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 시장리뷰 ㅣ 이제 제법 쌀쌀합니다. 주말에 살짝 비가 내렸는데요, 이 고비를 넘어가면 바로 쌀쌀한 늦가을.. 그 뒤에는 동장군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네요. 그런데요.. 낮에는 꽤 더워서인지… 공원을 걷다가 신기할 것을 봤습니다. 벚꽃이.. T.T 네.. 날씨 구분이 안되어서 실수를 한 것 아닐까요. 이런 비슷한 느낌.. 언제 보셨냐면요… 지난 해 11월이랑 12월에 아주 짧게 기온이 거의 20도 가까이 올랐던 적이 있었죠. 기억하시나요?^^ 그 때 어느 지방에선가 벚꽃이 실수로 피었다는..ㅎㅎ 올해도 그런 더운 날씨가 겨울 중간 중간에 등장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날씨 얘기는 이 정도로 접어두고요… 지난 토요일까지의 마켓을 잠깐 정리해보면 살짝 당황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3.97%로 마감되었죠. 올해 초 3.9%를 살짝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연초 대비로는 소폭 상승 마감한 셈일 겁니다. 20년 국채는 4.32%에 마감했는데요, 연초에도 4.35%에 살짝 모자란 정도였죠. 30년 국채는? 네. 4.25%에 마감했는데요.. 연초에도 그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네.. 연초 대비로 바뀐 게 거의 없네요. 그리고 오늘 다루어보려고 하는 달러원 환율도 1350원을 살짝 넘었다가 1340원대 후반에 마감했습니다. 참고로 딱 1년 전이죠. 지난 해 10월 초에는 환율이 1350원이었는데요… 이것도 돌고 돌아 제자리로.. T.T 그리고 연초에는 1310원이었는데요.. 그보다는 오른 레벨로 마감되었네요..
지난 주중 에세이에서 돌고 돌아 제자리라는 제목으로 글을 하나 적었었죠. 3분기까지 마감하고 4분기를 시작하는 지금.. 이렇게 에세이를 적으면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정리해보는 겁니다. 연초 분위기를 혹시 기억하시나요? 연준은 연내 7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강했죠. 반면 연준은 지난 해 12월 FOMC에서 2024년 내 3차례 인하를 예고했었구요… 그 둘의 괴리가 상당했고.. 시장에서는 사실 상 연준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면서 7차례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던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24년 3월 인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었죠. 하지만 실제 금리 인하는 지난 9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연준도 살짝 물러났죠. 연내 4차례 인하를 프라이싱하고 있으니까요.. 연초 있었던 과도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되돌려지면서… 크게 낮아지리라 기대했던 금리와 환율이 그냥 연초 수준에서 머물러버리게 된 듯 합니다.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꽤 오랜 기간 얘기해왔던 Higher for Longer라는 수사는 틀리지 않은 얘기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 분위기는 환율에서도 느껴지죠. 기본적으로 지금 달러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연준의 스탠스라고 생각합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 달러 약세, 기대가 희석되면 달러 강세 전환이 일반적이죠. 그리고 미국의 성장이 둔화되리라는 우려가 커지면 달러 약세, 그리고 금리 인하에 의한 것이던지.. 자생적인 힘에 의해서던지 미국 성장 둔화 우려가 줄어들게 되면 달러 강세 전환… 이 패턴은 확연히 굳어지는 듯 하죠. 그리고 조금 응용으로 들어가서요.. 연준이 전격 금리 인하를 해서 미국의 성장을 자극할 수 있다면… 경기 침체를 막을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성장 개선을 반영하면서 되려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죠. 달러를 볼 때 핵심은 미국의 성장이라고 보여집니다.
