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 시장리뷰 ㅣ . 지난 한 주 정말 덥지 않으셨나요? 개인적으로는 수요일인가.. 저녁부터 등에 식은땀이 나더니 온몸에 알러지 현상이 일어나서 상당히 고생했습니다. 온몸이다 보니 얼굴까지 번지던데요… 자고 일어났더니 얼굴이 모여라 꿈동산처럼 부풀어오른 겁니다. 그리고 목에도 두드러기가 퍼져있으니 사람들이 보기에도 너무나 안좋아보일 정도였죠. 피부과에서 주사맞고 약 먹으면서 쉬니까 조금 나아졌는데요, 아마도 갑자기 더워지면서 몸의 면역체계가 조금 흔들렸던 것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여러분들도 아무쪼록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나이가 들면서 안생기던 현상들이 생겨나고, 건강검진에서 못보던 악재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점점 더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는 하루입니다.
유로존이 조금 아리송한 듯 합니다. 유로존 경제 지표가 둔화되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요… 그보다는 유로존 선거 이후의 흐름이… 그리고 특히 프랑스의 정정 불안이 다시 한 번 이슈가 되는 듯 합니다. 독일과 프랑스의 금리 스프레드가 화악 벌어졌죠.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승부수가 터져나왔는데… 인기가 떨어진 마크롱이 과거와 같은 힘을 발휘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진 듯 합니다. 그 얘기인 즉슨 정치적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의미겠죠. 유로존 선거 이후 등장한 새로운 프랑스 의회의 정치 세력은 과감한 재정 지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재정 지출이 과도하게 증가하게 되면… 유로존의 결속을 다시 한 번 해칠 수 있죠. 그래서인지 프랑스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구요.. 반대편의 안전 자산에 속하는 독일 금리가 하락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독일과 프랑스의 금리차가 벌어지는 셈이 되는 거죠.
현재 유로존은 금리 인하는 단행하고 있지만 반대편에서는 하반기부터 PEPP에 대한 양적긴축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양적긴축은 그 동안 매입했던 유로존의 장기 국채를 줄인다는 의미인데요… 정정 불안으로 프랑스 금리가 뛰고 있는 상황에서 양적긴축이 진행된다면 채권 금리의 상승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죠.
여기서 잠깐!! 헉.. 클났다.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실 거구요… 조금 내공이 있으신 분들은 “걱정마.. ECB가 프로그램 하나 갖고 있어~”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네.. ECB는 지난 2022년 금리 인상을 과감하게 단행할 때… 채권 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이거 영국 국채 사단날 때 나온 겁니다) TPI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죠. Transmission Protection Instrument의 약자입니다. 말 그대로 ECB의 통화정책이 시장에 전달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들이 있을 겁니다. 특히 당시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빠르게 진행하니 그 문제가 돌출될 수 있죠.. 그 때 그런 사태를 보호하기 위해 ECB가 끼어들어서 국채 시장의 순간적인 불안 요소들을 잠재울 수 있도록 고안된 프로그램… 즉 Instrument(기구)라는 거죠. 올라오면 이거 ECB가 발동해서 누르면 되쟎아~~~ 라는 생각이 팍 드실 겁니다. 마치 지난 해에 SVB사태 이후 은행권 불안해지니까 양적긴축을 진행하는 한가운데에서도 연준이 BTFP를 도입해서 유사 양적완화를 진행했던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요.. 저 역시 그게 가능하다고 봅니다만… 케이스가 조금 애매합니다. 프랑스의 국채 금리 상승이… ECB의 급격한 긴축 속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라면 ECB에서 군소리없이 TPI를 통해 국채를 매수하겠지만… 만약… 프랑스가 재정 지출을 이빠이 하려고(이건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 지출 가이드라인 협약을 어기는 겁니다) 재정 적자 늘리다가 국채 금리가 뛰어오르는 거라면… 유로존 전체를 대변하는 ECB가 국채를 매입해서 프랑스 국채 금리를 눌러주려고 할까요? 물론 저 역시 그래도 급하면 누를 거야… 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만… 아마도… 그걸 도입하는 타이밍이 빠르지는 않을 듯 합니다. 제가 ECB 위원이라면 이런 반론을 제기하겠죠… 프랑스가 재정 지출 늘리느라 금리 오르게 되는 걸… ECB가 막아주면… 다른 국가들도 우후죽순 격으로 재정 지출을 늘릴 수 있다…(금리 오르는 걸 ECB가 막아줄 것이라 믿으니까..) 그럼.. 이거 이거.. 분위기가 조금 애매해지지 않을까요. 유로존을 볼 때 이들의 정책 타이밍이 적시에 잘 나오지 않는 이유가.. 이런 데 기인합니다. 각국의 연합이쟎아요.. 프랑스 중앙은행이었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요..
유로화는 전체 유로존 국가들의 결속된 힘을 반영합니다. 또 한 차례 분열이 생길 수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유로화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게 되죠. 여기에 금리 인하와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재정 적자 확대에 대한 불안감도 늘면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죠. 와아.. 지난 주 시장의 예상을 깨고 스위스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속 인하하면서 스위스 프랑 약세가 현실화되었는데… 여기서 유로화 약세까지 겹칩니다. 그럼 달러화가 겁나게 강해지게 되겠죠. 달러 강세의 파도가 다시금 전세계 국가들에게 화악 밀어닥칩니다. 그럼 간신히 환율이 올라가는 것을 막고 있던 한국, 일본, 중국과 같은 국가들은 다시 한 번 힘겨워지지 않을까요.
