하는 그림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단 30년 금리 5.5%를 선구자적(?)으로 외쳤던 빌 애크먼이 채권 숏 커버에 들어간다.. 라는 얘기가 금리 하락의 표면적 이유로 나오고 있죠. 네. 심리가 이렇게 얼어붙어있을 때에는 애크먼과 같이 금리가 큰 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맞춰놓은 이가 반대로 움직일 때 상당한 위안이 될 수 있습니다. 채권 금리의 하락에 일정 수준 기여한 건 부정할 수 없겠죠. 다만… 비슷한 시간에 금리와 유가가 함께 내려왔다는 것이 포인트죠. 애크먼의 숏 커버가 유가를 밀어내릴 수는 없을 테니까요. 결국 전쟁의 양상에 대해서도 시장이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지 않는다면 미국의 재정 적자도 그리 심하지 않을 수 있으니, 그리고 유가 고공 비행에 대한 영향도 제한될 수 있으니 전일 마켓은 전쟁 이슈와 연관되어 움직였던 것이 크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Buy the Dip의 심리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인데요… 금리의 레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금리의 방향성이 중요하죠. 큰 폭 상승하다가 방향을 살짝 틀게 되면 오늘이 진짜 금리 고점이구나.. 라면서 밀려들어오는 심리.. 금리의 고점에서 저점까지 큰 폭 하락하는 동안 자산 가격의 상승 수혜를 너무나 오랜 기간 받아오면서 그 플레이에서 여전히 벗어나는 것이 싫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이런 경우가 있죠. 그렇게 무시했던 금리의 레벨이 각광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금리가 얼마나 오르건 상관없이 금리의 방향이 꺾이는 것을 보면서 한참 따라가다보니 금리가 어느 새 5%에 도달해있는 거죠. 마치 잠자리가 잡힐 듯 하여 계속해서 쫓아가는 겁니다. 그런데 한참 쫓다보니 너무 멀리 나와있어서 길을 잃는 것과 비슷한 케이스라고 해야할까요…. 그래서 오늘 월가의 기사를 보면 금리가 언제 꺾인다.. 이런 기사보다는 금리의 레벨에 대해 언급하는 얘기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5%의 금리가 미국 경제와 자산 시장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5%의 금리는 무엇을 언급할까.. 이런 내용을 담은 기사들이 그 대표적인 건데요… 이제 금리의 방향 뿐 아니라 레벨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신경을 쓰게 될 듯 합니다. 그럼 금리의 방향이 꺾이더라도 현재까지 올라온 금리의 레벨이 부담스러우니 기존과 같은 강한 반등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죠. 하나 더.. higher for longer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강해지면 금리의 방향이 꺾이더라도 더 올라가지 않는다는 위안은 받을 수 있지만 과거와 같은 금리의 큰 폭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럼 금리가 꺾이더라도 과거와 같이 자산 가격의 급등으로 얻을 수 있는 수혜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감안하게 되겠죠.

시장 지표를 볼 때 참 힘든 것이 지금의 높고 낮음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높아질지 낮아질지.. 이걸 보는 것이죠. 종종 지금의 모습에 집중한 나머지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덜 하는 실수를 범하곤 합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요.. 너무 좋아질지 나빠질지 오를지 내릴지를 고민하다가.. 지금까지 많이 올라와있는지… 이런 것을 신경쓰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곤 하죠. 현재 금리 레벨에 대한 시장의 반응 역시 함께 봐야할 것 같네요. 오늘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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