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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중요 뉴스정리

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바뀌어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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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 리뷰 ㅣ 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바뀌어가는 듯 합니다. ‘사실 상 인플레는 끝났고.. 연준은 고집스럽게 오버하고 있는 것이니.. 과거와 같은 빠른 금리 인하는 따놓은 당상이다.. 되려 강한 충격과 함께 찾아올 디플레를 겁내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다리면 된다’라던 기존의 시각이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죠. 지난 주 발표된 CPI.. 특히 super core CPI와 한국 시간 토요일 새벽 발표된 PPI, 미시건 기대인플레이션, 마지막으로 애틀랜타 연은에서 발표하는 sticky CPI(끈적한 놈들로 구성된 CPI지수) 역시 예상을 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짜 마지막 라스트 1마일을 앞에 두고서 너무 풀어지면 망하는 것 아닐까요.. 다 된 밥이라고 생각하고 해이하게 대응하면 골로 갈 수 있는 만큼 연준 역시 경계의 메시지를 뿌리고 있구요… 실제 예상보다 끈적한 물가 지표를 확인하면서 시장 역시 연준의 경고가 허언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듯 합니다.

실제 5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39%로 낮아졌구요,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하는 현재 기준으로 4회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만 해도 3월 기준금리 인하에 연말까지 7회를 바라보던 시장이었는데요, 6월 시작에 4회로 바꾸었으니 분위기가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죠. 첨언하면 내년 확률 역시 나와있는데요… 내년 7월까지 총 6회 인하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걸 연준의 점도표와 비교해보죠. 지난 해 12월 FOMC에서 발표한 점도표에서는 2024년 연내 3회 인하, 그리고 25년에는 4회 추가 인하.. 내년 말까지 총 7회를 예고했던 바 있습니다. 현재 시장이 연내 4회 인하 & 내년 7월까지는 6회 인하를 보고 있으니.. 상당히 연준의 점도표에 시장이 수렴해준 것이라 할 수 있겠죠.

실제 국채 금리 역시 되돌려졌습니다. 2년 국채 금리나 10년 국채 금리 모두 지난 해 12월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던 당시의 레벨로 되돌려졌죠. 채권 시장 역시 인플레에 대한 경계감을 쉽게 놓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금리 인하 확률부터 실제 시장 금리까지..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었음을 알 수 있죠. 지난 해부터 드려왔던 시장의 예상보다는 늦게 시작하고… 시장의 기대보다는 적은 금리 인하가 될 것 같다는 말씀은 유효하다고 봅니다.

여기서 이런 반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물가가 조금 끈적해도 연준은 과거처럼 금리 인하를 빠른 속도로 단행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고용이 탄탄해보이지만.. 실제 속은 곪아들어가고 있고… 금융 시스템이 안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든 훅갈 준비가 되어 있다.. 이거 커버치기 위해서라도 빠르고 강한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연준이다.. 라는 반론이죠. 네.. 타당한 얘기죠.. 저 역시 미국 경제가 마일드한 경기 침체를 겪을 것 같다는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융 시스템… 특히 지방은행들이나… 상업용 부동산, 그리고 역레포를 중심으로 한 단기 금융 시장의 불안… 대규모로 돌아오는 채권의 만기와 국채 시장의 심각한 변동성, 마지막으로 미국의 높은 금리와 중국의 저성장의 직격탄을 맞는 신흥국의 불안까지.. 이런 것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니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아니.. 빠르고 강하게 인하할 수 밖에 없는 상당한 개연성이 존재하죠..

그런데요.. 저 같은 아마츄어도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데.. 연준은 이걸 과연 좌시하고 있을까요? 상당한 준비를 했겠죠. 일단 상업용부동산 문제로 가보죠. 상업용부동산이 부진할 것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일 겁니다. 다만 오피스 건물의 가격 하락이 낳을 수 있는 궁극의 문제점은 이런 쪽에 대출을 늘렸던 상업은행들의 붕괴로 이어지는 케이스겠죠. 그리고 그런 상업은행이 지방 중소형 은행들이라면… 현재 진행되는 양적긴축과.. 역레포라는 방어막이 3분기쯤 고갈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유동성 문제가 보다 수면 위로 강하게 부상할 수 있겠죠. 그런데요.. 연준도 이 부분을 알고 있죠.