다만 환율은 상대 가치죠. 미국도 중요하지만 반대편에 있는 다른 국가의 움직임도 봐야하죠. 일단 일본입니다. 일본은 지난 8월의 쇼크를 보면서 확실히 배웠습니다. 스스로 결정해서 움직이면 클난다는 것을요… 그래서 미국 금리 인하 스탠스를 보면서 움직이겠다고 말하고 있죠. 미국이 금리를 빅컷으로 인하하면 시간을 벌었다고 말하구요… 베이비로 인하하면 살짝 맞춰서 인상하는 방향을 선택할 겁니다. 결국 급격한 엔 강세로 인한 엔캐리 청산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밝힌 셈입니다. 아프지 않게 수술할게요.. 라는 얘기는 사실 상 시술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말이 되는 것이구요.. 시장의 긴장감은 줄어들 수 있죠. 엔화는 엔 캐리 청산의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지난 8월 달러 당 141엔까지 강세를 보인 이후 현재 147엔 수준으로 되돌려져있습니다. 일방적 엔 약세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지만 다시 엔 강세로 불도저처럼 밀고가기에는 힘이 부칠 것으로 보여집니다. 달러가 강한데.. 엔이 그런 달러에 대해 눈치를 보죠. 그럼 달러 대비 엔이 단기적으로는 강한 하락(엔 강세)세를 보이기 쉽지 않습니다.
위안화 얘기도 해드려야겠죠. 중국의 성장 기대가 커지게 되면 금리 인하, 혹은 중국의 돈 풀기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강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중국의 성장 기대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의 고용이 재차 강해지면서.. 미국 성장 기대가 커지면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달러 당 7위안을 하회하는 등 이제 본격적인 위안화 강세 기대를 키웠던 상황이 반전되면서 현재 달러 당 7.05위안을 넘어서 재차 약세로 전환되어 있죠. 경기 부양책을 쓸 때 가장 좋은 시기는요.. 내가 힘들 때도 되겠지만.. 내가 힘들 뿐 아니라 다른 경쟁국의 성장도 함께 둔화될 때.. 이럴 때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미국의 성장이 강할 때 중국이 부양을 통해 성장을 자극하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의 성장이 약하다면… 중국 성장 기대를 갖고 중국으로 자금이 몰릴 수도 있겠지만.. 미국의 성장이 두드러진다면… 중국의 성장 기대가 커졌음에도… 돈이 중국을 향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나타난 미국 고용의 강세는.. 외환 시장 및 금리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줄 것으로 보여지는 이유죠.
위안화와 엔화가 미국의 강한 성장에 주춤하면서.. 이들 통화의 강세 기대가 꺾입니다. 그럼 당연히 이 두 통화와의 연계성이 높은 한국 원화 역시 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겠죠. 미국의 빅컷 인하 이후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그 힘을 받으면서 달러 당 1300원 하향 돌파를 시도했었는데요… 어느 새 1350원 가까이 환율이 뛰면서 밀려버린 상황입니다. 참.. 올해 연초에도 느낀 것이지만 원화 강세가 나올만하면 쪼르륵 밀리고… 나올 만하면 쪼르륵 밀려올라오고… 이 패턴이 반복되는 듯 하죠. 그리고 이런 패턴이 반복될 수록…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는 조금씩 줄어들게 될 겁니다. 네… 1100원대의 우리가 오랜 기간 편안하게 만나왔던 그 환율로의 귀환을 기대하는 분들의 숫자가 하나 둘씩 줄어들고 있죠. 요즘은 1310원까지만 환율이 내려도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와~ 환율 많이 내렸네~~”라구요.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환율 레벨에 조금씩 익숙해져가고 있는 것 아닐까요.