일단 전일 장 개장과 함께 1390원 환율이 뚫리게 되자 바로 대책이 나오게 되었죠. 국민연금이 외환당국과 달러 스왑 한도를 500억 달러로 늘린 겁니다. 환율이 미친 듯이 뛰어올라가면서 나타날 수 있는 패닉 바잉을 막기 위해 조기에 나온 대책이죠.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할 때에는 달러가 필요할 겁니다. 그 달러를 외환 시장에서 사들이는 게 아니라 외환당국에게 원화를 주고, 달러를 빌려오는 스왑 거래를 하는 거죠. 그리고 정해진 기간… 예를 들어 1년이면 1년 후에 다시 달러를 돌려주고 원화를 받아오면 됩니다. 필요 시에는 그 스왑 계약을 연장할 수도 있구요… 이렇게 되면 당장 외환 시장에서 달러를 500억 달러 살 필요가 없죠… 외환 당국의 외환 보유고에서 차입을 해올 수 있으니까요… 그 스왑 거래 한도를 35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늘렸습니다. 국민연금이 달러를 살 필요가 크게 줄었어요~~~ 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져준 겁니다. 1390원을 넘어서 발동이 걸리던 환율이 이 소식에 1388원까지 밀렸죠. 환율 상승 기세가 강한 상황에서 적시에 터져나온 소식입니다. 외환 시장의 매수 쏠림 방지를 위한 적시타라고 할 수 있죠.
이제 일본으로 넘어갑니다. 우리나라보다 엔 약세가 심화되는 일본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스위스 중앙은행의 변칙 금리 인하에 안정되던 엔 약세가 기조가 크게 흔들렸죠. 일본은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에 6월 금융정책위원회에서 양적완화를 줄이는 테이퍼링을 결정했음에도… 그 한도는 다음 번 위원회(7월 말)에 정하겠다는 중동식 침대 축구를 보여줬습니다. 엔 약세를 막으려면 외환 시장에 개입을 하거나… 일본이 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을 하거나… 미국이 금리를 내려주는 방법 밖에는 없죠. 그런데 외환 개입에 대해서는 미국이 선을 그었구요… (이번에 환율 관련 경고 리스트에 일본이 올라왔죠…T.T) 그럼 답은 일본이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지난 4월 금정위 의사록을 보면 일본 금리 인상은 필연인 것처럼.. 그리고 빠르게 진행해야 할 것처럼 얘기가 나오고 있었죠. 그런데 5월 CPI가 하락하면서… PPI가 하락하면서… 미국 소비 데이터가 둔화되면서 미국 시장 금리가 화악 빠지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빨라질 것 같은 겁니다. 그럼 마음 속으로 딴 생각이 자리하게 되겠죠. 기둘리자.. 라구요.. 마치 동시에 다른 구장에서 진행하는 축구 경기에서 우리한테 유리한 결과가 나오니까 시간 끌기에 들어갔던 건데요… 와아... 이게 전일 밤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겁니다. 첫째.. 미국의 데이터가 양호하게 나온 거죠. 그러면서 미국 금리 하락세가 주춤해진 겁니다. 그리고 스위스가 금리 인하하면서 스위스 프랑 약세라는 작은 파도가 휘몰아쳤죠. 거기에 유로존의 경기 둔화와 프랑스 발 정정 불안으로 인한 유로 약세까지 다음 날 콤보로 들어오니 일본도 얼얼할 겁니다. 이렇게 되면 금리 인상 혹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을 서두를 수 밖에 없겠죠. 다만… 다음 달 금정위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데요… 그 사이에 문제.. 즉 극단적 엔 약세가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리.. 이런 기사가 나온 거죠..
“日 재무상, ‘환시 관련 미국 등 여러 국가와 긴밀히 소통”(연합인포맥스, 24. 6. 21)
네.. 미국에서는 외환 시장 개입에 대해서 선을 그었지만 일본에서는 “형~~~~”이라면서 당장의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해보려는 듯 합니다. 당장은 달러 초강세를 막고자 하는 국제 사회의 공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을 수 있죠. 이는 일방적인 환율의 상승, 즉 달러의 초강세를 제어하는 중요한 정책 기제가 될 겁니다. 다만… 이런 형태의 환율 방어는 달러의 상승 추세를 제어할 수 있어도 달러를 약세로 돌려세우지는 못하죠. 펀더멘털 요인들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런 펀더멘털 요인에는 양국간의 금리차도 있구요… 특정 국가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도 있구요… 각국 통화 정책의 엇박자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변수가 하나 더 추가된 거죠… 정정 불안… 이게 재정에 대한 리스크를 깨울 수 있습니다. 그게 외환 시장에는 또 하나의 강한 변수가 될 수 있죠. 정말… 참… 고차방정식입니다. A4로 4장을 채워도 맛보기 글 정도 밖에는 보여드릴 수 없으니.. 이슈가 참 많은 듯 하네요.. 주말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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