그래서요… 지난 해 11월 FOMC 의사록에 보면 다음과 같은 얘기가 나옵니다. 영어지만.. 인용해봅니다.

“The manager also noted that 23 banks, in addition to all primary dealers, were already counterparties to the standing repo facility (SRF) and that several more were in the onboarding process. Together, these banks held the vast majority of SRF-eligible securities in the banking system. The SRF, in addition to the discount window, may therefore prove helpful for supplying liquidity to the banking system should funding pressures emerge.”
(23년 11월 FOMC MINUTES에서)

발번역보다는 그냥 내용만 적어드리면요.. 여기 나오는 대문자 SRF는 Standing Repo Facility를 말합니다. 스탠딩 레포죠.. 스탠딩 레포는 장기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 기관들이 현금이 모자랄 때.. 이들 국채를 굳이 팔지 않아도.. 언제든 그 국채를 담보로 대출을 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현금이 모자라서 국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 하면… 하필 모두가 현금이 모자란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곤 하죠. 금융 위기 때도 비슷하구요.. 모두가 현금이 모자라서.. 모두가 장기 국채를 팔아야 합니다. 이 때 연준이 등장하죠… 연준이 이들 국채를 담보로 초단기 레포 대출을 빼주는 겁니다. 그럼 굳이 헐값에 장기 국채를 팔지 않고도 유동성 현금을 조달해서 한숨 쉴 수 있죠.

위의 인용문을 보시면요.. 현재 있는 프라이머리 딜러들 외에도 23개 은행들이 스탠딩 레포를 쓸 수 있게 등록되었다고 나옵니다. 그리고 이외 추가로 몇몇(several) 은행들이 스탠딩 레포 대상이 될 수 있을지를 심사받고 있는 단계에 있다고 말하죠. 금융 기관들이 유동성 현금 흐름이 부족해서 코너에 몰리게 되었을 때 상당한 현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채널.. 연준이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의문이 남죠. 스탠딩 레포에는.. 프라이머리 딜러와… 몇 개의 은행들이 추가되고 있다고 하는데.. 문제는.. 거기에 해당되지 않는 작은 은행들은 사실 스탠딩 레포와는 관련이 없다는 거쟎아요.. 그럼 이거 뭐.. 아무 도움 안되는 얘기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게다가 이런 취약 은행들을 위해 준비했던 BTFP라는 프로그램이 3월 11일에 종료된다고 하죠.. 그럼 이런 스탠딩 레포도 못받는 은행들은 어케하라는 거니.. 라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기사가 나옵니다.  

“US prepares rule forcing banks to tap Fed discount window”

- Michael Hsu says idea is to create a ‘fire drill’ for trouble(블룸버그, 24. 1. 19)

연준에는 재할인창구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건 정말 오래전부터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을 지원하기 위해.. 언제든 와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마련해둔 창구죠. 그런데 이 창구가 유명무실한 것이.. 여기를 잘 안씁니다. 워낙 유명하다보니.. 재할인창구를 쓴다고 말하는 순간… 헉… 바로 위험한 은행이 되면서 예금 인출 러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재할인창구(DISCOUNT WINDOW)라는 것을 어떻게 하면 쓸 수 있을까… 해서.. 연준이 마련한 방안은 인용문에 나오는 것과 같은 fire drill 이 됩니다. 소방훈련이라는 뜻인데요.. 누가 봐도 안전한 대형은행들까지 몇 차례 재할인창구를 쓰도록 해보는 거죠. 아무도 오지 않는 창구에.. 누군가 등장하면 그 넘은 위험한 넘이지만.. 수시로 은행들이(안전한 대형은행 포함) 수시로 등장하면… 어떤 넘이 위험한지.. 알 수가 없겠죠.. 그래서 소방훈련하듯 모든 은행들이 필수로 예를 들어 1년에 한 번은 찾도록 하면… 재할인창구 이용하는데 느낄 수 있는 부담이 줄어들게 되지 않을까요? 그걸 준비하고 있는 겁니다.