정상으로의 회귀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래 환율이 1200원이어야 하는데.. 1300원인 겁니다. 이러면 비정상이죠. 누가 봐도 1200원이 되어야 하는데.. 그럼 시간을 두고… 그 숫자가 1200원으로 회귀한다는 것이 정상 회귀 이론이죠. 그런데요… 만약 사람들이 1200원이 아니라 1300원을 더 편안하게 생각한다면?? 오랜 기간 1300원에 머무른 나머지.. 그게 더 편한 새로운 정상이 되어버린다면… 정상으로의 회귀라는 의미… 사실 상 없어지는 것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이 얘기를 해드리겠습니다. 과거에는 미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강한 원화 강세 모멘텀이 만들어지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대미 수출보다는 대중 수출이 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니까요. 최근에는 대중 수출이 꽤 많이 위축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중국의 경기 부양으로 중국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과거처럼 중국 수출이 좋을지는 의문이라는 겁니다. 과거에는 중국이 좋아지면 대중 수출을 하는 한국 수출 기업도 좋아진다.. 라는 것이 하나의 공식이었다면.. 지금은 중국이 좋아져도… 그들이 스스로 내재화된 기술력으로 자신들의 제품을 사용하다보니… 한국 기업들의 대중 수출은 그런 강한 회복을 보이지 못할 수도 있죠. 이 얘기는요… 제가 어디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보고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중국 쪽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께 인터뷰를 하면서 들은 내용들입니다. 대중 수출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자주 들을 수 있죠.
그렇다면 수출 중심 국가 한국에서 이제는 대중 수출의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늘어난 것이 대미 수출이죠. 그리고 경기가 좋은 북미 쪽 비즈니스는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대부분의 국가들도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들 국가들의 대미 수출 성장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높아진 것 아닐까요. 그런데요.. 만약 이렇게 미국이 하드캐리 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성장이 꺾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한국의 경우 과거처럼 대중 수출을 늘려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아뇨.. 미국의 성장 둔화가 우리나라와 같이 미국 성장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성장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수년간 미국 중심의 일방적인 성장이 있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국가들이 대미 성장 의존을 높여왔습니다. 여기서 미국의 성장이 둔화된다면… 다른 국가들의 성장도 위축될 수 있죠. 이는 미국의 성장 둔화로 인한 달러 약세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져있는 만큼… 대미 경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성장세 역시 둔화되면서 그들의 통화도 약세를 보이게 되겠죠. 그럼 달러 약세 & 자국 통화 약세… 그럼… 달러가 과거처럼 그리 뚜렷한 약세를 보이지는 못할 듯 합니다. 되려 전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 자산 달러의 수요 증가.. 라는 명목 하에 달러가 간헐적으로 크게 뛰어오르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죠.
정리합니다. 9월 FOMC에서의 빅컷 이후 달러 약세 & 미국 시장 금리 하락이라는 주장은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듯 합니다. 다만 올해 연초 이후 흐름을 봐도 그렇구요… 최근의 금리 인하 직후의 흐름도 그렇고… 아직은 미국의 국채 금리나 달러 가치의 뚜렷한 하락을 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요… 꽤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느린, 시장이 원하는 것보다는 적은 금리 인하가 예상됩니다. 그리고 이는 금리 인하를 선반영하면서 파티를 즐기고 있는 시장에게는 시장 금리를 더 밀어내릴 수 있는 동력이 되지 못하죠. 주춤한 달러 역시 과거와 다른 국가들의 교역 환경으로 인해, 대미 의존도가 높아진 현실로 인해 미국 금리 인하 = 달러 급락이라는 인과 관계의 고리로만 연결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달러원 환율에 대한 말씀을 드려봤습니다. 2편에 걸친 주말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American Stock Story[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발 경기불확실성이 비농업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크게 해소되면서 위험자산 강세, (38) | 2024.10.07 |
---|---|
한국 집값,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48) | 2024.10.07 |
비농업 고용이 양호하게 발표되면서 3대 지수 모두 상승 하였습니다. (39) | 2024.10.07 |
솔직히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2,700선대로 다시 내려갈 줄을 몰랐습니다. (41) | 2024.10.07 |
골드만삭스 비농업 부문 고용이 165,000명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 (33) | 2024.10.05 |