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 시장리뷰 ㅣ 전일 ECB의 기준금리 인하가 있었죠. 이번 에세이에서는 말씀이 길어질 듯 해서 넘어가지면 주말 에세이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예치금 금리는 25bp를 인하하면서 3.75%에서 3.5%로 내려왔는데요… 7일짜리 대출 금리인 레피 금리는 4.25%에서 3.65%로 내려왔구요..
한계대출금리는 4.5%에서 3.9%로 낮췄죠. 예치금 금리는 25bp를 낮추었는데요, 다른 금리는 거의 60bp를 내린 셈입니다.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드러낸 것이 아니구요… 이미 지난 3월부터 예고했던 ECB의 통화정책 프레임워크 전환 기조에 따른 겁니다.
과거 에세이에서 한 번 다루기는 했는데요, 주말 에세이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ECB는 현재 양적긴축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걸 조금 더 효율적,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포석 정도로 해석하시면 될 듯 합니다. 이건 주말에 이어가죠.
연 이틀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지수가 눈에 밟히네요.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서… 상당히 불편했던 것이 바로 주거비입니다. 어김없이 나오는 얘기는 주거비는 어차피 시차를 두고 하락하는 것이니까 걱정할 것 없다는 거죠… 개인적으로 이 얘기를 23년 1월부터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럼 벌써 거의 21개월째… 내려오기는 할텐데요… 그럼에도 sticky한 인플레이션이라는 얘기가 더욱 더 강하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유가가 이 정도 수준으로 안정되기에… 내년 상반기 정도에는 연준의 목표치인 2%로 수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안심할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지금 시장에서 예상하는 것은 연준 금리 인하에 따른 급격한 시장 금리의 하락 & 달러 약세입니다. 시장 금리의 하락은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구요..(자산 가격의 상승을 동반하여).. 그리고 달러 약세는 수입 물가를 높이는 영향이 있죠. 이 자산 가격의 상승과 그로 인하 소비의 자극, 그리고 수입 물가의 상향 조정은 안정세를 보이는 인플레이션의 하방을 받쳐주는 역할을 할 수 있죠. 그래서 긴축에서 완화로 돌아서더라도 시장이 과도한 완화 기대를 하면 참… 이게 해결이 어렵습니다. 물가가 잡힐 듯 해서… 완화로 돌아서려 하니 파티를 바로 열면서 물가를 끌어올리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영악한 아이가 있습니다. 자지러지게 울 때마다 애한테 선물을 주곤 했는데요… 매번 선물을 줘서 달래다보니.. 아이가 깨달았던 것이죠. 울면 주는구나.. 라구요… 선물을 받고 싶으면 자지러지게 우는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안주고 버티면.. 더욱 크게 울죠… 심각한 수준이 되면 어른이 당황해서 선물을 주려고 선물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습니다. 그럼 아이는.. 선물을 받는다는 확신을 갖고(학습을 통해 배웠죠) 활짝 웃습니다. 그럼 결국 활짝 웃는 아이에게 그 아이를 달래주는 선물을 넘겨줘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지게 되죠.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는 주가와… 연일 뜨겁게 달구어지는 주택 시장을 보면서 연준은 경기 침체를 걱정해야 하고.. 50bp인하를 강요받고 있죠. 그리고 이번 9월에 설령 주지 않더라도 11월이나 12월에는 빅컷을 줄 것임을 확신하는 투자자들은 밝게 웃으면서 금리 인하라는 선물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렇게 올라버린 자산 가격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죠. 자산 가격의 상승이 소비로 이어져서 물가를 자극한다는 고전적인 프레임말고도… 뜨거운 주택 가격이 주거비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한국은행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금리 인하의 이유는 경기를 부양함에 있죠. 이자 부담을 낮춰서 아껴진 이자만큼 소비를 늘려 경기를 자극하고자 함입니다. 그런데… 되려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거비 부담이 커지게 되면… 금리 인하의 효과가 사라지는 것 아닐까요. 이번 소비자물가지수에 투영되어 나오는 주거비 인플레이션의 끈적거림이 상당히 불편하게 보이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더욱 커지고 있는 전방위적인 금리 인하 기대… 그 기대가 채권 금리를 끌어내리고 있죠. 그리고 금리가 내려가기 전에 지금이라도…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의 채권을 사들여야 한다는 시장의 조급함이 채권 시장으로의 러쉬를 만들어내면서 시장 금리의 급락을 부채질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과도하게 진행되는 시장 금리의 하락이 재차 자산 가격을 자극하고 있죠. 그래서인지.. 최근에 상대적으로 매파적인 소식들이 자주 흘러나오는 듯 합니다. 전일 연합인포에 게재된 기사 타이틀 몇 개만 인용해보죠.
“한은 부총재보, ‘통화정책, 금융안정 보며 결정… 시장 기대 과도’”(연합인포맥스, 24. 9. 12)
“UBS CEO ‘빅컷 기대한 투자자, 너무 앞서간 것’”(연합인포맥스, 24. 9. 12)
“다무라 BOJ 심의위원, ‘금리 적어도 1%로 인상 적절’”(연합인포맥스, 24. 9. 12)
“한은 부총재보 ‘시장금리, 연내 2회 인하 반영.. 과도한 측면 있다’”(연합인포맥스, 24. 9. 12)
“한은, ‘금리 하락, 대부분 대외요인’… 기준금리 기대 변화 과도’”(연합인포맥스, 24. 9. 12)
한은 역시도 상당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네요… 이렇게 시장이 준동할 때… 그런데 경기가 불안할 때..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정말 하기 싫은 일이면… 그런데 억지로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면… 그 일을 할 때… 최대한 느릿느릿 진행하겠죠. 그리고 많이 진행하지는 않겠죠. 시장의 기대보다는 늦게.. 시장의 예상보다는 적게… 중앙은행들은 움직이리라 생각합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네요. 주말 에세이 때 명절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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