그럼 지방은행에서 터져나올 수 있는 위기들.. 스탠딩 레포와 재할인창구 재정비를 통해 대응하려고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죠. 연결해서 신흥국들이 무너지면 어케할거니.. 라는 질문에 답해봅니다. 이를 위해 준비된 것이 바로 통화스왑과 FIMA 레포죠. 통화스왑은 선진 10개국에 대해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니… 진짜 힘든 신흥국은 통화 스왑의 수혜를 받을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FIMA 레포입니다. 이들 신흥국이 갖고 있는 미국채를 담보로 언제든 레포 대출을 빼주는 아름다운 프로그램이죠. 신흥국 역시 달러 유동성 부족에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해둔 겁니다.

참고로 스탠딩 레포와 FIMA 레포는 21년 7월 FOMC 때 새롭게 도입된 프로그램입니다. 스탠딩 레포는 19년 9월의 레포 사태를 보고 느낀 바 있던 연준이 고민 끝에 만들었구요.. FIMA레포는 코로나 사태 당시 신흥국들이 골로 가는 것을 보면서 이걸 쉴드 쳐주기 위해 만들어서… 21년 7월에 발표한 겁니다. 21년 7월… 이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21년 7월이… 긴축으로의 전환을 알리던 시기였습니다. 테이퍼링을 시사했던 FOMC죠. 실제 21년 11월부터 테이퍼링이.. 그리고 22년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럼 왜 21년 7월에 스탠딩 레포와 FIMA 레포가 나왔을까요? 이후에 있을 긴축 사이클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리스크에 어느 정도 대비를 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요?

저는 여전히 Higher for longer라는 말이 폐기처분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Higher는 비교급이죠. 무엇보다 높다는 거쟎아요.. 23년 10월의 10년 금리 고점인 5%보다 높지 않아도… 과거 우리에게 익숙했던 저금리보다 높다면 higher가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금리 인하의 속도가 과거보다 확연히 느리다면… 실제 지금 시장이 예상하는 것처럼 올해 말까지 4.5%정도로 밖에 내릴 수 없다면… 4.5%는 낮은 건가요.. 높은 건가요? 아마 과거 우리의 인식에 비춰보면 높은 금리로 보이죠.. 네..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오랜 기간 유지하려는 흐름.. 이게 향후의 금리 흐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강한 의문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것이… 금융 시스템 불안과 같은 돌발악재죠.. 그런 돌발 악재가 터질 때마다 금리를 인하해야 하면… 연준은 에브리데이 금리 인하만 해야하지 않을까요? svb은행 파산했으니 금리 내려줘요… svc은행 파산했고.. svd.. 아.. 죄송합니다…T.T 작은 은행 하나 파산해도… 신흥국 하나 힘들어도… 무슨 일만 터지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면… 연준의 기준금리를 고개를 영원히 푹 숙이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모든 문제를 금리로 대응해야 한다면… 상당한 딜레마에 처할 수 있습니다. 금리는 큰 칼이죠… 작은 식재료를 자르는 데 큰 칼을 쓰는 건 적절치 않을 겁니다. 이럴 때에는 작은 식재료에 대응하기 위한 작은 칼들을 준비해야겠죠… 이런 것을 연준은 도구(tool)라고 합니다. 스탠딩 레포, 재할인창구, FIMA레포가 여기에 해당되죠…

이런 것들이 있으니.. 무조건 다 좋아진다는 것인가.. 여기서 주의하실 게 있습니다. 이들 도구가 존재하는 이유가 뭘까요? 예상치 못한 금융 시스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함이죠. 촘촘히 대비할 수 있다면 굳이 금리 인하라는 큰 칼을 쓸 필요가 없으니까요.. Higher for Longer라는 긴 여정을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도구가 필요할 겁니다. 한은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보완하기 위해 금중대를 논하는 것처럼 연준도 도구를 늘리고 있는 겁니다. 주말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hare/Rn1zQ1aqUTjicmMJ/?mibextid=oFDk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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