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의 문제이지
이제는... 대비해야죠
오건영님 시장리뷰 ㅣ고용 데이터 하나 하나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상당히 높네요. 그리고 계속해서 말씀드린 것처럼 Bad is Good이 과연 유효한지에 대한 시장의 질문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꽤 오랜 기간 Bad is Good이었는데… 그게 Bad is Bad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기존의 패턴은 이어질 것이다.. 버티는 게 답이라는 존버의 정신과 “아냐.. 경기 침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서워”라는 두려움… 이 둘의 교차 속에서 지금 시장이 애매모호한 행보를 보이는 듯 합니다.
최근 들어 몇몇 구루들 사이에서, 그리고 일부 IB들에서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죠. 그리고 어쩌면 지금 연준의 금리 인하만으로는 이런 흐름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늦었다.. 라는 비관론도 함께 회자되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마일드한 경기 침체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은 상당히 오랜 기간 이어져왔던 유동성 팽창으로 인해, 그리고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너무 많은 유동성이 비유동성 자산으로 흘러들어가 있죠. 만약 여기서 유동성 자산이 계속해서 더 흘러들어가지 않으면… 이미 비유동성 자산에 묶여있던 돈들이 흔들려버리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런 비유동성 자산이 무너지면… 부채 문제가 불거지게 되면서… 금융 시스템을 흔들어놓게 되죠. 이런 흐름을 저 같은 아마츄어도 알고 있는데… 연준 같은 천재들이 모를 리 없죠. 상당히 많은 방어막을 만들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은행들의 자본 구조 역시 상당히 탄탄하죠. 그래서 이런 기사가 나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지난 2분기 상업 및 산업(C&I) 대출에 대한 기준을 엄격하게 한 은행 비중이 줄었다고 밝혔다. C&I 대출에 대한 수요가 약화했다고 응답한 은행들의 비중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연준이 발표한 '은행 대출 관행에 대한 고위 대출 책임자 설문조사'(SLOOS)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대형 및 중형 기업(연간 매출 5천만달러 이상)에 대한 C&I 대출 기준을 엄격하게 했다고 답한 은행의 순(net)비율은 7.9%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의 15.6%에서 상당히 낮아진 것으로, 2022년 1분기(-1.5%) 이후 2년여만의 최저치다.”(연합인포맥스, 24. 8. 6)
조금 내용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미국 은행들 중에 대출할 때 빡빡하게 구는 은행들이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금융 시장에서의 자본 조달이 어려울 때… 그 동안 위축되어 있었던 은행들의 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면 급격한 경기 침체의 하방을 방어할 때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죠. 은행들의 자본이 부족하다면… 은행조차 돈이 없다면… 이런 완충 작용을 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은행 대출 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방어막이 워낙 잘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죠.
그럼 모든 게 문제없는 것이지… 마일드한 침체는 뭐냐.. 라는 생각이 드실텐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양극화 구조 하에서는 중앙은행의 실수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기 때문이죠. 우선 고금리에도 잘 버티는 이유가 뭐냐.. 라는 얘기를 할 때 많은 분들이 지금 미국인들의 현금 보유가 높아져서.. 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현금이 많으면 고금리가 되려 축복이 될 수 있죠. 그런데요… 그런 현금을 고루 많이 갖고 있는게 아니라 한 쪽에 편중되어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현금 부자들은 행복해지고, 현금이 없는 서민들은 힘들어질 겁니다.
현금 부자들이 기업의 설비 투자를 하면서 고용을 창출해주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요… 시절이 하수상해질 수록, 그리고 설비 투자보다는 금융 투자를 늘릴수록 고용의 창출이 쉽지 않죠. 네.. 다시 고용 얘기가 나오고 있죠. 고용의 둔화 시그널은 양극화와 맞물려 이런 면에서 시장의 민감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럼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활활 타오르는 자산 시장과 현금 부자들이 만들어내는 뜨거운 모습… 그리고 반대로 차갑게 식어가는 듯한 실물 경기 모습… 이걸 한꺼번에 마주하게 되죠. 그리고 지난 3~4년간 홍역을 치루게 만들었던 인플레이션 리스크까지 감안 요인이 됩니다. 그럼 생각이 복잡해지는데요… 선제적 금리 인하가 자산 가격을 밀어올리고 인플레를 재차 자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되면… 실물 경제가 실제로 금리 인하를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먼저 나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인데요…. 1, 2루에 정말 잘 뛰는 주자가 나가있으면… 도루 신경쓰느라 앞으로 공을 뿌리지를 못하고 계속 견제구만 던지게 되죠. 그럼 게임 진행 속도가 디게 느리지 않을까요?
공을 안던지는 게 아닙니다. 던지더라도 한 번 던지고 전후좌우를 견제하고.. 던지게 되죠. 템포가 디게 느릴 수 있습니다. 실물 경기가 둔화되는 것을 구하기 위해 엄청난 속도로 전개되었던 과거의 금리 인하보다…. 그 속도와 폭이 좁다면…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마일드한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겠죠. 그런 관점에서 마켓을 보고 있습니다. 오늘 밤 고용 지표를 보고 주말 에세이에서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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